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나승우 기자) "사실 기술적인 미스였다"
13년 만에 아시안게임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따낸 한국 양궁 리커브 대표팀 오진혁이 자신의 마지막 화살은 실수였다고 털어놨다.
이우석(코오롱), 오진혁(현대제철), 김제덕(예천군청)으로 구성된 남자 리커브 대표팀은 6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에 위치한 푸양인후 스포츠센터 양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남자 리커브 단체전 결승에서 인도를 세트 스코어 5-1(60-55 57-57 56-55)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디.
한국 양궁은 리커브 단체전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모두 각각 동메달과 은메달에 그쳐 2회 연속 금메달을 수확하지 못했다.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해 13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선수당 2발씩 6발을 세트마다 쏘며, 4세트를 진행해 5점(이기면 2점, 비기면 1점, 지면 0점)을 먼저 따면 이기는 단체전 경기 방식에서 한국은 1세트 첫 3발을 모두 10점에 꽂아넣어 기세를 올렸다. 인도도 처음 3발에서 29점을 기록하며 추격했으나 한국의 실력이 월등했다. 1세트 60점 만점을 기록하며 세트 스코어 2-0으로 앞섰다.
2세트에서도 인도는 한국의 기에 밀린 듯 3명이 모두 첫 화살을 9점에 꽂아넣으며 주춤했다. 한국은 오진혁이 시간에 쫓겨 제한시간 2초를 남기고 쏜 화살이 10점에 꽂히면서 57-57로 비기고 세트 스코어 3-1을 만들었다.
3세트에선 인도의 실수에 한국이 어렵지 않게 이겼다. 6발 중 2번째 발이 7점에 그치면서 한국은 편하게 세트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마지막 발을 쏜 오진혁은 10점을 쐈다. 만약 오진혁이 8점을 쐈다면 인도에게 2점을 내줘 4세트까지 경기가 이어질 수 있었다. 오진혁의 마무리가 10점에 꽂히면서 깔끔하게 경기가 종료됐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오진혁은 "마지막에 쏘기 전 특별한 생각은 안 했다. 그냥 10점 맞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꼭 쏴야겠다라는 생각보다는 10점을 맞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최대한 내가 쓸 수 있는 기술을 동원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완벽한 샷은 아니었다. 오진혁은 기술적인 실수가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사실 그것도 기술적인 미스긴 했다"면서 "10점에 맞지 않을 수도 있는 화살이었는데 다행히도 10점에 맞아줬다"고 오히려 실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술을 쓸 때 고무줄을 반으로 자르면 딱 터지듯이 그런 느낌으로 쏴야 한다. 근데 이번엔 뭔가 덜컹하는 느낌이었다. 10점에 맞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운 좋게 10점에 맞아줘서 결과가 잘 나왔던 것 같다"고 밝혔다.
1981년생인 오진혁은 어느새 40대에 접어들었다.
13년전 광저우에서 금메달을 딴 단체전 멤버 중 한 명이 오진혁이다. 이후 단체전에선 오진혁도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2014년 인천 대회에선 개인전에서 우승했다.
40대가 되고난 후 목에 건 금메달에 대해서는 "모든 시합이 그냥 다 좋은 것 같다"고 밝힌 오진혁은 "나이를 먹고 딴 메달이나 어렸을 때 딴 메달이나 다 소중하다.그 과정이 너무 힘들었지만 지금도 그때랑 마음가짐은 비슷하다. 그냥 너무 감사하고 소중한 결과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웃었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