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4 06:38
스포츠

'스마일 점퍼' 우상혁, 남자 높이뛰기 은빛 도약...AG 2연속 은메달 [항저우 현장]

기사입력 2023.10.04 21:46 / 기사수정 2023.10.04 21:46




(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김지수 기자) 한국 남자 높이뛰기의 간판 '스마일 점퍼' 우상혁(27·용인시청)이 2회 연속 하계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수확했다.

우상혁은 4일 저녁 8시(한국시간)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주경기장(Hangzhou Olympic Sports Centre)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승에 출전, 12명의 선수 중 최종 2위에 오르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상혁은 지난 2일 예선을 가볍게 통과했다. 2m15를 가뿐하게 넘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예선은 2m26을 넘게 되면 결승 진출권이 우선 부여되는 시스템이었다. 2m26을 넘기 전 상위 12명의 선수가 결정되면 이 12명이 그대로 결승에 오르기로 했다.

하지만 예선에서는 2m26에 한참 모자라는 2m10에서 결승 진출자 12명이 가려졌다. 우상혁은 예선 B조에 출전해 2m15를 힘 들이지 않고 쉽게 뛰었다. 우상혁은 실내 2m36, 실외 2m35의 한국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안게임 예선은 몸 상태와 컨디션을 점검하는 것 외에는 큰 의미가 없었다.



우상혁은 결승에서도 좋은 몸놀림을 보여줬다. 첫 점프였던 2m10을 1차 시기에서 가볍게 넘었다. 지난 2일 예선 때 2m15보다 낮은 높이였기 때문에 사실상 몸풀기, 컨디션 점검 차원의 점프였다. 우상혁과 함께 결승에 오른 최진우(18·울산스포츠과학고)도 2m10을 1차 시기에 넘고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2m15도 한국 선수 두 명이 나란히 순항을 이어갔다. 우상혁과 최진우 모두 1차 시기에서 성공했다. 이 높이에서는 싱가포르의 캄 캄프턴이 3차 시기 끝에 턱걸이로 성공했고 파키스탄의 칸 샤로즈가 3번 연속 바를 건드리면서 탈락에 고배를 마셨다.

우상혁은 2m19로 높이가 올라간 뒤에도 안정적인 점프를 선보였다. 1차 시기에 이 높이를 넘고 여유 있게 다음 단계를 준비했다.바르심도 2m19부터 트랙에 등장했다. 1차 시기부터 바 높이를 아득히 뛰어 넘는 점프로 우승후보다운 기량을 뽐냈다.

다만 최진우는 2m19에서 결승전 여정이 멈췄다. 1, 2, 3차 시기 모두 바를 건드리면서 아쉬움 속에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마무리했다. 싱가포르의 캄 캄프턴도 1, 2, 3차 시기 모두 실패하면서 탈락했다.





2m23에서도 아시아 정상급 선수들은 여전히 가볍게 점프를 뛰었다. 우상혁과 바르심 모두 어렵지 않게 1차 시기에서 이 높이를 넘었다. 태국의 케오담 타완도 1차 시기에서 성공하며 결승전 진행이 더욱 흥미로워졌다.

반면 일본의 마카마츠 료이치, 대만의 푸 차호 흐슈안, 시리아의 하칸 마흐 에딘, 인도의 헤세 샌데쉬 1~3차 시기 모두 바를 건드려 탈락의 쓴맛을 봤다. 

2m26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다. 우상혁, 바르심은 1차 시기에서 이 높이를 성공, 다른 선수들의 점프를 여유 있게 지켜봤다. 2m19, 2m23 모두 2차 시기에서 성공했던 일본의 시노 토모히로는 2m26을 한번에 넘어서며 우상혁과 바르심의 뒤를 이었다. 인도의 쿠쉬아레 사브쉬 안일이 2차 시기, 태국의 케오담 타완은 3차 시기에서 2m26을 턱걸이로 넘고 다음 높이로 플레이를 이어갈 수 있었다.



2m29부터 결승이 더욱 박진감 있게 전개됐다. 우상혁, 바르심, 토모히로가 모두 1차 시기에서 성공했고 사베쉬 안일, 케오담 타완이 1~3차 시기 모두 실패하면서 시상대에 오를 3명이 결정됐다.

메달 색깔은 2m31부터 갈렸다. 우상혁은 1차 시기에서 가뿐히 성공시킨 뒤 오른손으로 가슴을 치며 포효했다. 바르심도 특유의 스웨그를 뽐내며 기쁨을 만끽했다. 토모히로는 2m31을 1~3차 시기 모두 실패하면서 동메달을 확정했다.

이제 결승은 우상혁, 바르심만 나온 가운데 '월드 클래스' 선수들의 진검 승부가 펼쳐졌다. 두 사람 모두 2m33을 1차 시기에 성공시키며 경기장을 가득 메운 7만여 관중의 함성을 이끌어냈다.

우상혁과 바르심 모두 2m35를 뛰기 전 관중석을 향해 두 팔을 벌려 환호를 유도했다. 남자 높이뛰기 결승전 분위기는 점점 더 뜨거워졌다. 2m35는 우상혁의 실외 경기 개인 최고 기록이었다. 반면 바르심은 2m35를 1차 시기에 성공시키며 우상혁보다 금메달에 가까워졌다.

우상혁은 이후 2m37로 바를 높이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1~2차 시기 모두 실패했다. 2m35를 이미 성공한 상태였던 바르심도 2m37에 두 번 도전했지만 모두 바를 건드렸다. 결승전 금메달의 주인공은 바르심이었다. 바르심은 2010 도하, 2014 인천 대회에 이어 개인 통산 세 번째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챙겨가게 됐다.

비록 금메달 획득은 불발됐지만 우상혁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도 큰 성과다. 이번 대회를 절정의 컨디션과 경기력 속에 준비해 기대를 모았지만 바르심이 더 좋은 퍼포먼스를 뽐냈다.

우상혁은 지난달 17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 필드에서 열린 2023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남자 높이뛰기 경기에서 2m35를 넘고 우승을 차지하면서 자신의 기량이 '월드 클래스'라는 걸 입증했다.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은 세계 정상급 육상 선수들만 출전할 수 있다. 육상계에서는 하계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다음으로 중요도가 높은 메이저 대회다.


 
다이아몬드리그는 1년에 총 14개 대회를 치른다. 13개 대회에서 쌓은 랭킹 포인트로 순위를 정해 '챔피언십' 격인 14번째 파이널 대회에서 '최종 승자'를 가린다.

올해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남자 높이뛰기에는 현역 'No.1 점퍼' 카타르의 무타즈 에사 바르심과 지난 8월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우승자 이탈리아의 장마르코 탬베리가 부상으로 불참하기는 했지만 우상혁은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과 경쟁에서 당당히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우상혁은 기세를 몰아 항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손에 넣었다. 비록 바르심을 넘지 못하고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지만 세계 최강자와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002 부산 아시안게임 이진택 이후 끊겼던 한국 남자 높이뛰기 금메달은 3년 후 일본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다시 기약하게 됐다.

우상혁은 차근차근 성장해왔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2m28을 넘고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가운데 이번에는 기록을 2m33까지 높였지만 금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사진=중국 항저우,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