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첫 1군, 첫 가을이다. 힘든 시간을 이겨냈기에 더욱 값지다.
KT 위즈 우완 구원투수 김영현은 2021년 2차 5라운드 45순위로 KT의 지명을 받았다. 곧바로 어깨 부상이 찾아왔다. 그는 "프로에 오자마자 재활하게 돼 많이 힘들었다. 동기들은 2군에서라도 야구를 하는데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며 "마음을 회복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다시는 아프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야구 외적으로 성장한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올해 1군에 데뷔했다. 총 31경기 33이닝서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5.45를 기록했다. 단순한 수치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중간계투진의 주축 자원인 주권, 김민수 등이 부상으로 빠졌을 때 대신 허리를 이었다. 기복도 있었지만, 순위 경쟁이 치열했던 9월에 가장 빛났다. 7경기 9⅔이닝서 평균자책점 1.86을 선보였다.
이강철 KT 감독은 "김영현은 올해 처음 1군에 올라왔는데 실력이 많이 늘었다. 잘 성장해 줬다. 큰 경기 경험까지 쌓으면 더 발전할 수 있을 듯하다"고 칭찬했다.
KT는 올해 정규시즌을 2위로 마쳤다.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30일부터 NC 다이노스와 진검승부를 펼친다. 이강철 감독은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김영현의 이름을 올렸다.
김영현은 "스프링캠프에서부터 많이 배웠다. 1군과 2군을 오가며 멘털이 강해진 것 같다"며 "시즌 초반에는 마운드 위에서 불안함을 느꼈다. 코치님들과 투수 형들이 여러 조언을 해주셔서 일희일비하지 않게 됐다. 편하게, 후회 없이 하자는 생각으로 투구하니 퍼포먼스가 좋아졌다"고 밝혔다.
그는 "기술적으로는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계속해서 다듬었다.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던질 수 있게, 타자를 압도할 수 있게 만들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승부처보다는 비교적 편한 상황에 등판해 왔다. 더 욕심내기보다는 계속해서 경험을 쌓아 내년에 더 성장할 수 있게끔 발판을 마련하려 한다"며 "(박)영현이에게 물어보니 지난해 가을야구 경험이 올 시즌을 치르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나도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포스트시즌 마운드 위에 선 모습을 수차례 상상했다. 김영현은 "그동안 TV로만 봐서 현장감은 잘 모른다. 정규시즌 때보다 야구장이 훨씬 더 뜨거울 것 같다"며 "그라운드에 있는 모든 선수의 집중도가 높아질 것이다. 더 신중하면서도 과감하게 투구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긴장되겠지만 재밌을 듯하다. 마운드 위에서는 추위도 못 느낄 것 같다. 즐기면서 경기를 치르고자 한다"고 전했다.
지난 10일 정규시즌을 마친 KT는 30일 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약 3주간 재정비 시간을 가졌다. 김영현은 "휴식일에는 최대한 푹 쉬려 했다. 러닝, 웨이트 트레이닝도 많이 했다"며 "기술 면에서는 더 섬세하고 확실하게 투구하는 연습을 했다. 몸 관리하며 기량을 점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스스로 확신, 자신감을 채우려 했다"고 설명했다.
목표는 뚜렷하다. 김영현은 "프로선수로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안정감을 채워 '믿을맨'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우승의 꿈을 담아 손가락으로 숫자 '1'을 표현하며 기념촬영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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