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구단 인수 과정 중 카타르 자본을 걷어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팬들의 대규모 시위를 우려해 다음 홈 경기를 앞두고 올드 트래퍼드 보안을 강화할 예정이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16일(한국시간) "맨유는 코펜하겐과의 홈 경기를 앞두고 올드 트래퍼드에서 추가 보안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이는 글레이저 가문을 향한 팬들의 대규모 시위가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맨유는 오는 25일 오전 4시 홈 구장 올드 트래퍼드에서 FC 코펜하겐과 2023/24시즌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A조 3차전을 치른다.
앞서 22일에는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프리미어리그 경기가 있지만 원정 경기다. 팬들의 시위가 있어도 대규모로 일어날 가능성은 적다. 하지만 카타르 인수 불발 후 처음으로 열리는 홈 경기인 코펜하겐전에선 대규모 시위가 촉발될 수 있다. 팬들이 아예 오지 못하도록 하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에 혹여나 발생할 수 있는 불미스러운 일들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경기장 입장 전 검문검색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데일리메일은 "장기간 이야기 끝에 짐 랫클리프가 맨유 지분 25%를 인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의 제안은 이번 주말 이사회에서 비준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 사실은 코펜하겐전에서 올드 트래퍼드를 방문할 팬들이 분노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팬들은 이미 완전 인수만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바 있다"고 전했다.
최근 맨유는 카타르 은행가 셰이크 자심 빈 하마드 알 타니 측의 천문학적인 인수 제안을 거절했다. 영국 BBC, 로이터 통신 등 복수의 외신들은 15일 "카타르 은행가 셰이크 자심 빈 하마드 알 타니가 맨유 인수전에서 물러났다"면서 "카타르는 맨유에 기본 인수금 70억 달러에 15억 달러 상당의 추가 투자 비용을 제안했으나 글레이저 가문이 이를 거절했다"고 전했다.
카타르 측이 제시한 최종 금액은 85억 달러로 한화 10조원이 넘는 액수다. 하지만 글레이저는 이 막대한 액수를 걷어차고 영국의 억만장자 짐 랫클리프와 원칙적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디 애슬레틱은 "맨유는 랫클리프와 구단 인수에 관해 원칙적 합의에 도달했다. 보드진의 비준만 남은 상황이다"라고 사실상 랫클리프의 승리로 맨유 인수전이 종료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랫클리프는 먼저 맨유 구단 지분의 25%를 매입할 예정이다.
유럽 축구 전문기자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셰이크 자심의 최종 제안은 맨유 구단 가치인 35억 달러의 2배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15억 달러는 추가 투자 비용이었다"라면서 맨유에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예정이었다고 전했으나 글레이저 가문이 카타르 측의 상향 제안을 거절하면서 셰이크 자심은 결국 인수전에서 물러나고 말았다.
그동안 글레이저 가문의 구단 운영에 신물이 나 있었던 맨유 팬들은 '글레이저 나가라'는 팻말과 현수막을 들며 불만을 드러냈다. 지난해 11월 글레이저 가문이 구단 매각 의사를 밝히면서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게 됐고, 팬들도 새로운 미래를 기대했다.
하지만 글레이저 가문이 막대한 투자를 약속한 카타르 자본을 거부하면서 팬들은 또다시 큰 실망감을 느꼈다. 다가오는 홈 경기에서 지금까지와는 규모가 다른 시위가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 나오고 있는 가운데 맨유의 보안 강화 대응책이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PA Wire, EPA/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