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조은혜 기자) "그래서 제가 시리즈 전부터 우리 타선의 '키'가 박동원이라고 얘기했던 거예요."
LG 트윈스 박동원은 10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포수 및 7번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박동원은 KT에게 역전을 허용한 6회초 KT 손동현을 상대로 역전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지난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차전, LG가 3-4로 끌려가던 8회말 KT 박영현의 124km/h 체인지업을 받아쳐 점수를 뒤집는 투런포를 터뜨렸던 박동원은 이날 역시 똑같은 스코어 3-4에서 KT의 또 다른 필승조 손동현의 145km/h 직구를 받아쳐 다시 한 번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5m로 기록된 대형 홈런이다.
2회까지는 양 팀 모두 기회를 잡고도 점수를 내지 못했고, 3회초 LG가 리드를 잡는데 성공했다. 선두 신민재가 벤자민의 슬라이더에 방망이를 헛돌렸으나, 홍창기가 중전안타로 나간 뒤 박해민이 볼넷을 골라 걸어나갔고, 김현수의 땅볼로 2사 2・3루를 만들었다.
그리고 오스틴이 벤자민의 4구 147km/h 직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면서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는 것은 물론 자신까지 홈을 밟았다. 이번 한국시리즈 LG의 세 번째 홈런이자 오스틴의 첫 홈런. 이 홈런으로 LG가 단숨에 3-0으로 앞섰다.
3회말 KT가 곧바로 추격에 나섰다. 배정대가 7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걸어나갔고, 김상수는 좌전안타를 치고 나가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그리고 황재균의 좌전 2루타에 배정대가 들어오면서 점수는 1-3.
한 점을 따라붙은 KT는 4회말 김진성에게 막히며 2사 만루 찬스를 날렸으나, 5회말 3점을 몰아내고 역전에 성공했다. 5회말 올라온 정우영을 상대로, 1사 후 박병호가 우전안타를 치면서 이번 한국시리즈 11타수 만의 안타를 신고했다.
이어 장성우 타석에서 나온 유격수 실책으로 1사 2・3루. 이후 바뀐 투수 함덕주 상대 대타 김민혁과 알포드의 적시타가 연속해 터지며 3-3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다시 투수가 백승현으로 교체된 뒤 대타 이호연의 땅볼에 3루주자 김민혁이 홈에서 잡혔지만, 조용호의 중전 적시타에 알포드가 들어와 KT가 3-4로 점수를 뒤집었다.
하지만 그렇게 KT 쪽으로 흐를 뻔했던 흐름을, 홈런 한 방으로 박동원이 단숨에 LG 쪽으로 붙들고 돌아왔다. 경기 전 염경엽 감독은 "박동원이 연습경기를 할 때나 한국시리즈를 준비할 때 좋았다. 안타를 많이 치는 것보다 타구 자체가 좋았다. 그래서 타선의 키가 박동원이라고 얘기했다. 그걸 중요한 경기에서 보여줬다"고 말했는데, 박동원의 퍼포먼스는 단 한 번으로 그치지 않았다.
KT에게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는 홈런 두 방이다. 박영현은 올 시즌 68경기 75⅓이닝을 등판해 평균자책점 2.75, 32홀드 3세이브 3승3패로 리그 홀드왕에 올랐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완벽투를 펼쳤던 박영현은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5경기 중 4경기에 나와 단 한 점도 내주지 않고 팀의 한국시리즈행을 이끌었다.
그리고 다음 경기에서는 손동현까지 격침시키며 KT 필승조를 무너뜨렸다. 손동현은 플레이오프 5경기 모든 경기에 등판했고, 역시 평균자책점 0.00으로 플레이오프 MVP를 차지했다. 마치 리플레이를 하듯 똑같은 모습으로 KT의 필승카드 두 명에게 시련을 안겼다.
사진=수원, 김한준, 박지영 기자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