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명희숙 기자) 오랜 시간 음악과 함께한 중견 피아니스트 김정원가 젊은 연주자들에게 선배로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정원은 18일 오후 서울 종로 오디오가이에서 새 앨범 'Chopin’s Last Piano Works'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지난 17일 발매된 이번 앨범은 쇼팽의 죽기 전 1847년부터 49년까지의 작품 중 녹턴, 바카롤, 마주르카, 왈츠 등을 담았다.
김정원은 "이번 앨범을 녹음하며 쇼팽에 대한 저의 선입견이나 고정관념 자체가 없어졌다. 내게 있어서 쇼팽은 곧 피아노라는 정의 자체도 없어졌다"며 "막연하게나마 그 감정에 공감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번 녹음은 지난 6월 특별히 쇼팽의 조국인 폴란드 루스와비체의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 유럽 음악 센터 콘서트 홀(CONCERT HALL OF THE KRZYSZTOF PENDERECKI EUROPEAN CENTRE FOR MUSIC IN LUSŁAWICE)에서 진행됐다. 폴란드 레이블 둑스(DUX)의 대표 사운드 디렉터이자 클래식 음악프로듀서 말고르자타 폴란스카(MAŁGORZATA POLAŃSKA)가 참여하여 쇼팽 특유의 음향을 살려냈다.
김정원은 "제 성향은 레코딩할때 스스로 예민해지고 멘탈이 강한 편은 아니다. 하지만 스스로 완벽주의적인 면이 있다. 다독여주는 프로듀서를 원하는 편이었지만 그 분에게는 제게 몰아쳐달라고 했다"라며 "휠체어를 타고 고개도 못가누는 분이 오셨는데 설마 저 분일까 했는데 그 분이었다. 첫 곡을 20분 정도 함께 하고 나니 마음이 신뢰로 활짝 열렸다"라고 녹음과정을 언급했다.
또한 김정원은 젊은 연주자들의 음악을 다양하게 듣고 있다고 밝히며 "젊은 연주자들에게는 강렬한 표현과 섬세한 감정선들이 있다"며 자신은 어느새 좀 더 덤덤한 방식의 연주를 즐긴다고 했다.
그는 "너무 슬프다고 징정 거리지 않고 그런 면을 한 번에 알아봐주셨다. 감정을 숨기고 내레이션 하듯이 치는게 좋다고 하더라"라며 "너무 아픈걸 아프다고 말하면 별로 안 아파 보이더라. 저도 어떻게 하면 안 아파보이면서 그러나 쇼팽이 가졌던 내면의 외로움과 슬픔을 담아내려 노력했다"라고 이번 연주 방식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젊은 연주자들을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정원은 "나이 들어가면서 어쩔 수 없이 사람이 바뀌는 부분이 있다. 음악 뿐만이 아닌 거 같다"라며 "반대로 예전에는 별로 못 느꼈던 것들이 나에게 소중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게 음악적으로도 있는 것 같다. 콩국수나 평양냉면 이런걸 안 좋아했는데 좋아하게 되더라. 음악적으로도 간이 센 스타일보다는 내추럴한 표현들이 점점 제 마음에 와닿더라"라고 했다.
그는 "모순일지는 모르지만 가끔 어린 친구들 중에 조숙한 친구들은 제가 그때 생각도 못한 대가같은 연주를 하기도 한다"라며 "저는 사실 20대 때는 20대 다운 연주를 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고 했다.
이어 김정원은 "제가 20대 때 어떤 선생님이 제게 '잘치고 재능이 많다. 근데 무대에서 자랑하지 마라' 하시더라. 무대에서는 저를 보여주지 말고 음악을 보여주라고 해서 충격을 받았다"라며 "야단맞은건가 싶었는데 이후에 반성을 많이 했다. 그럼에도 그 나이에 자연스러운 감정이 있다. 그걸 숨기기 보다는 솔직하게 보여주는게 좋더라"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정원은 전국투어 공연을 언급하며 "이 프로그램이 피지컬한 에너지가 필요한 건 아니지만 한 곡 한 곡이 심리적으로 힘들다. 하지만 오시는 분들에게 만큼은 피곤함을 드리지 않고 힐리을 주려고 노력한다. 좋은 연주 들려드리고 싶다"고 했다.
한편, 김정원은 앨범 발매와 함께 '김정원의 Last Chopin' 전국투어를 시작한다. 오는 22일 광주를 시작으로 25일 서울, 28일 대구, 29일 청주, 30일 부산까지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사진 = 크라이스클래스
명희숙 기자 aud666@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