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야구가 올림픽 무대로 돌아온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6일(한국시간)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2028 로스엔젤레스(LA)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제안한 야구·소프트볼, 크리켓, 스쿼시, 라크로스, 플래그 풋볼 5개 신규 종목이 정식 종목으로 승인됐다"고 발표했다.
앞서 IOC는 13일에 진행된 IOC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LA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제안한 신규 종목 5개를 정식 종목으로 승인한 데 이어 최종적으로 정식 종목 채택을 확정하게 됐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5개 종목을 신규 정식 종목으로 선택한 것은 미국 스포츠 문화와 연관됐다"며 "미국의 상징적인 스포츠를 전 세계에 보여줄 것이다"고 5개 종목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낸 바 있다.
이로써 2020 도쿄 올림픽(2021년 개최) 이후 7년 만에 야구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들어오게 됐다. 영연방 국가를 중심으로 25억명 이상의 팬을 확보한 크리켓의 경우 1900년 파리 올림픽 이래 128년 만에 올림픽에서 부활한다.
리카르도 프리카리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회장은 "야구와 소프트볼이 수백만명의 팬들이 올림픽에 관심을 갖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고 야구의 올림픽 재진입을 반겼다.
1984년 LA 대회와 1988년 서울 대회에서 시범종목으로 올림픽과 인연을 맺은 야구는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1996년 애틀랜타, 2000년 시드니,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 대회까지 매회 열렸으나 2012년 런던 올림픽 앞두고 정식종목에서 빠졌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도 모습을 드러낼 수 없었다.
이후 야구 열기가 높은 일본에서 열린 도쿄 대회에 한해 다시 정식 종목이 됐으나 2024년 7월에 개최될 파리 올림픽에선 정식 종목이 되지 못했다.
야구의 올림픽 재진입 여부에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은 세계적인 선수들의 참가 여부였다.
농구와 골프, 테니스 등에선 최고의 선수들이 올림픽에 뛰어드는 것에 반해 야구는 메이저리그(MLB) 선수들이 참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IOC는 2000년 시드니 대회부터 프로 선수들의 출전을 허용했는데 MLB 시즌과 하계 올림픽 시기가 겹치면서 수준급 선수들이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했다.
그로 인해 올림픽에서 야구가 받는 관심이 비교적 적을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미국의 역대 올림픽 야구 성적은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다. 대신 미국은 2006년부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창설했고, 올해 6번째 대회가 열린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프리카리 회장은 MLB 사무국으로부터 빅리거들의 LA 올림픽 출전을 허가받았고 MLB 선수노도(MLBPA)도 이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야구가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되면 MLB 선수들도 참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야구와 올림픽의 인연은 꽤나 깊다.
한국은 야구가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선 아시아 예선에서 탈락했으나 1996 애틀랜타 올림픽 때 참가해 최하위에 그친 뒤 2000년 시드니 대회 때 프로 선수들이 대거 나서 동메달을 차지하고 올림픽 첫 입상의 기쁨을 누렸다.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는 일본과 대만에 밀려 예선 탈락의 쓴맛을 봤지만,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선 류현진, 김광현, 김현수 등 젊은 선수들이 맹활약하며 '9전 전승 금메달' 신화를 쓰고 전성기를 맞이했다.
이후 야구는 메이저리거 불참, 다른 스포츠종목 등의 급부상 등으로 코어 종목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겪었으나 도쿄 올림픽 때 6개국 참가를 조건으로 부활했다. 한국도 2019년 프리미어12에서 일본(도쿄 올림픽 개최국)을 제외한 아시아 최고 성적을 올려 참가했으나 3~4위전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 충격패하면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야구계는 야구가 LA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부활하면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한 젊은 선수들 위주로 팀을 꾸려 좋은 성적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하계올림픽 야구 종목 역대 성적
-1984년 LA 대회(시범종목) : 금메달=일본, 은메달=미국, 동메달=대만 (한국 4위)
-1988년 서울 대회(시범종목) : 금메달=미국, 은메달=일본, 동메달=푸에르토리코 (한국 4위)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 금메달=쿠바, 은메달=대만, 동메달=일본 (한국 아시아예선 탈락)
-1996년 애틀랜타 대회 : 금메달=쿠바, 은메달=일본, 동메달=미 (한국 8위(최하위))
-2000년 시드니 대회 : 금메달=미국, 은메달=쿠바, 동메달=한국 (일본 4위)
-2004년 아테네 대회 : 금메달=쿠바, 은메달=호주, 동메달=일본 (한국 아시아예선 탈락)
-2008년 베이징 대회 : 금메달=한국, 은메달=쿠바, 동메달=미국 (일본 4위, 대만 5위, 중국 8위)
-2020년 도쿄 대회 : 금메달=일본, 은메달=미국, 동메달=도미니카공화국 (한국 4위)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