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포항, 나승우 기자) 10년 만에 대한축구협회(FA)컵 정상에 도전하는 김승대(포항스틸러스)와 2회 연속 우승을 노리는 최철순(전북현대)가 경기를 앞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다.
포항과 전북은 4일 오후 2시15분 포항스틸야드에서 2023 하나원큐 FA컵 결승전을 치른다. 앞서 준결승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3-1로 꺾고 결승에 올라온 전북은 제주 유나이티드를 승부차기 혈투 끝에 물리친 포항과 우승컵을 놓고 격돌하게 됐다.
경기 전날인 3일 포항 포스코 본사 대회의장에서 진행된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승대와 최철순은 치열한 신경전으로 예열을 마쳤다.
김승대는 "올해 포항에 좋은, 뜻 깊은 일이 많았다. 결승까지 오게돼 떨리기도 하지만 홈에서 우승한 기억은 아직 한 번도 없다. 홈이라는 좋은 상황이라 조금 피곤할지 몰라도 감독님이랑 선수들 모두가 한 팀이 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시너지가 있을 때 엄청난 힘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이 한 경기가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 좋은 경기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꺼냈다.
최철순은 "이기러 왔다. 트로피를 드는 순간은 행복하다.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김승대는 10년 전, 2013 FA컵 결승전에서 포항이 전북을 꺾을 때 선발 출전해 득점을 기록하며 포항의 우승을 이끈 좋은 기억이 있다.
"데뷔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골이었던 것 같다"고 돌아본 김승대는 "결승이었고 원정이라는 점에서 그 골이 내가 지금까지 오는 데 발판이 아니었나 생각한다"면서 "10년이 지났다는 의미와 구단 창단 50주년이라는 점이 잘 맞아떨어져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고 싶다. 리그는 울산에게 내줬지만 컵 대회에서는 그 이상을 가져와야 한다. 홈에서는 더 힘이 날거다. 골을 넣든 못 넣든 주장으로서 맞는 첫 결승이라 꼭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데 공헌하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군복무 시절을 제외하고 전북에서만 뛴 최철순은 10년 전 결승전 당시 상주상무에서 뛰고 있어 전북과 함께하지 못했다. 최철순은 "그 때 전북에 없어서 기억은 없지만 FA컵은 단판 승부고 다음 경기가 없기 때문에 모든 걸 보여드려야 한다"라면서 "모든 선수들이 이기는 경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원정석 매진으로 많은 팬들이 못 오셨는데 전주성에서 응원해주신다고 하니 그 힘을 받아 꼭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두 선수의 묘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김승대가 먼저 공격했다. 김승대는 "자극적인 말이 득이될 수도 있고 실이될 수 있기 때문에 딱히 강하게는 못하겠다"라면서도 "리그에서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결승에서 만나는 두 팀의 상황을 보면 리그에서 답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는 리그에서 충분히 답했다고 생각한다"고 리그 2위에 있는 포항이 우세할 거라고 말했다.
그러자 최철순은 "아까도 말했지만 리그 경기와 FA컵 경기는 다르다. 누가 나갈지는 감독님이 정하겠지만 만약 나가게 된다면 김승대 선수에게는 골 안먹겠다. 김승대 선수에게 맨투맨 붙어서 재밌는 경기 하겠다"고 받아쳤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