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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김승대 웃고 '10년 후' 송민규 울었다…'결승 선제골' 포항 유스의 '엇갈린 희비'

기사입력 2023.11.05 07:00



(엑스포츠뉴스 포항, 나승우 기자) 10년 전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전서 득점까지 기록하며 우승을 이끈 김승대와 달리 송민규는 10년 후 결승전에서 골을 넣고도 웃지 못했다.

포항은 4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전북과의 2023 하나원큐 FA컵 결승전서 4-2 대역전승을 거뒀다. 송민규에게 선제 실점해 끌려간 포항은 한찬희의 골로 균형을 맞췄다. 후반 초반 구스타보에게 페널티킥 골을 내줬으나 제카와 김종우, 홍윤상의 연속골이 터지면서 짜릿한 역전승을 기록했다.

통산 4회 우승을 기록 중이었던 포항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전북, 수원삼성과 함께 최다 우승 기록인 5회 우승을 기록하게 됐다. 또한 10년 전 결승전 이후 10년 만에 펼쳐진 맞대결서 또다시 승리하며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두 팀은 10년 만에 대회 결승전에서 다시 만났다. 2013시즌 FA컵 결승전에서 격돌했을 때는 포항이 승부차기 끝에 전북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

포항제철중, 포항공고를 거친 포항 유스 출신으로 당시 데뷔 시즌이었던 김승대는 전북과의 결승전에 선발 출전해 전반 24분 선제골을 기록했다. 전북이 김기희의 동점골로 따라붙었으나 김승대는 연장 후반 12분까지 117분을 뛰면서 우승에 앞장섰다.



10년이 지난 2023시즌 FA컵 결승전은 포항 주장으로서 임하게 됐다.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김승대는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게 한 골인 것 같다"라며 당시 득점이 가진 의미를 되돌아봤다.

경기 당일에는 제카, 김인성과 최전방 3톱으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특히 후반 32분 터진 김종우의 역전 결승골을 도우며 주장의 역할을 다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전북 수비에 균열을 냈고, 김종우의 역전 결승골을 도우며 대미를 장식했다.

10년 전 김승대가 그랬던 것처럼 포항 유스 출신으로서 이번 결승전에 출전해 선제골을 기록한 송민규는 웃지 못했다. 김승대와 달리 전북 소속으로 이번 결승전에 출전했던 송민규는 전반 16분 포항의 골문을 열어젖히며 친정팀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 송민규는 차분한 골 세리머니로 친정팀을 향한 예우를 지켰으나 표정에서는 기쁜 마음이 그대로 드러났다.



송민규는 경기 내내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득점 기회를 만들어냈고, 포항 수비를 괴롭혔다. 1-1로 팽팽하던 후반 초반 구스타보가 다시 앞서가는 페널티킥 골을 성공시킬 때만 해도 송민규의 표정은 밝았다. 하지만 제카의 동점골에 이어 김종우의 역전골이 터지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홍윤상의 환상 감아차기 골이 터지며 포항의 승리가 사실상 확정되자 송민규는 더 이상 웃을 수 없었다.

10년 전 결승전에서 선제골을 넣었던 포항 유스 김승대는 소속팀 포항의 우승을 이끌었다. 반면, 10년 후 다시 성사된 결승전서 김승대처럼 선제골을 넣은 포항 유스 출신 송민규는 소속팀 전북이 패하고 친정팀 포항이 우승하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사진=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 제공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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