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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롱→영웅' 매과이어 벅찬 감동 "맨유팬 내 이름 연호 놀랍다"

기사입력 2023.10.25 09:25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이번 시즌 귀중한 챔피언스리그 첫 승리를 안겨다 준 해리 매과이어가 팬들이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자 얼떨떨한 반응을 보였다.

맨유는 25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FC코펜하겐과의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A조 3라운드 맞대결에서 후반 27분에 터진 매과이어의 헤더 결승골에 힘입어 1-0 신승을 거뒀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3위를 차지해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성공한 맨유는 조별리그 추첨에서 바이에른 뮌헨(독일), FC코펜하겐(덴마크), 갈라타사라이(튀르키예)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코펜하겐전에 앞서 맨유는 지난 조별리그 2경기 뮌헨 원정(3-4)과 갈라타사라이와의 홈경기(2-3) 모두 패하면서 승점을 챙기지 못해 A조 최하위에 위치했다.

16강 진출에 대한 희망을 살리기 위해선 반드시 코펜하겐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승점 3점을 챙겨야 했지만, 맨유는 전반전부터 코펜하겐의 강한 압박에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전반전을 0-0으로 마쳤다.





코펜하겐은 맨유를 상대로 압박 강도와 활동량을 늘리면서 경기 주도권을 가져갔다. 이날 코펜하겐 선수들은 전반전 동안 총 69.41km를 뛰면서 맨유(63.9km)보다 더 많은 활동량을 기록했다. 그 결과, 원정 경기임에도 공 점유율 48%를 가져가면서 비등하게 맨유와 맞섰고, 슈팅 숫자(7 대 4)과 코너킥 횟수(5 대 1)는 오히려 코펜하겐이 더 많았다.

코펜하겐의 강한 압박에 시달린 맨유는 홈경기 이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면서 끝내 전반전에 득점을 터트리지 못했다.

후반전에도 팽팽한 흐름은 계속 이어졌다. 맨유도 주도권을 가져와 좋은 공격 기회를 여러 차례 만들었지만, 마무리 단계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면서 기회를 무산시켰다. 특히 후반 14분 마커스 래시퍼드와 21분 알레한드로 가르나초가 골키퍼를 앞에 두고 마지막 터치가 길어 슈팅을 가져가지 못하면서 맨유 팬들을 탄식하게끔 만들었다.

득점이 좀처럼 나오지 않아 무승부로 끝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조금씩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후반 27분 드디어 귀중한 맨유의 선제골을 터져 나왔다. 선제골 주인공은 키 194cm, 체중 100kg 거구 수비수 매과이어였다.





선제골 장면은 코너킥 이후 상황에서 나왔다. 코펜하겐은 맨유의 코너킥 공격을 막아냈지만, 이후 세컨볼을 다시 맨유가 잡았다. 아직 박스 안에 맨유 선수들이 많은 상황에서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매과이어가 머리에 맞춰 헤더 슈팅으로 연결하면서 코펜하겐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매과이어 위치가 오프사이드였는지를 확인하는 비디오판독(VAR)까지 가동됐으나, 아무런 문제없다는 판정이 내려지면서 맨유가 매과이어의 선제골로 0의 균형을 깨는 데 성공했다.

득점에 성공한 매과이어는 팬들을 향해 다가가 손가락으로 '하트 세리머니'를 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맨유는 매과이어 선제골을 지켜내면서 추가시간을 맞이했다. 후반전 추가시간이 4분 주어진 가운데 맨유는 승리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동점골 위기를 맞이했다.





추가시간 종료가 다가오자 코펜하겐은 마지막으로 얻은 코너킥 상황에서 골키퍼까지 모두 박스 안으로 투입해 마지막 공격을 시도했다. 이때 맥토미니가 공을 걷어내기 위해 발을 높게 들었는데, 코펜하겐 선수 얼굴에 맞으면서 페널티킥이 주어졌다.

승리를 코앞두고 무승부가 될 위기에 처한 가운데 코펜하겐 키커로 나선 건 후반 40분에 투입된 스웨덴 공격수 조르단 라르손이었다. 모두가 주목하고 있는 순간에 라르손은 골대 오른쪽을 향해 슈팅을 날렸다.

이때 맨유 수문장 안드레 오나나 골키퍼가 슈팅 방향을 정확하게 읽으면서 몸을 날렸고, 라르손의 슈팅을 오른팔로 쳐내면서 코펜하겐의 동점골 기회를 무산시켰다. 오나나가 환상적인 선방으로 팀을 구해내자 맨유 선수들은 모두 오나나한테 달려가 그의 선방을 축하했다. 

경기 막판에 동점골을 내줄 위기에 처한 가운데 오나나가 페널티킥을 선방해 내면서 매과이어의 선제골을 끝까지 지켜내는데 성공했다. 결국 경기는 맨유의 1-0 승리로 마무리돼, 맨유는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3경기 만에 첫 승을 챙기면서 16강 진출에 대한 희망을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맨유 경기보다 먼저 진행된 '뮌헨-갈라타사라이' 간의 조별리그 3차전 경기가 뮌헨의 3-1 승리로 끝난 가운데 맨유도 홈에서 코펜하겐 상대로 진땀승을 거두면서 승점 3(1승2패)으로 A조 3위로 올라섰다. 현재 A조 1위는 3경기 전승 중인 뮌헨(승점 9)이 차지 중이며, 2위엔 승점 4(1승1무1패)인 갈라타사라이가 위치했다. 맨유전 패배로 승점 1(1무2패)인 코펜하겐이 A조 4위로 내려갔다.

맨유 팬들은 오래간만에 맛보는 챔피언스리그 승리에 열광했다. 맨유는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불참했기에, 코펜하겐전 승리는 지난 2021년 11월 비야레알 상대로 2-0으로 승리한 이후 약 23개월 만에 맨유가 거둔 챔피언스리그 승리이다.

약 2년 만에 맨유 팬들에게 챔피언스리그 승리를 안겨다 준 매과이어도 만족감을 드러냄과 동시에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경기가 끝나고 'TNT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놀랍지만 우린 좀 더 냉철해져야 한다"라며 "수많은 역습을 시도했고, 후반전엔 그들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라며 경기 소감을 드러냈다.

이어 "전반전은 정말 형편 없었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중요한 승리였다"라며 "오나나가 나서서 엄청난 선방을 했다"라며 페널티킥을 막아 팀의 승리를 지켜낸 오나나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매과이어는 코펜하겐전 승리를 최근 세상을 떠난 바비 찰튼과 그의 가족에게 바쳤다. 맨유 유소년 팀에서 성장해 17년 동안 758경기 249골을 기록한 레전드 공격수 찰튼은 지난 22일 향현 86세 나이로 눈을 감았다. 구단 레전드가 세상을 떠나자 맨유는 경기에 앞서 추모 행사를 통해 찰튼을 기리는 시간을 가졌다.

매과이어는 "우리는 경기에서 승리할 운명이었다. 멋진 세이브와 이번 승리는 바비 찰튼 경과 그의 가족에게 바치는 것"이라며 "바비 경과 같은 선수를 떠나보내는 건 선수단에 큰 영향을 미쳤지만, 오늘 밤 승리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라며 레전드를 추모하는 날에 승리를 거둘 수 있어 만족감을 표했다.

또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홈팬들에 대해 매과이어는 "놀랍다. 경기에 뛰지 않을 때도 화제가 됐는데, 지난 6~12개월 동안 내가 어떻게 행동했는지 알기에 정말 자랑스럽게 기쁘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에겐 기회가 주어졌고, 팀을 도와 클럽을 원래 위치로 되돌리고 싶다"라며 각오를 드러냈다.





매과이어는 시즌을 앞두고 맨유 내에서 방출 선수로 분류된 수비수였다. 지난 시즌 주전 경쟁에서 밀린 그는 주장 완장까지 박탈당하면서 이적하는 게 유력해 보였다. 웨스트햄 유나이티드가 진지한 관심을 보이면서 영입이 성사되는 듯했으나,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매과이어는 맨유에 잔류했다.

구단에 잔류하게 된 매과이어는 예상대로 계속 벤치를 지켰는데, 수비수들이 연달아 부상을 입으면서 출전 기회를 얻어 경기에 나서기 시작했다. 매과이어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매 경기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팬들로부터 신뢰를 되찾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8일 브렌트퍼드와의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에서 매과이어는 후반 추가시간 헤더 패스로 스콧 맥토미니의 결승골을 도우면서 2-1 역전승에 기여했고, 곧바로 다음 리그 경기인 9라운드 셰필드 유나이티드전에서도 선발로 나와 풀타임을 소화했다. 비록 1골 내주긴 했지만 공중볼 경합 승률 71%(5/7)를 기록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이며 2-1 신승에 일조했다.

계속된 출전으로 경기 감각과 자신감을 끌어올린 매과이어는 마침내 코펜하겐전에서 시즌 첫 골을 터트렸고, 시즌 마수걸이 득점이 팀을 승리로 이끄는 결승골이 되면서 그동안 비난을 퍼붓던 맨유 팬들이 매과이어 이름을 연호하게끔 만들었다.


사진=PA Wire, EPA, AP/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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