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유준상 기자) 예상치 못한 부상에 자리를 비워야 했던 '에이스'가 깔끔한 투구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두산 베어스 투수 곽빈이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을 승리로 장식했다.
두산은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정규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3-1로 승리하면서 2연승을 달렸다. 올 시즌 상대전적 12승4패로 KIA전을 끝낸 두산은 73승2무65패를 마크했다.
누가 뭐래도 승리의 일등공신은 선발투수 곽빈이었다. 6이닝 동안 109구를 던졌고, 2피안타 2사사구 9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면서 시즌 12승째를 올렸다. 직전 등판이었던 지난달 18일 광주 KIA전에 이어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까지 달성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한 곽빈은 대표팀 소집으로 인해 2주 이상 자리를 비웠다. 게다가 중국 항저우 출국 이후 홍콩과의 조별리그 1차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등에 담 증세를 느끼면서 정상적으로 등판을 소화할 수 없었다. 뒤늦게 몸 상태를 끌어올리긴 했지만,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하고 대회를 마쳐야 했다.
국내 복귀 이후에도 한동안 회복에 집중한 곽빈은 이날에 맞춰서 모든 걸 준비했다. 경기 전 이승엽 두산 감독은 "아주 미세하게 (담 증세가) 남아있다고 하는데, 경기를 하지 못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 팀이 충분히 (곽)빈이에게 맞췄던 날이 오늘이고, 빈이가 오늘은 괜찮다고 했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서 경기를 준비했다"고 곽빈의 호투를 기대했다.
곽빈은 1회초부터 150km/h가 넘는 직구를 뿌리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1회초 2사 이후 김선빈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뜬공으로 이닝을 마쳤고, 2회초 역시 2사 이후 볼넷과 삼진으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김규성-김도영-고종욱으로 이어지는 타선을 상대한 3회초에는 삼자범퇴로 KIA 타선을 봉쇄했다.
곽빈은 4회초 선두타자 김선빈과 소크라테스의 연속 안타로 무사 1·3루의 위기를 자초한 뒤 이우성의 희생플라이로 점수를 헌납했다. 그러나 김태군과 변우혁을 각각 땅볼,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고, 5회초와 6회초에는 2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위력을 발휘했다.
특히 곽빈은 이날 탈삼진 9개를 솎아내며 8월 1일 한화와의 원정경기(10개) 이후 가장 많은 탈삼진을 기록했다. 슬라이더(54개)가 직구(35개)보다 많았던 점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다. 이승엽 감독은 "선발 곽빈이 좋은 투구를 해줬다. 포수 양의지가 노련하게 볼배합을 하면서 6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고 분석했다.
곽빈과 함께 호흡을 맞춘 포수 양의지는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 존으로 잘 들어왔다. 카운트가 유리할 땐 다른 구종을 택했고, 단순하게 갔다. 되는 구종으로 계속 요구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돌아봤다.
무엇보다도, 만족스러운 투구 내용으로 자신감을 어느 정도 찾았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팀의 기대에 부응하며 정규시즌을 마친 곽빈은 이제 가을야구를 준비한다.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의 흐름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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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