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했던 독일 유력지도, '강철 체력' 김민재에 감탄…"이스탄불 최고의 수비수"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바이에른 뮌헨 핵심 수비수 김민재가 이스탄불서 최고의 수비수로 등극했다. 특히 김민재를 냉랭한 시선으로 바라봤던 독일 '빌트'의 평가여서 더욱 값어치가 있다.

뮌헨은 25일(한국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위치한 람스 글로벌 스타디움에서 갈라타사라이와 2023/24시즌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A조 3차전서 3-1 승리를 거뒀다. 3전 전승을 달린 뮌헨은 단독 선두 자리를 굳혔다. 갈라타사라이는 패하긴 했지만 1승1무1패, 승점 4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1점 앞선 2위를 유지했다.

이날 마테이스 더리흐트와 함께 센터백으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한 김민재는 최근 9경기 연속 선발 출전을 기록했음에도 지치지 않는 강철 체력을 선보였다.

경기력은 조금 아쉬웠다. 휴식 없이 달려 체력이 저하된 영향이 드러났다. 김민재는 90분 동안 패스 성공률 90%, 리커버리 7회, 인터셉트 2회, 걷어내기 2회, 볼 경합 성공 4회 등을 기록했지만 결정적인 슈팅 기회를 몇 차례 허용하며 불안한 모습이었다.



수비 중심을 잡아주던 김민재가 흔들리면서 뮌헨 수비진은 무려 20개의 슈팅을 허용했다. 전반 4분 마우로 이카르디에게 슈팅 찬스를 내줬고 3분 뒤 케렘 아크튀르크울루가 유효 슈팅을 때리는 걸 제어하지 못했다. 전반 38분에는 김민재가 갈라타사라이의 공격 전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아크튀르크울루에게 결정적 슈팅을 내줬다. 전반전 막바지에는 이카르디에게 2번의 슈팅 기회를 허용했다.

토마스 투헬 감독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리는 힘든 싸움을 경험했다. 경기장에서 엄청나게 강한 압박이 있었다. 갈라타사라이는 우리를 강하게 몰아붙였다"라면서 "전반전 내내 상대와 볼 경합 상황에서 이기지 못했다. 갈라타사라이는 잘 조직돼 있었다. 페널티 지역에서 너무 많은 기회를 내줬다"고 슈팅 20개를 허용한 수비진 경기력을 지적했다.

이어 "쉬운 경기가 아니었다. 우리가 원했던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라고 불만을 드러낸 투헬은 "챔피언스리그에서 목표를 달성하려면 더 용감하고 공격적인 축구를 해야 한다. 선수들에게도 이 말을 전했다"라고 더 적극적인 플레이를 해달라고 강조했다.



다행히 현지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독일 빌트+는 김민재에게 평점 3점을 줬다. 가장 낮은 평점은 아니었지만 4점에 그친 알폰소 데이비스, 콘라트 라이머, 요주아 키미히 다음으로 낮은 평점이었다.

매체는 김민재에 대해 "튼튼하고 경함에도 강했으며 전반적으로 좋았다. 이스탄불 최고의 수비수였다"고 평가했다. 평점은 그리 높지 않았지만 평가는 출전한 선수들 중에서도 좋은 편이었다.

페널티킥을 허용한 키미히는 "이번과 같은 경기력이라면 리더가 아니라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 1-1 동점이 되는 페널티킥을 내줬고, 전반 종료 휘슬이 울리기 직전에도 부주의하게 공을 빼앗겼다"고 혹평했다.

레프트백 데이비스에게도 "최고의 폼과는 거리가 멀었다. 속도는 빨랐지만 수비력은 여전히 취약했다"고 4점을 줬다.

최고 평점을 부여한 해리 케인에게는 "74분 동안 아무런 영향력이 없었다. 이후 2-1을 만드는 골을 넣었고, 무시알라의 골을 만들어줬다"고 평가했다.



특히 빌트는 지난 9일 프라이부르크전에서도 김민재에 유일하게 '짠' 평점을 준 언론이어서 이번 호평이 더욱 인상 깊다.

김민재는 프라이부르크전 직후 독일 최고 축구지 '키커'를 비롯해 유럽통계매체 '후스코어드닷컴' 등에서 '이 주의 팀'에 뽑혔으나 빌트 만큼은 평점 3점을 주면서 평가를 유보했다. 매체별로 다르지만 독일 언론들은 보통 1~5점 혹은 1~6점으로 평정을 매긴다. 독일 매체의 평점은 숫자가 낮을수록 좋은 활약을 펼쳤다는 의미인데, 김민재가 평점 3을 받았다는 건 나쁘진 않지만 특출난 경기력은 아니었다는 의미이다.

이를 확인한 팬들도 당시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들은 프라이부르크전에서 득점을 터트린 사네와 코망에게 최고 평점인 1점을 주는 건 당연하지만, 후방에서 단단한 수비력과 안정된 패스 플레이를 펼친 김민재한테 3점 밖에 주지 않은 점을 납득하지 못했다.



"김민재가 3점?",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는 1점을 받아야 했다", "빌트는 진지하지 않다. 김민재는 이날 괴물급 퍼포먼스를 펼쳤다", "프라이부르크팬이 매긴 건가?"라며 '빌트'의 이해할 수 없는 평가를 지적했다.

갈라타사라이전에선 달랐다. 빌트도 '이스탄불서 최고의 수비수'라고 극찬하며 김민재의 헌신을 높이 샀다.


사진=DPA/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