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이끌었던 파울루 벤투 감독이 아랍에미리트(UAE) 사령탑으로 부임하자마자 2연승을 달리며 순항했다.
UAE는 13일(한국시간) UAE 두바이에 위치한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쿠웨이트와의 친선전에서 1-0 신승을 거뒀다.
UAE는 전반 26분에 터진 타흐눈 알 자비의 선제골을 끝까지 지켜내면서 승리에 성공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날아온 크로스를 쿠웨이트가 막는 과정에서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고, 알 자비는 자신 앞으로 공을 흐르자 지체 없이 왼발 발리 슈팅을 시도했다. 알 자비의 환상적인 발리 슈팅은 골대를 때리고 골라인 안으로 들어가면서 UAE에 선제 득점을 안겨다 줬다.
쿠웨이트와의 홈경기에서 1-0 신승을 거두면서 UAE는 벤투 감독 부임 후 A매치 2연승에 성공했다. 지난달 13일 코스타리카와의 UAE 데뷔전에서 4-1 완승을 거둔 벤투 감독은 쿠웨이트도 제압하면서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태극전사들을 이끌고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의 16강 진출을 이끈 벤투 감독은 지난해 12월 대한축구협회와의 계약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4년 만에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고 한국을 떠났다.
월드컵 조별리그 때 한국은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와 같은 H조에 속하면서 16강 진출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으나 벤투 감독은 한국을 토너먼트에 진출시키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기에 그가 차후 어느 팀을 맡게 될지 관심이 모아졌다.
한국을 떠난 이후 약간의 휴식 시간을 가졌던 벤투 감독은 영국 프리미어리그 클럽을 비롯해 다양한 팀들과 연결됐으나 아직까지 벤투 감독에게 적극적으로 구애하는 팀은 나타나지 않았다.
긴 시간 현장을 떠나 있던 벤투 감독이 과연 어느 팀을 맡게 될지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유럽 무대로 복귀하는 게 아니라 다시 아시아로 돌아오기로 결정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벤투 감독은 지난 7월 UAE와 3년 계약을 체결하면서 다시 현장으로 돌아왔다. UAE는 오는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벤투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UAE는 지금까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게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한 번뿐이지만 중동에서 절대 무시할 수 없는 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2026년 미국과 캐나다 그리고 멕시코가 공동 개최하는 2026 월드컵부터 아시아에 배정된 본선행 티켓이 4.5장에서 8.33장으로 늘어남에 따라 UAE 내에선 36년 만에 월드컵에 진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월드컵 본선 진출을 원하는 UAE는 한국을 성공적으로 이끈 벤투 감독을 선임했고, 이로써 벤투 감독은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과 아시아축구연맹(AFC)이 개최하는 국제대회 2024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한국을 적으로 상대하게 됐다.
오는 11월부터 시작되는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한국과 UAE는 다른 조에 속하면서 맞대결을 피했다. 한국은 중국, 태국, 싱가포르-괌 승자와 함께 C조에 속했다. UAE는 바레인, 예멘-스리랑카 승자, 네팔-라오스 승자와 H조에서 격돌한다.
만약 한국과 UAE가 2차 예선을 통과하는 18팀에 속하게 된다면 18팀을 3개 조로 나눠 조 2위까지 월드컵 본선에 직행하는 3차 예선에서 맞붙을 수도 있다.
아시안컵에서도 한국과 UAE는 조별리그에서 한 조에 편성되지 않아 양 팀 모두 토너먼트에 진출해야 맞붙을 수 있다. 한국은 말레이시아, 요르단, 바레인과 함께 E조에 편성됐고, UAE 이번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이란, 홍콩, 팔레스타인과 C조에 속했다.
이번 아시안컵은 개최국 카타르를 비롯해 아시아 24개국이 내년 1월 13일부터 2월 11일까지 29일간 챔피언 자리를 두고 대회를 치른다. 한국은 지난 2019 UAE 아시안컵에선 8강에서 카타르에 패해 고배를 마신 전적이 있다.
한국은 벤투 감독이 떠난 뒤 위르겐 클린스만한테 지휘봉을 맡겼다. 아시안컵에서 클린스만과 벤투 감독이 격돌하는 진풍경이 연출될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UAE 축구협회 SNS, AFC 홈페이지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