(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괴물' 김민재도 인간이었다. 혹사에 가까운 출전 시간에 구단 수뇌부도 그를 옹호하고 나섰다.
바이에른 뮌헨은 1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에 위치한 일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FC하이덴하임과의 2023/24시즌 분데스리가 11라운드 맞대결에서 전반전에 터진 해리 케인의 멀티골을 지키지 못하고 동점을 내줬으나 곧바로 2골을 터트리면서 4-2 승리를 거뒀다.
뮌헨은 11월 A매치 휴식기를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경기에서 승격팀인 하이덴하임을 홈으로 초대했다. 하이덴하임은 지난 시즌 2. 분데스리가(2부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해 구단 창단 이래 최초로 분데스리가 승격에 성공했다.
이날 해리 케인, 하파엘 게헤이루, 에릭 막심 추포 모팅의 득점으로 승점 3점을 챙긴 뮌헨은 승점을 29(9승2무)로 늘리면서 한 경기 덜 치른 바이엘 레버쿠젠(승점 28·9승1무)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서면서 우승 경쟁에 불을 붙였다.
김민재는 이날 경기 다요 우파메카노와 센터백 조합으로 출전했다. 현재 마테이스 더리흐트가 부상으로 최근 오른쪽 무릎 인대가 부분 파열돼 약 4주간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남은 1군 센터백이 김민재와 우파메카노 단 2명뿐이기에, 김민재의 선발은 예견된 일이었다.
이로써 최근 뮌헨에서 13경기 연속 선발 풀타임을 소화 중인 김민재는 또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14경기 연속 풀타임에 도전하게 됐다. 분데스리가 개막 후 모든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 중인 김민재는 지난 8월 리그 2라운드 아우크스부르크전 때 후반 35분에 교체된 이후 단 한 번도 경기 중 그라운드를 빠져나간 적이 없다.
골키퍼를 제외한 포지션 중 상대적으로 체력 부담이 적은 것으로 알려진 센터백이지만 김민재가 주중 경기와 주말 경기를 병행하면서 쉴 틈도 없이 계속 선발로 풀타임을 소화하는 모습에 일각에선 김민재의 과부화를 우려했다.
뮌헨을 이끄는 토마스 투헬 감독도 최근 김민재가 겪고 있는 '초강행군'에 관해 걱정스러운 목소리를 냈다. 그는 경기 전 현재 선수단 상황을 거론하며 "우리는 레온 고레츠카, 다요 우파메카노, 그리고 하파엘 게레이루가 경기에 뛸 수 있는 상태인지 기다려봐야 한다"라며 "알폰소 데이비스와 김민재처럼 정말 많은 경기를 소화한 몇몇 선수들이 있다. 우리는 그들과 지속해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하이덴하임전 출전 가능성에 대해서 분명하게 답하고 싶지 않다. 근육이 얼마나 피로한가? 선수가 얼마나 피로한가?에 대해 따지며 우리는 스스로에게 시간을 줘야만 한다. (선발 결정)금요일날 봐야 한다. 아마 토요일 아침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3일마다 경기를 하게 되면 다시 부상을 당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라고 말하며 우파메카노에 대한 휴식도 고려했으나 결국 김민재와 함께 센터백 선발로 투입하게 됐다.
전반을 무실점으로 막은 김민재는 후반 연달아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후반 22분 상대가 역습을 진행했고 박스 안에서 딩치의 패스를 막기 위해 김민재가 발을 쭉 뻗었는데, 불행히도 공이 김민재 발을 맞고 반대쪽에 있던 클라인딘스트한테 향하면서 하이덴하임의 추격골로 이어졌다.
실점을 허용한지 불과 3분도 되지 않아 뮌헨은 다시 한번 실수로 인해 골을 내주면서 2-2 동점을 허용했다. 김민재의 전진 패스가 강한 압박 상황에서 차단당한 뒤 장-니클라스 베스테의 동점골로 이어졌다. 김민재는 어떻게든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몸을 던졌고 슈팅이 다리에 맞으면서 노이어도 손 쓸 수 없는 곳으로 향하고 말았다.
물론 승부는 후반 27분 하파엘 게레이루, 후반 40분 에릭 막심 추포모팅의 연속골로 뮌헨이 4-2로 승리했지만, 과부하가 걸린 김민재를 향해선 박한 평가가 이어졌다.
독일 매체 빌트는 김민재에게 양팀 통틀어 최저 평점인 5점을 줬다. 다른 매체인 키커는 그의 실수를 '재앙 같은 패스'로 표현하기도 했다. 독일은 경기당 평점 부여 방식이 영국이나 프랑스와 달라 1~6점을 주는데 점수가 낮을 수록 잘한 것을 의미한다. 빌트는 김민재가 잘 했을 때도 3점을 줘 뮌헨 팬들에게 비판을 적지 않게 받았는데 이날은 보란 듯이 평점 5점을 매겼다.
하지만 이날 경기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크리스토프 프로운드 뮌헨 스포츠 디렉터는 김민재를 두둔했다. 그는 김민재의 실수에 대해 "우린 그가 매 경기 90분 이상 뛰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그런 집중력 부족이 발생했다"라며 "그도 사람"이라고 옹호했다.
프로운드는 다만 경기에 대해선 "2실점은 불필요했다. 2-2 이후 팀의 반응은 정말 정말 좋았다. 우린 이길만 했다. 하지만 2실점은 좀 성가시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김민재의 초강행군에 따른 피로 누적의 최상의 컨디션 막고 있다는 것을 프로운드가 잘 아는 셈이다. 이번 시즌 뮌헨에 온 뒤 슈퍼컵과 분데스리가, UEFA 챔피언스리그, 포칼 등을 가리지 않고 뮌헨이 참가한 모든 대회에 나서 혹사 수준의 강행군 펼치는 것에 대한 부작용을 프로운드가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김민재 2023/24 바이에른 뮌헨 출전 일지(현지시간)
2023년 8월12일 DFB슈퍼컵 뮌헨 0-3 라이프치히 :후반 45분 출전
2023년 8월18일 분데스리가 뮌헨 4-0 브레멘 : 선발 67분 출전
2023년 8월27일 분데스리가 뮌헨 3-1 아우크스부르크 : 선발 80분 출전
2023년 9월2일 분데스리가 뮌헨 2-1 묀헨글라트바흐 : 90분 풀타임
2023년 9월15일 분데스리가 뮌헨 2-2 레버쿠젠 : 90분 풀타임
2023년 9월20일 UEFA챔피언스리그 뮌헨 4-3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90분 풀타임
2023년 9월23일 분데스리가 뮌헨 7-0 보훔 : 90분 풀타임
2023년 9월30일 분데스리가 뮌헨 2-2 라이프치히 : 90분 풀타임
2023년 10월3일 UEFA챔피언스리그 뮌헨 2-1 코펜하겐 : 90분 풀타임
2023년 10월8일 분데스리가 뮌헨 3-0 프라이부르크 : 90분 풀타임
2023년 10월21일 분데스리가 뮌헨 3-1 마인츠 : 90분 풀타임
2023년 10월24일 UEFA챔피언스리그 뮌헨 3-1 갈라타사라이 : 90분 풀타임
2023년 10월28일 분데스리가 뮌헨 8-0 다름슈타트 : 90분 풀타임
2023년 11월1일 DFB포칼 뮌헨 1-2 자르브뤼켄 : 90분 풀타임
2023년 11월4일 분데스리가 뮌헨 4-0 도르트문트 : 90분 풀타임
2023년 11월8일 UEFA챔피언스리그 뮌헨 2-1 갈라타사라이 : 90분 풀타임
2023년 11월12일 분데스리가 뮌헨 4-2 하이덴하임 : 90분 풀타임(14경기 연속 풀타임)
사진=AP,EPA,DPA/연합뉴스, 뮌헨, 하이덴하임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