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KBS 배구 해설위원으로 중계에 첫 데뷔한 김연경 위원이 이재후 캐스터, 윤봉우 해설위원과 함께 ‘위기의 한국 배구’ 긴급 진단에 나섰다.
김연경 위원은 중국과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배구 8강 라운드 1차전(4일 오후 8시)을 앞두고 KBS 스포츠 유튜브에 등장했다. 첫 해설에 대한 소감과 지난 베트남전, 네팔전에 대한 리뷰까지 중계석에서 들을 수 없던 ‘썰’이 쏟아졌다.
김연경 위원은 “제가 해설을 너무 만만히 생각했나 싶을 정도로 준비할 게 정말 많더라”며 “윤봉우 위원에게 정말 많이 배우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에 이재후 캐스터가 “해설과 배구 중 어느 쪽이 더 쉬우세요?”라고 묻자 김연경 위원은 “저 그냥 배구 할”이라고 말끝을 흐려 웃음을 자아냈다.
그리고 여자배구 조별리그 2차전이었던 베트남전 패배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당시 착잡한 표정으로 화제가 된 김연경 위원은 “선수일 때도 아쉬웠는데, 해설위원으로는 아쉬움이 더 커서 여파가 길었다”며 “네팔전 중계 하면서도 그 전날에 이렇게 이겼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있더라”고 설명했다. 또 “내가 뛰었으면...? 여기까지만 하겠다”고 웃으며 말을 아끼기도 했다.
그러나 이내 진지해진 김연경 위원은 “내가 뛰는 동안 미래세대에 대한 준비가 잘 안 된 것 같다. 지금이라도 안 늦었으니 더 좋은 시스템과 유소년 배구 인재 육성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봉우 해설위원 역시 메달권에서 일찌감치 멀어진 남자배구에 대해 “사실 인도와 파키스탄에 실력으로 졌다. 인정해야 하는 부분이다. 동남아 배구 성장세가 무서운데, 우리도 그런 시스템을 본받고 실행해야 앞서갈 수 있다”고 현실을 전했다.
다시 중계 이야기로 돌아와 이재후 캐스터는 김연경 위원에게 “중계석에서 보면 한국 배구를 바라보는 시야가 더 트이나요?”라고 물었다. 이에 김연경 위원은 “밖에서 보니 정말 배구가 잘 보인다. 그런데 중계석과 코트가 좀 가까이 있어서 내 얘기가 들릴 정도면 좋겠다”고 경기 중 선수들을 향해 소리치고 싶을 만큼 애타는(?) 심정을 전했다.
이후 세 사람은 베트남전 패배의 원인이 됐던 4세트의 한 순간을 같이 돌려보며 분석에 들어갔다. 최근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똑같이 2대3 역스윕패를 선사한 베트남에 대해 윤봉우 위원은 “아까 (김연경 위원이) 저한테 ‘밟아야’ 한다고...”라며 웃었다.
김연경 위원은 “에이...밟는다니요. 작살(?) 낸다고 했지”라고 답해 입담을 뽐냈다. 마지막으로 김연경 위원은 “이번 대회 해설 오래 하고 싶다. 4강전 해설 꼭 해 보고 싶다”며 위기의 한국 여자배구가 8강 라운드를 지나 4강에 오를 수 있기를 기원했다.
김연경X윤봉우 해설위원과 이재후 캐스터는 4일 오후 8시부터 중국과의 8강 라운드 1차전을 KBS 1TV에서 생중계한다.
사진= KBS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