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토마스 투헬 바이에른 뮌헨 감독이 구단 레전드 로타어 마테우스를 맹공격했다.
뮌헨은 5일(한국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에 위치한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도르트문트와의 2023/24시즌 분데스리가 10라운드 원정 '데어 클라시커'에서 해리 케인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4-0 대승을 거뒀다. 승점 3을 추가한 뮌헨은 8승2무 무패로 선두 레버쿠젠(승점 28)에 2점 뒤진 2위를 유지했다.
직전 경기였던 자르브뤼켄과의 DFB 포칼 2라운드와는 다른 경기였다. 3부 리그 소속 팀에게 1-2 충격패를 당해 대회 조기 탈락이라는 수모를 겪은 뮌헨은 라이벌 도르트문트를 크게 이기면서 분위기를 재차 끌어올렸다. 주포 케인의 해트트릭이 폭발한 가운데 혹사 우려가 있는 김민재 역시 풀타임 활약하며 무실점 승리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투헬은 심기가 불편했다. 최근 자신을 향한 독일 언론들의 비판이 계속 이어지는 상황에서 뮌헨 레전드 출신인 마테우스까지 물고 늘어지자 마테우스에게 크게 화를 냈다.
투헬은 경기 후 중계채널 '스카이스포츠 독일'과의 인터뷰에서 해설자 마테우스가 옆에 선 가운데 "균열이 있고, 발전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오늘 이긴 이유가 뭐냐고? 마테우스는 확실히 알고 있을 거다. 마테우스가 모른다면 디트마어 하만이 알고 있을 거다. 난 우리 팀에 매우 만족하고 모든 것이 훌륭했다고 본다"며 꾸준히 자신을 비판했던 마테우스와 하만을 저격했다.
특히 마테우스와 같은 자리에선 말도 섞고 싶지 않다는 자세를 내비치며 몇 마디하고 그냥 인터뷰 자리를 떠나버렸다. 투헬은 마테우스의 눈도 쳐다보지 않았다.
최근 투헬을 바라보는 독일 축구계의 시선은 곱지 않은 상태다. 경직된 선수 기용과 로테이션 부재로 혹사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고, 일부 선수들의 신뢰를 잃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특히 자르브뤼켄전에서 패한 후 마테우스는 "투헬 체제로 몇 달이나 흘렀는데도 뮌헨은 율리안 나겔스만이 있을 때보다 나은 플레이를 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투헬을 흉 봤다.
또한 "보훔, 다름슈타트전은 괜찮았으나 솔직히 코펜하겐, 갈라타사라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마인츠전은 믾은 행운이 따랐다. 승리가 당연하진 않아도 훌륭한 경기가 아니었다. 설며하기 어렵다. 한 번은 일어날 수 있지만 홀슈타인 킬, 프라이부르크, 묀헨글라트바흐, 자르브뤼켄을 상대로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나선 안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감독이 팀을 잘 만들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뭔가 잘못됐다. 지배력, 재치, 강인함, 통제에 대한 믿음은 대체 어디 있나? 경기 계획은 뭔가? 무시알라, 케인, 자네가 해결하면 끝인가?"라며 투헬의 능력 부족을 꼬집었다.
이미 투헬의 속을 긁어놓은 마테우스는 도르트문트전 이후 인터뷰에서 투헬의 속을 또다시 뒤집었고, 투헬이 결국 폭발한 것이다. 마테우스는 지난달엔 김민재에 대해 "뮌헨의 불안 요소다. 이탈리아 시절 기량이 나오지 않고 있다"며 고군분투하는 그를 저격하기도 했다.
투헬은 이어 "최고의 경기였고,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정말 행복하다. 많은 득점 기회를 많들었다. 이곳에서 승리할 자격이 충분했다"라며 "많은 부분에서 잘 했다. 언론에 의해 쓰여지는 것만큼이나 나쁠 수가 없었다. 우린 4-0으로 이겼고, 언론인들은 180도 바꿔서 즐겨야 한다. 그들의 일을 할 수는 있지만 나 없이 해야할 것"이라고 인터뷰 자리를 박차고 떠났다.
투헬의 뒷모습을 지켜본 마테우스는 "모든 사람은 저마다의 관점을 가지고 있다. 난 모든 사람을 공정하게 대하려고 노력한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오늘 보여준 것처럼 뮌헨의 지배력을 항상 기대한다. 그게 바로 뮌헨이고 그게 내가 뮌헨에 기대하는 것"이라며 한 수 접었다.
이어 "만약 뮌헨이 잘 하지 못한다면, 감독은 팀 앞에, 난 카메라 앞에 서서 그걸 해결해야 한다. 그게 내 의무이고 또한 감독의 몫이다. 결국 우리는 거의 같은 생각일 거다"라고 반응했다.
사진=DPA/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