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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으로 '실책' 지운 황재균, 팀 투지도 깨웠다…"강팀 KT는 변함 없는 사실" [PO4]

기사입력 2023.11.04 08:15



(엑스포츠뉴스 창원, 김지수 기자) KT 위즈 베테랑 내야수 황재균이 수비에서의 아쉬움을 타격에서 깨끗하게 씻어냈다. 팀이 한국시리즈로 올라갈 수 있는 희망의 불씨를 더욱 키우고 기분 좋게 금요일 밤을 즐겼다. 

KT는 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 3승제, KT 1승 2패) 4차전에서 NC 다이노스를 11-2로 완파했다. 전날 3차전 3-0 승리로 벼랑 끝에서 벗어났던 가운데 4차전까지 삼켜내고 시리즈 승부를 오는 5일 안방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5차전까지 끌고 갔다. 

KT 황재균은 이날 2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출전해 5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2021년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 이후 2년 만에 포스트시즌 홈런포를 가동하고 KT 승리에 힘을 보탰다.



황재균은 4차전 종료 후 공식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게임 시작과 동시에 내가 수비에서 안 좋은 실책을 했다"며 "다행히 선발투수 쿠에바스가 1회말을 잘 막아준 덕분에 나도 빨리 잊고 찬스에서 집중한 게 타점으로 연결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KT는 4차전 1회초 공격부터 기선을 제압했다. 1사 1·3루에서 박병호의 1타점 적시타, 장성우의 1타점 외야 희생 플라이로 2-0 리드를 잡고 산뜻한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1회말 NC 선두타자 박민우가 출루하면서 곧바로 추격의 빌미를 줬다. KT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박민우에 내야 땅볼을 유도했지만 황재균의 포구 실책이 나왔다. 

황재균은 지난 30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박민우의 평범한 내야 뜬공을 놓치는 실책을 범했던 가운데 4차전에서도 에러가 나오면서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흔들릴 수 있었던 황재균을 다잡아 준 건 쿠에바스였다. 쿠에바스는 박민우-박건우를 차례로 범타 처리한 뒤 NC 4번타자 제이슨 마틴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실점 없이 1회말 수비를 마쳤다. 

황재균도 마음의 짐을 털어낸 듯 두 번째 타석에서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KT가 3-0으로 앞선 2회초 1사 1·3루에서 NC 선발투수 송명기를 무너뜨리는 1타점 2루타를 쳐내 스코어를 4-0으로 만들었다.

황재균의 활약은 계속됐다. KT가 6-0으로 앞선 4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NC 두 번째 투수 이재학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투 볼에서 이재학의 3구째 118km짜리 체인지업을 그대로 걷어 올려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5m의 타구를 날려 보냈다. KT는 황재균의 홈런으로 게임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하고 승기를 굳혔다. 



황재균은 "홈런 타석에서는 카운트가 투 볼이었기 때문에 스트라이크를 잡는 공이 들어오면 놓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체인지업에 조금 초점을 맞추고 있었는데 실투가 들어오면서 잘 받아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돌아봤다.

또 "플레이오프 시작 후 타격감은 계속 괜찮았는데 결과로 이어지지 않고 있었다"며 "전날 3차전과 오늘 4차전에서 좋은 타구가 나와서 앞으로 이어지는 게임도 기분 좋게 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황재균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109경기 타율 0.295(407타수 120안타) 6홈런 49타점 OPS 0.779로 제 몫을 해줬다. KT가 시즌 초반 최하위로 추락하는 부침 속에서도 2위로 도약할 수 있었던 데는 황재균의 기여도가 적지 않았다.

황재균은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KT가 예상치 못한 연패를 당했을 때 팀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도록 후배들 사이에서 리더십을 발휘했다. 4차전에서는 그라운드 위에서 해결사 역할까지 해냈다. 

황재균은 "3차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어차피 2패를 했으니까 마음 편하게 먹고 뛰는 게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했다"며 "만약 우리가 3차전에서 지더라도 올 시즌 꼴찌부터 2위까지 올라간 게 없어지는 게 아니라고 했다. 우리는 저력이 있는 팀이니까 즐기면서 하자고 했는데 3, 4차전 승리로 이어져서 너무 기쁘다"고 강조했다.



또 "후배들에게 편하게 하자고 말했던 건 뭔가 분위기를 바꿀 필요도 있었고 내 진심도 담겨있었다"며 "우리가 만약 플레이오프에서 떨어지더라도 올해 우리가 잘했던 게 절대 없어지는 게 아니다. KT는 강팀이니까 (시리즈 탈락에 대해) 마음 쓰지 말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강철 KT 감독도 "황재균이 정말 잘하려고 노력 중이다. 오늘 4차전에서 타격도 잘해줬는데 얼굴이 밝아진 것 같아 다행이다"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한편 KT와 NC는 오는 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한국시리즈 진출 티켓을 놓고 플레이오프 5차전을 치른다. 역대 KBO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기준, 1999~2000 양대리그·1995·2008·2021년 제외) 1~2차전 승리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88.2%(15/17)였다.

1~2차전을 패했던 팀이 3~5차전을 내리 따내고 한국시리즈에 오른 경우는 두 차례 있었다. 1996년 현대 유니콘스(2008년 해체)가 쌍방울 레이더스를 꺾은 게 최초의 플레이오프 '리버스 스윕'이었다.



2009년에는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가 두산 베어스에 1~2차전을 내줬지만 3~5차전을 내리 따내는 드라마를 쓰고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만약 KT가 플레이오프 5차전을 승리로 장식한다면 KBO 역사상 3번째 '리버스 스윕'을 이뤄낸 주인공이 된다.

사진=창원, 김한준 기자/박지영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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