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첼시 감독이 4년 만에 옛 제자 손흥민을 만나게 된다. 그런데 이젠 한 팀이 아닌 적으로 만난다.
포체티노 감독은 3일(한국시간) 토트넘 홋스퍼와의 2023/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첼시는 7일 오전 5시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경기장에서 원정 경기를 치른다.
포체티노 감독은 2014년부터 2019년까지 토트넘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2000년대 구단 최고 전성기 중심에 섰다. 그리고 지금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첫 지휘봉을 잡은 사령탑이기도 하다. 그래서 7일 열릴 토트넘과의 원정경기는 많은 의미가 있다. 그가 총애하고 아끼던 제자 손흥민과의 만남도 큰 의미로 다가온다.
회견에선 한 기자가 포체티노에게 "손흥민을 어떻게 막을 것이냐"고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포체티노는 유쾌한 농담과 함께 전운이 감도는 기자회견을 '빵' 터트렸다.
포체티노 감독은 "내가 수비수가 돼 뛰는 것은 아니다. 내 센터백들이 막아줄 거다"라며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포체티노가 선수로 활약하던 시절 이름을 날리던 수비수였음을 생각한다면 매우 적절한 농담이라고 볼 수 있다.
그는 이어 "손흥민은 환상적인 선수고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선수 중 하나"라면서도 "그에게 좋은 밤이 되진 않기를 바란다"며 옛 제자를 견제했다.
손흥민은 지난 여름 부임한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 하에 중앙 공격수로 전향했다. 이 전술은 '대성공'이다.
손흥민의 놀라운 골 결정력과 위치선정, 그리고 동료를 이용하는 영리함까지 모두 '손톱' 전술과 좋은 시너지를 내며 손흥민은 토트넘의 득점과 기회창출을 책임지고 있는 '밥줄'이 된 셈이다.
손흥민은 올 시즌 리그에서 10경기 8골 1도움을 터뜨리며 리그 전체에서도 손꼽히는 공격력을 갖춘 무시무시한 포워드로 진화했다.
축구 통계 전문 플랫폼 'FB레프'에 기재된 손흥민의 G-xG값(실제 득점에서 기대 득점 지표(xG)값을 뺀 수치)은 올 시즌 리그 2위다. 해당 수치는 공격수의 마무리 능력을 측정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손흥민이 아끼는 옛 제자임에도 포체티노가 건투를 빌어줄 수 없는 이유다.
포체티노는 또다른 옛 제자이자 이제는 팀을 떠난 해리 케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해리 케인이 없는 토트넘은 상상하기 어렵다"며 "구단 역사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선수다. 그가 없다는 것은 매우 낯설게 느껴진다"고 했다.
포체티노가 토트넘에서 가시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DESK 라인(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 손흥민, 해리 케인으로 이루어진 토트넘의 공격 핵심 주축)' 덕분이다. 때문에 이제는 DESK 라인에서 손흥민만 남은 토트넘은 포체티노에게도 낯설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첼시는 올 시즌 난항을 겪으며 부진한 상태다. 직전 경기에서도 브렌트퍼드에 홈에서 0-2로 참패했다. 리그 11위에 그치고고 있다. 10경기 3승 3무 4패를 거둔 첼시가 8승 2무로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는 토트넘을 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FB레프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