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7.11 11:00 / 기사수정 2011.08.03 08:04
[E매거진] 극장가 최고의 화제작은 단연 '트랜스포머 3'다.
벌써 누적 관객 591만2,771명 7월 11일 오전 기준) 이라는 성적을 올리며 이 기세를 계속 몰아갈 분위기다. 미국 역시 2위 '카2'와 3.5배차이라는 압승을 이루며 9740만불의 주말 수익을 올렸다.
한국시장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수치다. 한국시장과 그 크기는 비교되지 않는다. 아마 전 세계의 개봉 첫 주말 수익을 계산해본다면 까무러칠지도 모르겠다.
자정이 넘도록 영화를 위해 모여있는 많은 학생, 연인, 가족들을 보면서 그들에겐 즐거운 주말이었지만 개인 마음 한 구석, 씁쓸함을 지울 수 없었다. 현실이기 때문이다. 삶에 지쳐 메마른 상상의 세계에 단비가 되어 즐거움을 주지만 미국이라는 벽이 너무 높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색안경을 끼고 미국을 보자는 것이 절대 아니다.
모든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그 밑바탕이 부럽다는 것이다.
미국이 로봇과 함께 지구를 위협하는 악의 무리와 싸우는 모습은 너무나 자연스럽다. 그렇다면, 그런 로봇과의 관계를 대한민국에서 그려본다면 어떤 모습일까? 그리 자연스럽진 못하다. 단정 짓는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인에 환호한 지 불과 3년이 지났다.
그런 우리의 현실과 이미 40년 전 달 표면에 발자국을 남긴 그들과 비교한다는 것에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달나라에는 토끼가 살지 않았고 그곳엔 트랜스포머가 있었다는 새로운 동화를 너무 자연스럽고 익숙하게 써내려가는 그들 모습이 부럽다. 그러나 우리도 달나라의 새로운 동화를 쓸 수 있다는 희망은 있다. 영화를 통해 간극을 좁히고 희망을 현실로 바꿀 수 있다.
대한민국은 언젠가부터 UFO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다. 대한민국 어딘가 괴물과 외계인이 살고 있진 않을까? 라는 질문이 자연스럽다. 멀게만 느껴졌던 것들이 우리의 생활 속 깊숙이 자리 잡았다. 그리고 흡혈귀, 연쇄살인범, 싸이코패스란 단어와의 거리감도 사라졌다. 이 모든 소재가 미국, 그리고 미국 영화에서만 있을 법한 소재였고 설득력 있는 이야기였다.
매력적인 소재들임은 분명하기에 과거 한국의 여러 감독이 관련 영화를 제작했었지만 당시 대중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웠었다. 그러나 지금 우리에게는 익숙한 단어가 되어버렸다. 2000년 이후 영화들을 통해 어색함을 익숙함으로 바꿔 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 가운데 뛰어난 감독과 영화인들이 있었다. 그들이 그 간극을 좁혀나가고 있는 것이다.
민족주의를 내세우자는 것이 아니다. 그저 왠지 모를 높은 벽은 허물고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지구를 위해 수많은 난관과 악의 무리를 뛰어넘는 우리의 모습이 보고 싶을 뿐이다. 우뢰매와 태권V를 믿는다.
그들은 지구의 평화를 위해 싸웠고 지켜냈다. 그리고 대한민국 영화인의 저력을 믿는다. 그들 손에서 탄생할 우리들의 새로운 영웅을 기다리며 지구를 위한 바통을 우리에게 넘기고 은퇴할 트랜스포머를 위한 박수를 준비하고 싶다.
[글] 황하민 감독 (http://artforsoul.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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