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한 번 더 지면 시리즈를 마무리해야 하는 KT 위즈가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까.
KT는 2일 창원NC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플레이오프 NC 다이노스와의 3차전을 치른다. 윌리엄 쿠에바스와 웨스 벤자민이 이미 1차전과 2차전 선발로 나온 가운데, '국내 선발 에이스' 고영표가 NC 외국인 투수 태너 털리와 맞대결을 펼친다.
고영표는 올 시즌 28경기에 등판, 174⅔이닝 12승 7패 평균자책점 2.78로 3년 연속 10승 고지를 밟았다. NC와의 맞대결은 총 네 차례였는데, 25⅓이닝 2승 1패 평균자책점 3.55로 준수한 편이었다. 다만 피안타율이 0.343으로 다소 높았다.
결국 경기 초반부터 득점 지원이 받쳐주지 못하면 고영표 홀로 버티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1차전 5득점, 2차전 2득점으로 다소 공격력이 저조했던 만큼 타선이 제 몫을 해야 한다.
시리즈를 앞두고 부상으로 이탈한 강백호의 공백이 없진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타자들이 부진한 건 아니다.
1차전에서 만루포를 터트린 배정대는 2경기 7타수 3안타(1홈런) 4타점을 기록했고, 문상철과 장성우도 각각 6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7타수 2안타로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다만 이들을 제외한 주축 타자들의 존재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1차전 선발이었던 에릭 페디뿐만 아니라 NC에 좋은 기억에 많았던 앤서니 알포드의 경우 7타수 무안타로 침묵했고, 경험이 많은 '베테랑' 황재균과 김상수는 나란히 8타수 1안타에 그쳤다.
중요한 순간마다 집중력 부재가 발목을 잡은 것도 뼈아팠다. NC(74타수 18안타 0.243)와 KT(66타수 15안타 타율 0.227)의 팀 기록만 놓고 보면 큰 차이는 없었는데, 병살타 개수가 각각 0개와 3개였다. 또 KT는 2차전 9회말 무사 1·3루에서 득점을 올리지 못하는 등 좀처럼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단순히 운이 따르지 않아 2연패를 기록했다고 볼 수 없는 이유다.
1~2차전 선발이었던 페디와 신민혁에 비해 태너의 무게감이 비교적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태너는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 모두 5회를 넘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KT로선 경기 초반부터 태너를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면 앞선 두 경기에 비해 좀 더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얼마나 많은 점수를 뽑느냐가 관건이다.
확률만 놓고 본다면 KT의 상황이 어려워지긴 했다. 역대 KBO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기준, 1999~2000 양대리그·1995·2008·2021년 제외) 1~2차전 패배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11.8%(2/17)다.
딱 두 팀만 2패 뒤 3연승으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1996년 현대 유니콘스(vs 쌍방울 레이더스), 2009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vs 두산 베어스)가 그랬다.
현대는 1차전과 2차전을 각각 0-1, 1-2로 패배한 뒤 3차전 3-0, 4차전 4-2, 5차전 3-1 승리로 기적을 썼다. 홈에서 두산에 2연패를 당한 SK는 잠실 원정에서 2연승을 거두고 다시 홈으로 돌아와 5차전 승리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무려 3주를 쉰 만큼 체력적으로 문제가 될 건 없지만, 2연패로 팀 분위기가 가라앉았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KT로선 경기 초반 먼저 주도권을 잡은 뒤 그걸 지켜야 시리즈 첫 승을 바라볼 수 있다.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만족하고 싶지 않은 KT가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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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