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5번 선수 손흥민입니다! 이영표 709번+클린스만 617번…토트넘, '레거시 넘버' 도입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역대 1군 선수들을 기리기 위해 '레거시 넘버(Legacy number)'를 도입했다.

토트넘은 지난 26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린 토트넘 1군에 출전한 모든 선수들에게 고유 레거시 넘버를 부여하게 됐다는 걸 발표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발표했다.

'레거시 넘버'란 그동안 토트넘에서 뛴 모든 1군 선수들의 데뷔 순서에 따라 매기는 번호이다. 토트넘의 첫 번째 공식 1군 경기는 1894년 10월 웨스트하츠와의 FA컵 경기인데, 이때 선발로 나온 11명의 선수가 이름 알파벳 순서대로 레거시 넘버를 1~11번까지 배정 받았다.

레거시 넘버를 배정하기 위해 토트넘은 그동안 클럽에 몸담은 선수들의 데뷔 순서를 모두 조사했고, 이를 끝마치면서 공식적으로 레거시 넘버을 도입하게 됐음을 발표했다. 이는 2019년 11월 레거시 넘버를 도입한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으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민국 축구스타이자 토트넘 주장 손흥민은 805번째로 토트넘 1군에서 데뷔한 선수이기에 805번을 배정 받았고, 가장 최근에 토트넘 1군 데뷔전을 치른 아르헨티나 공격수 알레호 벨리스는 879번을 받았다.

토트넘 레전드 가레스 베일은 726번, 현재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고 있는 해리 케인은 767번을 받았다. 과거 손흥민 이전에 토트넘에서 활약한 대한민국 선수인 이영표는 709번인 것으로 확인됐고,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위르겐 클린스만도 과거 토트넘에서 활약했기에 617번을 배정 받았다.

선수들의 고유한 레거시 넘버는 유니폼 뒤쪽 카라 바로 아래에 새겨지는데, 토트넘 선수들은 오는 28일 오전 4시 영국 런던에 위치한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리는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 맞대결부터 레거시 넘버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토트넘은 레거시 넘버를 통해 그동안 1군 무대에서 클럽을 대표한 모든 선수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그동안의 공로를 기억하는 효과를 기대했다.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은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의 레거시 넘버는 토트넘의 길고 풍부한 역사 동안 자부심을 갖고 우리 유니폼을 입었던 선수들의 공헌을 인정하는 방식"이라며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선수들 사이에 진정으로 독특한 연결고리를 만들어 낸다"라고 밝혔다.

토트넘은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레거시 넘버 도입을 발표할 때 손흥민을 메인 모델로 삼으면서 눈길을 끌었다. 이는 손흥민이 현재 토트넘 주장이라는 점도 반영됐지만, 그가 팀 내 최고의 선수이자 인기스타라는 걸 보여주는 증거이다.

새 시즌을 앞두고 클럽 주장으로 선임된 손흥민은 막중한 책임을 부여받았음에도 뛰어난 활약을 펼치면서 토트넘을 훌륭하게 이끌고 있다. 현재까지 손흥민은 리그에서 7골을 터트리며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레이스에 합류했고, 손흥민 활약에 힘입어 토트넘은 현재 리그 선두를 질주 중이다.

지난 24일 풀럼과의 리그 9라운드에서도 손흥민은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2-0 승리를 이끌었다. 풀럼을 제압한 토트넘은 개막 후 리그 9경기 무패행진(7승2무)을 달렸고, 맨체스터 시티와 아스널 등을 제치고 1위 자리를 공고히 하면서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토트넘은 전시즌을 리그 8위로 마감했기에, 그 누구도 토트넘이 선두권 경쟁을 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토트넘의 우승 가능성까지 점치기 시작했다. 그동안 프리미어리그 팀들 중 개막전 포함 9경기에서 승점을 23점 이상 쌓은 팀들이 총 8팀 있었는데, 이중 4팀이 우승에 성공했고 3팀이 준우승, 나머지 1팀은 3위를 했다. 즉, 통계대로라면 토트넘은 이번 시즌 최소 리그 3위를 확보했다는 의미이다.

현재 팀 분위기가 최고조인 토트넘은 레거시 넘버 도입을 통해 1군 선수들의 활약상을 기리면서 선수들의 단결력이 한층 더 강화되기를 꿈꿨다.

풀럼전을 치른지 불과 4일 만에 토트넘은 경기를 치르게 됐지만, 상대가 팰리스이기에 토트넘이 이날도 승점 3점을 챙겨갈 거라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토트넘은 지난 7시즌 동안 팰리스 상대로 리그 14경기에서 12승2무를 단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손흥민도 팰리스 상대로 리그 14경기에 모두 나와 7골 2도움을 기록하면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팰리스 상대로 무패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토트넘은 이날 레거시 넘버가 새겨진 유니폼을 팬들에게 선보이면서 승리까지 챙길 수 있기를 기대했다.


사진=토트넘 SNS, PA Wire/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