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으로 밟은 안양 코트, 이제는 'SK맨' 오세근 "홈 라커룸 들어갈 뻔했어요"

(엑스포츠뉴스 안양, 조은혜 기자) 가장 익숙한 곳에서 낯선 첫 경기를 치렀다. 이제는 안양 KGC인삼공사의 오세근이 아닌, 서울 SK 나이츠 오세근이 안양 코트에서 개막전을 맞이했다. 

오세근은 21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안양 정관장 레드부스터스와의 개막전에 출전했다. 이날 오세근은 3점슛 2개 포함 8득점 5리바운드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SK는 89-74로 승리했다.

SK는 자밀 워니가 46득점 11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대부분의 득점을 책임졌다. 오세근과 함께 고메즈 딜 리아노가 3점슛 2개 포함 8득점 5리바운드로 힘을 보탰다. 김선형은 7득점 6어시스트 4리바운드, 송창용은 5득점을 기록했다. 속공에서 9-0으로 우위를 점했고, 외곽에서도 8-4로 SK가 앞섰다.




오세근에게는 특별할 수밖에 없는 첫 경기였다. 프로 데뷔 후 줄곧 안양에서만 뛴 '프랜차이즈 스타' 오세근은 지난 시즌 정관장에서 통합우승을 이끈 뒤 계약 기간 3년, 보수 총액 7억 5000만원에 SK로 이적했다. 그리고 첫 경기가 '친정' 정관장과의 경기였다.

이제는 적으로 밟는 안양 코트였지만, 경기 전 오세근은 우승 행사에 참석해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이날 정관장은 경기 전 지난 시즌 우승 기념식을 열고 선수단 반지 전달식과 우승기 퍼포먼스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오세근은 물론 양희종, 오마리 스펠맨, 등이 참석해 지난 우승을 추억했다. 군 복무 중인 변준형과 한승희도 참석했다.

비록 팀을 떠났어도 정관장 구단은 오세근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며 새로운 도전을 택한 오세근에게 응원의 마음을 전했다. 홈팬들도 오세근을 크게 반겼다. SK 선수단 소개에서 오세근의 이름이 나오자 박수와 함성은 유독 컸다.




경기 후  오세근은 "이적 후 첫 경기를 안양에서 해서 감회가 새롭기도 했다. 첫 승리를 해서 기쁘다"면서 "어제는 별 느낌이 없었는데, 오늘 들어올 때 라커룸이 어색하더라. 홈팀으로 들어갈 뻔 했다"고 웃었다.

그는 "팬분들도 보니까 이상하게 긴장이 됐다. 선수 소개할 때 환호도 많이 해주시고, 박수도 많이 쳐주셔서 감사하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 제대로 인사 드리지는 못했지만, 많이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팬들을 향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오세근의 빈자리를 실감할 수밖에 없던 김상식 감독은 "(오세근이) 워낙 잘하는 선수기 때문에 '어떻게 막아라'보다는 최선을 다해 몸싸움을 많이 하고, 열심히 막으려고 노력을 했다"면서 "(김)경원이가 오늘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더 발전하지 않을까 한다"고  얘기했다.

반면 전희철 감독과 동료들은 오세근의 합류가 든든하기만 하다. 전희철 감독은 "확실히 센스와 타이밍이 좋다. 선수들의 합이 맞아야 한다고 하는데, (김)선형이와 세근이, (허)일영이까지 고참들끼리 합을 맞춰서 뛰니까 공간 활용을 잘 할 수 있었다"고 짚었다.

전 감독은 이어 "좀 더 잡아야 할 건 있지만 얘기하면 상대팀이 대비를 할 것 같다. 그 부분 말고는 세근이 플레이에 대해서는 만족하고 있다. 열심히 뛰려고 하는 모습도 좋았다. 많은 훈련을 하지 못했는데도 팀에 확실하게 녹아드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이날 46득점을 폭발시키며 팀의 승리를 이끈 자밀 워니도 오세근이 주는 효과에 대해 얘기했다. 오세근은 "오늘은 워니가 다 했다"고 말했는데, 워니는 "혼자 한 게 아니다. 오세근에게 고마움 표시하고 싶다"며 "오세근이 우리 팀에 오면서 새로운 공격 루트가 생기고, 수비를 분산시키면서 도움이 된다. 워낙 인앤아웃 등 다양한 득점이 되는 선수라서, 함께 잘 살리면 좋은 팀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빠르게 적응하고 있지만, 아직 완벽하게 맞춰갈 시간이 남아있다. 오세근은 "훈련에 합류한지 한달이 채 안 됐다. 시즌을 치르면서 맞춰야 하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더 좋아질 것 같다. 오늘도 워니가 다 했지만,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유기적이게 돌아갈 수 있게끔 맞춰야 할 것 같은데, 선수들이 먼저 얘기를 많이 해줘서 맞추는 건 시간 문제인 것 같다"고 내다봤다.

사진=KBL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