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태극 궁사들이 잘 쐈지만 상대 명중률이 더 좋았다.
한국 양궁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컴파운드 혼성전에서 이 종목 최강 인도와 접전 끝에 은메달을 따냈다.
소채원-주재훈으로 구성된 대표팀은 4일 중국 항저우 푸양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양궁 컴파운드 혼성전 결승에서 인도의 벤남 수레카-데오탈레 프라빈에 158-159로 패했다. 두 팀이 얻을 수 있는 만점이 총 160점인데 한국은 16발의 화살 중 단 2발을 9점에 꽂아넣고 나머지 14발은 10점에 적중시켰다. 하지만 인도 선수들이 단 한 발만 9점을 기록하면서 잘 싸우고도 은메달을 따내게 됐다.
앞서 소채원-주재훈은 준결승에서 천위쉬안-장청웨이(대만)를 158-153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올림픽에서 리커브만 양궁 정식 종목으로 채택한 것과 달리 아시안게임에선 지난 2014년 인천 대회부터 컴파운드 종목도 치러지고 있다.
리커브는 도움 없이 근육 힘으로만 쏘는 활을 가리키며, 컴파운드는 기계의 도움을 받는 활을 말한다. 컴파운드는 50m, 리커브는 70m 거리에서 선수가 활을 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표적지 지름도 달라 리커브가 122cm, 컴파운드가 80cm다. 10점 구역은 각각 12.2cm, 8cm다. '완벽한 10점'을 의미하는 엑스텐(x10) 구역은 각각 6.1cm, 4cm다.
점수 산정 방식도 달라 리커브는 세트제를 실시하지만 컴파운드는 총점제를 채택하고 있다.
컴파운드 혼성전은 남녀 선수가 라운드마다 2발씩 쏘며 총 4엔드에 걸쳐 진행된다. 팀당 만점이 160점인 셈이다. 한국은 1엔드에서 39점, 2엔드에서 40점을 기록했는데 인도가 1~2엔드 모두 40점 만점을 받아 한 점 뒤진 채 3~4엔드를 맞게 됐다.
이 때 데오탈레가 3엔드 첫 발을 9점으로 쏘면서 119-119 동점으로 4엔드에 접어들었지만 소채원이 4엔드 첫 발을 9점 기록하면서 결승전을 아쉽게 마쳤다. 인도 여자 선수 벤남은 이날 자신이 쏜 8발을 모두 10점 과녁에 명중시켰다.
소채원은 직전 대회인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혼성전 준우승에 이어 이 종목 2회 연속 은메달을 차지하게 됐다.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여자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건 적이 있는 소채원은 7일 여자 컴파운드 개인전 결승에서도 혼성전에서 붙었던 벤남과 금메달을 놓고 다툰다.
동호회를 통해 양궁을 시작해 국가대표까지 된 주재훈은 이번 은메달 획득으로 그야말로 '동호회 신화'를 썼다. 주재훈은 한국수력원자력에서 청원 경찰로 일하는, 본업이 있는 선수다. 컴파운드 양궁에 취미를 붙여 몰두하더니 국가대표까지 꿰차고 아시안게임에서 메달 획득이라는 역사를 썼다.
한국은 비록 금메달은 아니지만 양궁 첫 종목인 컴파운드 혼성전에서 결승에 올라 은메달을 따내면서 남은 종목에서도 선전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됐다.
한국 양궁은 4일 오후 3시부터 임시현과 이우석이 리커브 혼성전에 나서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노린다.
임시현-이우석은 베트남과 준준결승에서 붙게 되며 이기면 일본, 대만, 중국, 인도 등과 준결승 및 결승에서 만날 전망이다.
이번 대회 양궁은 3일까지 예선 및 개인전 준결승을 모두 마쳤으며 4일 컴파운드 및 리커브 혼성전, 5일 컴파운드 남·녀 단체전, 6일 리커브 남·녀 단체전, 7일 컴파운드 및 리커브 남·녀 개인전이 벌어진다.
한국은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리커브 여자 대표팀이 3일 열린 여자 개인전 준결승에서 안산과 임시현이 모두 결승에 올라 한국의 금메달과 은메달을 확정지은 상황에서 7일 우승 놓고 둘이 붙는다. 반면 남자 대표팀은 같은 날 펼쳐진 남자 컴파운드 및 리커브 개인전 준결승에서 전부 떨어져 두 종목에선 금메달 획득이 무산됐다. 남자부는 단체전을 통해 금메달에 다시 도전한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혼성전 결승 결과
소채원-주재훈(한국) 158(29-30 30-30 30-29 29-30)159 벤남 수레카-데오탈레 프라빈(인도)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