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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vs 황희찬, '역대급' 코리안 더비 왜?…각종 지표 PL 1~2위+태극기 물들였다

기사입력 2023.11.10 15:24 / 기사수정 2023.11.10 15:24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코리안 더비'를 앞두고 좋은 소식이 가득하다.

손흥민과 황희찬이 2023/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첫 코리안 더비를 앞둔 가운데 두 선수 모두 여러 지표에서 프리미어리그 최상위권에 올랐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그냥 단순한 '코리안 더비'가 아니라 프리미어리그를 지배하고 있는 특급 공격수들의 맞대결인 셈이다.

국내 축구팬들의 시선이 더욱 둘의 격돌에 쏠릴 전망이다.

손흥민 소속팀 토트넘과 황희찬 소속팀 울버햄프턴은 10일(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프턴 몰리뉴 경기장에서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울버햄프턴 홈 경기로 열리는 가운데 둘 모두 나란히 선발 출전할 것으로 보여 시선이 집중된다.

손흥민은 토트넘의 4-2-3-1 포메이션에서 최전방 원톱에 포진할 것으로 보인다. 황희찬은 4-3-3 포메이션에서 오른쪽 윙으로 맡을 것이 유력하다.

둘 모두 올시즌 펄펄 날고 있다. 손흥민이 한 차례 해트트릭, 한 차례 멀티골을 포함해 프리미어리그에서 8골을 터트리며 득점 랭킹 공동 2위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1위가 맨시티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11골), 손흥민과 함께 공동 2위가 리버풀 간판 포워드 모하메드 살라다.




황희찬 역시 올시즌 축구인생 최전성기를 맡고 있다. 시즌 초반 교체 멤버로 나서는 등 출전시간이 많지 않았음에도 꾸준히 골을 넣어 6골을 넣고 있다. 브라이언 음뵈모(브렌트퍼드), 알렉산더 이사크(뉴캐슬)와 함께 득점 랭킹 공동 6위다. 황희찬은 올시즌 도움도 2개 기록하며 올라운더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둘은 골 외에 다른 지표에서도 1~2위권에 모습을 드러냈다.

우선 손흥민은 공격과 수비에 모두 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이 9명 갖고 싸울 때도 손흥민을 빼지 않는 이유가 있었다. 공·수를 통틀어 가장 압도적인 선수라는 게 드러났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를 영국에 중계하는 방송사 '스카이스포츠'는 10일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스프린트와 압박 횟수가 가장 많은 선수들과 클럽을 소개했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8승 2무 1패(승점 26)을 기록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는 토트넘은 총 1920회 스프린트를 기록하며 2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스프린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트넘은 지난 7일 첼시와의 홈 경기에서 2명이 퇴장당하고 2명이 부상으로 교체되는 악재 속에 1-4로 참패했다. 하지만 첼시전 전까지는 무패를 질주하며 프리미어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팀 모두가 많이 뛰고 빨리 뛰는 축구를 구사했던 것이다.



토트넘은 예전에도 역습 때 탁월한 실력을 발휘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만나 볼점유율을 늘리고 유기적인 패스워크까지 더하면서 공격 업그레이드를 이뤘다.

스프린트 1위를 기록한 토트넘에서도 핵심은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총 264회의 스프린트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선수들 중에선 스프린트 2위다. 지난 1월까지 에버턴에서 뛰다가 뉴캐슬의 러브콜에 줄행랑을 친 앤서니 고든이 274회를 기록해 스프린트 1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것은 고든과 손흥민 이어 3위를 기록한 선수도 토트넘 소속이라는 점이다. 지난 시즌까지 18개월간 임대 선수로 토트넘에서 뛰다가 이번 시즌 앞두고 전소속팀 유벤투스에서 완전이적한 스웨덴 국가대표 데얀 쿨루세브스키가 247회로 리그 전체에서 3위를 기록했다.

손흥민과 쿨루세브스키가 측면에서 스피드를 이용해 계속 흔들고, 올 여름 토트넘의 신의 한수가 된 제임스 매디슨이 적절한 볼배급을 하면서 토트넘 공격이 상승세를 타는 셈이다. 토트넘은 11경기에서 23골을 넣고 있다.

열심히 뛰는 토트넘은 수비에서도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올시즌 토트넘은 이른바 '파이널 서드'에서 가장 압박을 열심히 펼친 구단으로 증명됐다.



파이널 서드란 축구장을 3개 구역으로 나눠 특정팀의 공격지역, 혹은 상대팀의 수비지역을 일컫는 말이다. 파이널 서드에서 압박을 부지런히 했다는 것은 그 만큼 공격수 및 미드필더들이 상대 수비수들의 볼을 탈취하기 위해 앞에서부터 적극적으로 달려들었다는 뜻이다.

스카이스포츠 통계 결과 토트넘은 파이널 서드에서 880회 압박을 가해 프리미어리그 20개 클럽 중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그리고 1위를 차지한 토트넘 선수들 중에서도 손흥민은 331차례 압박을 가해 토트넘 선수 중에서 가장 많은 압박을 한 선수로 드러났다. 손흥민은 올 시즌 8골을 넣어 프리미어리그 득점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토트넘이 볼을 빼앗긴 뒤 바로 탈취하기 위한 압박에서도 헌신적인 움직임을 펼치는 셈이다.

특히 손흥민은 331회 압박 중에서도 파이널서드에서 236차례 달려들어 토트넘의 전방 압박을 주도했다. 손흥민은 올시즌 원래 뛰던 왼쪽 날개에서 벗어나 기존 주포 해리 케인이 맡았던 스트라이커로 보직 변경했다.

현대 축구에선 공격수의 득점력 못지 않게 상대 수비를 위협할 수 있는 압박 능력, 즉 '게겐프레싱'이 중요한데 손흥민은 이를 포스테코글루 감독 신임 아래 잘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손흥민은 공격과 수비에 더해 주장으로도 헌신하고 있다. 역할이 꽤 무겁다고 할 수 있지만 손흥민은 오히려 이를 즐기는 듯한 모습이다. 영국 현지에서도 "손흥민이 여러 역할 소화하는 것을 즐기고 있다"고 평가하는 중이다.

그를 주장으로 세운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손흥민의 노력을 항상 좋아한다. 수비적인 관점에서 손흥민 압박으로 인해 우리의 수비가 시작된다. 내가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 중 하나였고 고맙게도 효과가 있다"고 했다.

손흥민이 스프린트와 압박에서 강점을 드러냈다면 황희찬은 골전환율과 골결정력에서 프리미어리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10일 축구통계업체 옵타에 따르면 프리미어리그 올시즌 11경기에서 11차례 이상 슈팅을 시도한 선수들 대상으로 골전환률을 집계한 결과 황희찬이 35%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골전환율은 전체 슈팅 중 골이 된 슈팅 비율을 뜻한다. 황희찬은 올시즌 전체 슈팅 17개를 기록했는데 이 중 6개가 상대 골망을 출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원샷원킬' 능력에선 프리미어리그 최고인 셈이다. 황희찬의 뒤를 이어 뉴캐슬에서 함께 뛰는 칼럼 윌슨과 이사크가 나란히 33%를 기록했으며, 브라이턴의 19세 초신성 포워드 에반 퍼거슨이 28%를 기록하며 4위를 차지했다. 황희찬은 골전환율에서 만큼은 27%로 5위에 오른 손흥민도 밀어냈다.



아울러 황희찬은 골결정력도 프리미어리그 최고인 것으로 드러났다. 득점 수에서 기대득점 모두 합친 값을 뺀 것이 프리미어리그 1위다.

축구 통계 전문 사이트 'FB 레프'에 따르면 황희찬과 손흥민은 G-xG값(실제 득점 수에서 기대 득점 수치(xG)를 뺀 수치)에서 프리미어리그 1등과 2등을 각각 달리고 있다.

G는 선수가 실제 기록한 골을 의미하며, xG는 선수의 모든 슈팅을 통계적으로 분석해 들어갈 확률을 숫자로 표시한 것이다. 각 슈팅은 xG 0.00과 1.00 사이의 값을 갖는다. 어떤 슈팅의 xG가 0.50이면 통계적으로 봤을 때 해당 슛의 골 확률이 50%라는 얘기다.

결국 G-xG가 크면 클수록 해당 선수의 골결정력이 높다는 뜻이 된다. G와 xG가 근접하면 넣을 골을 넣었다는 얘기가 되며, G-xG가 마이너스(-) 값이 나오면 슈팅을 난사해 효율적인 골잡이는 아니다. xG는 통계매체마다 다르긴 하지만 큰 차이 없이 소수점 2번째 자리 정도에서만 다를뿐, 거의 비슷하다.



그런데 여기서 황희찬과 손흥민이 460명이 넘는 프리미어리그 선수들 중 가장 높은 G-xG를 각각 1위와 2위 차지했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6골을 넣고 있는 황희찬은 xG가 2.4에 불과해 G-xG가 +3.6을 기록하고 있다. 황희찬은 이번 시즌 총 17개의 슈팅을 시도했다. 17차례 슈팅의 xG를 모두 합치면 2.4골이 나온다는 뜻이다. 그 만큼 골을 기대하기 힘든 슛을 골로 완성했다는 얘기다.

프리미어리그 8골로 득점 공동 2위인 손흥민은 G가 4.5로, G-xG가 +3.5다. 근소한 차이로 황희찬이 프리미어리그 맨 위를 점령했다. 바로 아래 손흥민이 자리잡았다. FB 레프의 순위표 1~2위에 태극기가 나란히 붙어 있다.

이렇게 득점 외에도 손흥민과 황희찬은 프리미어리그의 활약도를 가늠하는 다른 지표에서도 1~2위권을 차지하며 한국 축구의 위력을 축구종가에서 알리고 있다.

그 만큼 둘이 펼치는 '코리안 더비'에서 어떤 활약이 나타날지 흥미진진하게 됐다. 프리미어리그 '역대급' 코리안 더비가 열린다.


 

사진=연합뉴스, FB레프, 프리미어리그 홈페이지, 토트넘 SNS, 울버햄프턴 SNS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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