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정규시즌 2위 확정 이후 여유롭게 가을야구를 준비하던 KT 위즈에 비상이 걸렸다. 팀 전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강백호가 부상으로 플레이오프 등 포스트시즌에 나설 수 없게 됐다.
강백호는 2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팀 자체 청백전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를 앞둔 KT는 청백전을 통해서 실전감각을 조율하고 있었다.
그러나 첫 타석을 소화하던 강백호에게 문제가 발생했다. 웨스 벤자민을 상대하던 강백호는 스윙 이후 몸 상태에 이상을 느꼈고, 곧바로 교체돼 병원으로 이동했다.
구단과 선수 모두 큰 부상이 아니길 바랐지만, 우려가 현실이 됐다. KT 구단 관계자는 "강백호가 청백전 도중 우측 옆구리에 통증을 느껴 구장 인근 병원에서 MRI 검진을 받았고, 우측 내복사근 손상 진단을 받았다"고 강백호의 몸 상태를 설명했다.
정규시즌이라면 회복세에 따라 복귀 시점을 조율하는 게 가능하지만, 당장 단기전을 앞둔 만큼 강백호의 플레이오프 엔트리 승선은 불가능해 보인다. 팀이 플레이오프에서 승리를 거두고 한국시리즈에 오르더라도 강백호는 그라운드를 밟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가을야구를 기다리던 타선의 핵심 선수가 순식간에 시즌 아웃 판정을 받은 셈이다.
올해로 프로 6년 차가 된 강백호는 리그와 팀을 대표하는 타자 중 한 명이지만, 올핸 그 어느 때보다 힘든 한 해였다.
4월 한 달간 93타수 26안타 타율 0.280 4홈런 13타점을 기록한 강백호는 5월 중순 이후 부진에 시달렸다. 몸 상태도 100%가 아니었다. 결국 마음도, 몸도 원하는 대로 따라주지 않았던 강백호는 지난해(62경기)에 이어 올해(71경기)도 100경기를 채우지 못한 채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2군에 머무르는 날이 길어졌고, 선수들과 팬들 모두 강백호가 정상 궤도에 진입하기만을 기다렸다.
방황하던 강백호가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한 것은 9월 이후였다. 지난달 8일 SSG 랜더스와의 홈경기에서 대타로 나와 만루포를 터트린 것을 기점으로 서서히 타격감을 끌어올렸고, 14일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6경기 연속 안타를 때린 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으로 향했다. 정규시즌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2위 경쟁이 한창이었던 팀 입장에서도 강백호의 반등은 큰 보탬이 됐다.
강백호는 국제대회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이달 초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에 승선한 강백호는 대회 내내 쾌조의 타격감을 뽐내며 공격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덕분에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금의환향했고, '태도 논란'에 휩싸였던 2020 도쿄올림픽(2021년 개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는 다른 결말을 맞이했다.
강백호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건 뒤 "국제대회에선 항상 죄송했는데 이번엔 그렇지 않다"며 벅찬 감정을 전하기도 했다.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돌아온 강백호는 지난 10일 두산 베어스와의 정규시즌 최종전도 소화했다. 비록 5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며 가을야구 준비를 마쳤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부상을 당하면서 포스트시즌에서 한 타석도 들어서지 못하고 2023시즌을 마무리하게 됐다.
KT 입장에서도 타격이 크다. '완전체'로 가을야구를 준비하던 KT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강백호가 중심타선에서 힘을 실어주는 것과 없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다. KT가 한 시즌을 치르면서 체감한 부분이기도 하다.
아시안게임에서 활약을 펼친 강백호가 미소를 되찾으면서 팀의 기대감도 한껏 올라간 상태였다. 강백호의 부상으로 큰 고민을 떠안게 된 KT가 어떻게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2023 KBO 플레이오프 NC 다이노스-KT 위즈 일정
-10월 30일 : 1차전(수원KT위즈파크, 오후 6시 30분)
-10월 31일 : 2차전(수원KT위즈파크, 오후 6시 30분)
-11월 1일 : 휴식일
-11월 2일 : 3차전(창원NC파크, 오후 6시 30분)
-11월 3일 : 4차전(창원NC파크, 오후 6시 30분 *필요시)
-11월 4일 : 휴식일
-11월 5일 : 5차전(수원KT위즈파크, 오후 2시 *필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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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