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7.04 15:19 / 기사수정 2011.07.04 16:12
[엑스포츠뉴스=박시인 기자] 강력한 우승후보이자 남미의 쌍벽으로 꼽히는 아르헨티나, 브라질이 더딘 행보를 보였다.
두 팀은 '코파아메리카 2011'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최약체로 꼽히는 볼리비아, 베네수엘라를 맞아 각각 1-1, 0-0 무승부에 그쳤다.
아르헨티나는 자국에서 개최하는 이번 코파 아메리카에서 18년 만에 정상 등극을 자신했다. 이날 선발로 출전한 리오넬 메시, 카를로스 테베스, 에세키엘 라베씨 이외에도 벤치 멤버 디에고 밀리토, 곤살로 이과인에 이르기까지 초호화 공격수를 보유한 아르헨티나의 압승이 예상됐다.
전체적으로 경기는 아르헨티나가 주도했다. 하지만 메시는 화려한 드리블 돌파로 볼리비아 수비를 궤멸시키며 분전했을뿐 동료들의 뒷받침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메시와 함께 최전방 공격수로 포진한 테베스, 라베씨는 개인 드리블 돌파에 의존하며 실망감을 남겼다. 테베스는 경기 내내 좀처럼 보이지 않았고, 라베씨는 어이없는 크로스로 경기의 맥을 끊어놨다.
중원에서 에베르 바네가 홀로 공격을 전개하기엔 큰 부담이었으며 빌드업이 원활치 않자 메시가 미드필드까지 내려오는 움직임이 병행되어야 했다. 모든 선수들의 불협화음으로 인해 개인 플레이에 의존하는 한계를 노출했다.
그나마 수확이라면 후반 교체 투입된 앙헬 디 마리아, 세르히오 아게로의 활약이었다. 디 마리아는 날카로운 왼쪽 측면 돒파로 공격의 물꼬를 틀었고, 아게로는 환상적인 발리 슈팅으로 팀의 패배를 구했다. 그러나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다니다 후반 31분 간신히 동점골에 힘입어 경기를 마감한 점은 아르헨티나와 어울리는 모습이 아니다.
반면 브라질 역시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지 못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브라질의 마누 메네세스 감독은 최전방에 알렉산드레 파투, 2선에 네이마르-간수-호비뉴를 포진하는 4-2-3-1 전술을 가동했다. 전반에 보여준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전반전 파투, 호비뉴의 결정적인 기회가 골로 연결되지 않는 불운이 겹쳤음에도 속도감 있는 경기력을 선보이며 베네수엘라를 몰아붙였다.
하지만 전반과 달리 180도 달라진 후반의 경기력은 크게 실망스러웠다. 후반 교체 투입된 프레드, 루카스 모우라는 조커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고 베네수엘라의 견고한 수비 앞에서 한없이 작아졌다.
경기 후 메네세스 감독은 기자회견을 통해 "전반에는 우리가 골을 넣을 기회가 많았지만 후반전은 다른 양상으로 흘러갔다. 우리는 날카로움이 부족했고 좀 더 빨랐어야 한다"며 소감을 밝혔다.
사실 브라질의 급격히 저하된 파괴력은 예견된 일이었다. 호나우두, 히바우두, 호나우지뉴, 카카와 같은 판타지스타의 명맥은 언제부턴가 끊어진 지 오래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최종 명단에 포함된 공격진은 예년만 못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5대 유럽 빅리그에서 득점 랭킹 10위 안에 든 브라질 선수는 호비뉴, 파투, 네네까지 겨우 세 명에 불과할 만큼 킬러 부족 현상에 홍역을 앓고 있다. 관심을 모은 네이마르, 간수는 이날 열린 경기에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드러내며 우려를 낳았다.
물론 두 팀 모두 조별 리그 한 경기로 전력을 폄하하기란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공격진의 파괴력이 향상되지 못한다면 다크호스로 지목되고 있는 우루과이, 파라과이, 콜롬비아 같은 수비가 강한 팀들에 덜미를 잡힐 여지는 충분하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은 각각 8일, 9일 콜롬비아, 파라과이를 상대로 조별 리그 2차전을 치른다.
[사진 = 테베스, 네이마르 ⓒ 코파아메리카 공식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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