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현지 기자) '최악의 악' 한동욱 감독이 누아르 장르에 치정 멜로를 더해 색다른 장르를 완성해냈다.
25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최악의 악' 한동욱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최악의 악'은 1990년대, 한-중-일 마약 거래의 중심 강남 연합 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경찰 준모(지창욱 분)가 조직에 잠입 수사하는 과정을 그린 범죄 액션 드라마.
한동욱 감독은 "떨리기도 하고 끝났으니까 시원하다"며 "시리즈물이다보니 시작점과 엔딩의 큰 이미지를 떠올리면서 도달하게끔 구성을 많이 연구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언더커버라는 장르가 있고 특성이 있기 때문에, 클리세를 세련되게 내 스타일대로 표현해보자는 생각이 있었다. 뻔하고 명확하게 가져가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에 주어진 상황 안에서 그럴듯하게 보일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고민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악의 악' 반응을 모두 살핀다며 "찾아보느라 잠을 못 잔다. 아무래도 좋은 말보다 나쁜 말이 기억에 남는다. 그래도 서종렬(이신기 분)과 정배(임성재) 얘기 나올 때, 모음집도 만들어주시고 뿌듯하더라. 또 치정 라인을 새롭게 봐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좋았다"고 털어놨다.
'최악의 악'은 강렬한 액션 뿐만 아니라 준모, 기철(위하준), 의정(임세미), 해련(김형서)의 사각관계도 눈길을 모았다. 한 감독은 "멜로를 좋아한다. 장르적인 작품에 치정이 들어갔기 때문에 우리만의 차별점이 있을 것 같았다. 새롭게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도 생겨 더 재밌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세미의 연기를 꼽으며 "기철이는 표현을 많이 하지 않나. 의정은 기철을 속여야하고 거짓 속에서의 흔들림, 진실인지 아닌지 미묘함을 표현해야 했다. 임세미 배우가 잘해줘서 잘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일부러 배우들에게 서로의 키스신을 안보여줬다는 그는 "모르는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이지 않나. 그 뒤에 가져야하는 섬세한 감정에 동요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안보여줬다. 모르고 하는 것과 알고 났을 때 느낌이 다를 것이다"라며 "그리고 디즈니+ 구독자를 늘려야하기 때문에 스트리밍으로 보라고 했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그러나 청소년관람불가인 '최악의 악'은 강한 액션으로 다소 잔혹한 이미지가 계속된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세게 가고 싶었다. 격해지고 잔인할수록 준모가 여기있는 게 위험하고 불안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이 위태로움을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종렬이의 잔인함도 보여줘야 준모가 남아있는 긴장감이 생길거라 생각했느데 그런 점이 과하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꼭 필요한 부분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2014년 '남자가 사랑할 때' 연출 이후 오랜만에 작품으로 대중을 찾은 한 감독은 "디즈니+와 함께 해서 설렜다. 디즈니하면 애니메이션인데, 꿈과 희망이 가득한 세상에 잔혹함을 보여줄 수 있겠다 싶더라. 이질적이지 않나. 제대로 빨갛게 물들여보자는 느낌이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장르에 대해 "어떤 얘기든 새롭게 하고 싶다. 장르를 넘고 얘기를 넘어서 할 수 있는 얘기라면 고민해서 재밌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저는 특색있는 감독이 아니기 때문에 주어진 일이 있으면 잘 하고자 한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최악의 악' 배우들로 "시트콤을 찍어도 좋을 것 같다"며 행복했던 현장 분위기를 전한 한 감독은 "작품적으로도 마음에 들고 배우들 뿐만 아니라 좋은 동료, 친구도 많이 생겼다. 스태프들도 좋은 사람을 만난 의미가 강한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고 마지막 소감을 전했다.
한편, '최악의 악'은 총 12부작으로 디즈니+에서 스트리밍 중이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