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창원, 김지수 기자) "오늘도 출근길에 (전) 준우 형과 통화했다. 이 루틴, 징크스를 깨고 싶지가 않다."
NC 다이노스 캡틴 손아섭은 올해 포스트시즌을 치르면서 전 소속팀 롯데 자이언츠 최고참 전준우와 통화로 하루를 시작하는 게 습관이 됐다.
손아섭은 롯데에서 뛰던 시절 전준우와 10년 넘게 한솥밥을 먹으면서 두터운 친분을 쌓았다. 2021 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를 통해 NC로 둥지를 옮긴 후에도 여전히 끈끈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손아섭이 전준우를 먼저 찾는 경우가 많아졌다. 롯데 소속이던 2017년 이후 6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를 밟게 되면서 떨리고 설레는 감정을 가장 먼저 솔직하게 털어놓은 것도 전준우였다.
공교롭게도 손아섭이 전준우와 통화를 했던 날은 모두 NC가 승리를 거뒀다. 손아섭도 전준우의 목소리가 승리의 기운을 가져다준다고 믿고 집에서 야구장으로 출발할 때마다 전준우에게 전화를 걸고 있다.
손아섭은 ""(전) 준우 형은 워낙 각별한 사이다. 롯데에서 뛸 때 어린 시절 룸메이트도 오래 했고 시즌 중에도 가장 많이 연락을 주고받는다"며 "이번 포스트시즌을 앞두고는 준우 형에게 좋은 기운을 달라는 의미를 담아서 매일 전화를 걸고 있다"고 웃었다.
이어 "시즌 때도 준우 형과 통화를 했던 날은 팀도 이기고 내 개인 성적도 좋았던 날이 많았다. 오늘도 출근하면서 준우 형과 통화했다"며 "NC가 올해 가을야구에서 계속 이기고 있어서 이 징크스, 루틴을 깰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전준우도 누구보다 손아섭이 잘되기를 바란다. 지난 24일 김태형 롯데 감독의 취임식에 참석해 "손아섭도 오랜만의 포스트시즌이라 긴장된다고 하더라. 손아섭이 정말 잘했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손아섭은 올해 140경기 타율 0.339(551타수 187안타) 5홈런 65타점 14도루 OPS 0.836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2007년 프로 데뷔 후 첫 타격왕, 최다 안타 타이틀을 손에 넣으면서 제2의 전성기를 활짝 열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23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NC가 5-3으로 앞선 8회초 1사 2루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1타점 2루타를 쳐내며 해결사로 우뚝 섰다. 2루에 안착한 뒤 3루 쪽 NC 더그아웃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우는 세리머니로 기쁨을 마음껏 표현했다.
손아섭은 "2차전 8회초 세리머니는 김형준의 솔로 홈런 이후 도태훈이 출루한 뒤 희생 번트가 나올 것 같아서 내 앞에 찬스가 차려진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어떻게든 타점을 올리고 싶었는데 내가 노렸던 코스로 실투가 나왔고 계획했던 대로 이뤄지니까 평소보다 더 과격하게 세리머니가 나왔던 것 같다"고 웃었다.
또 "3차전에서 끝내는 게 베스트지만 방심하지 않으려고 한다. 1, 2차전 승리를 생각하지 않고 오늘 3차전이 1차전이라는 마음으로 준비하면 운도 따라주고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NC도 손아섭의 활약 속에 정규리그를 4위로 마치면서 2020년 통합우승 이후 3년 만에 가을야구를 치르고 있다.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14-9 승리로 장식한 뒤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 정규리그 3위 SSG 랜더스를 연이어 꺾고 포스트시즌 3연승을 질주 중이다. 25일 3차전까지 승리하면 정규리그 2위 KT 위즈와 한국시리즈 티켓을 놓고 플레이오프(5전 3승제)를 치른다.
한편 NC는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손아섭(지명타자)-박민우(2루수)-박건우(우익수)-제이슨 마틴(중견수)-권희동(좌익수)-서호철(3루수)-김형준(포수)-김주원(유격수)-도태훈(1루수)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투수는 외국인 투수 태너 털리가 마운드에 오른다.
손아섭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 1~2차전에 이어 변함 없이 NC의 돌격대장 역할을 맡아 타석에 들어선다. 이날 맞붙는 SSG 선발투수 오원석을 상대로는 통산 15타수 1안타로 약했다.
사진=창원, 김한준 기자/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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