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이현석 기자) 한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이번 튀니지전 대승에 대해 "'나 없어도 되지 않겠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해줬다"라며 선수단을 칭찬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 축구 대표팀과의 10월 A매치 첫 경기를 4-0 대승으로 마무리했다.
지난 9월 A매치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첫 승을 수확했던 클린스만호는 이번 튀니지전을 승리하며 A매치 2연승에 성공했다.
한국은 후반 10분과 12분 터진 이강인의 연속골과 후반 22분 터진 상대 수비수 메리아의 자책골, 후반 추가시간 황의조 쐐기골에 힘입어 4-0 완승을 거뒀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에서 출전하지 않았다. 손흥민은 최근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에서 부상 여파로 인한 논란이 있었다. 앞서 토트넘과 리버풀의 경기 이후 손흥민의 부상 상태에 대한 소식이 영국 현지 매체를 통해 전해진 바 있고,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도 손흥민의 상태가 100퍼센트가 아니라고 인정한 바 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도 최근 들어선 풀타임을 소화하지 않고 있다. 선발 출전한 뒤 60분 정도를 뛰면서 숨을 고르는 중이다. 그런 와중에도 골을 쏙쏙 넣으며 자신의 골 감각 만큼은 계속 살려나가는 상황이다.
대표팀 소집 후에도 곧바로 팀 훈련을 소화하지는 못했다. 결국 클린스만은 부상 중인 손흥민을 무리해서 기용하는 대신 부상에서 복귀하고 폼을 끌어 올린 이강인과 황희찬 조규성으로 공격진을 구성했다. 손흥민은 벤치에 느긋하게 앉아 후배들 경기력을 '점검'했다. 후배들은 대승으로 화답했다.
경기 후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난 손흥민은 이번 경기 결장한 것에 대해 "감독님하고 얘기된 부분이다. 조절해 주셨다. 나 없이도 선수들이 너무나도 잘해줘서 자랑스럽고, 앞으로도 언젠가는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 내가 아닐 수도 있고, 다른 선수가 될 수 있는 상황인데 이런 상황을 잘 대처해 줬다"라고 밝혔다.
이어 "좋은 경기력, 많은 골들로 인해서 선수들이 분명히 자신감을 얻었을 것 같고, 이런 경기를 계속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긍정적인 기대감도 덧붙였다.
이강인 교체 당시 안아준 것에 대해서는 "모든 선수들을 다 안아주려고 노력했다. 선수들이 너무 고생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대표팀에서 첫 골을 넣는 순간은 언제나 꿈꿔오던 순간이다. 그런 순간을 (이)강인이와 함께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강인이가 앞으로 더 많은 골을 대표팀을 위해 넣어야 할 텐데 이번 골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닌 더 많은 골들을 넣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사실 경기를 밖애서 보는 입장에서 마음이 편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마음이 불편하고 초조하고 내가 뛸 때보다 더 많이 긴장하는 것 같다. 그런 상황을 강인이가 잘 대처해 주고 좋은 경기를 해줘서, 모든 선수들이 다 잘해줘서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라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본인이 뛰지 않고 이렇게 강하게 이길 수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너무 잘했다"라고 밝힌 손흥민은 "되게 뿌듯하고 선수들 소집 훈련 동안 잘 준비했던 것들이 그대로 경기장에서 나온 것 같아서 되게 기분이 좋다. 웃는 소리지만 이제는 '나 없어도 되지 않겠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잘해줬다. 선수 한 명으로 변화시키는 건 드문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선수가 필요하고, 모든 선수들이 잘 준비했기 때문에 오늘 같은 경기력을 펼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오늘 못 뛴 선수들도 실망할 수 있지만, 항상 내 자신이 경기를 바꿀 수 있다는 생각으로 준비한다면 더 강한 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생각을 밝혔다.
베트남전 출전 여부에 대해서는 "나는 항상 경기를 뛰고 싶다. 매 순간 팬분들한테 인사를 드리고 싶은 사람이다. 다른 거에 대한 욕심이 없는데 경기 욕심은 정말 많다. 나도 한국에서 경기하는 만큼 꼭 뛰고 싶고 잘 준비할 거고, 기회가 된다면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경기 출전 의지를 드러냈다.
사진=서울월드컵경기장, 김한준 기자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