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부진했던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결국 와일드카드 엔트리 승선에 실패했다.
토론토는 4일(이하 한국시간) 202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를 앞두고 엔트리를 발표했다. 포스트시즌 엔트리는 정규시즌(28명)보다 2명 적은 26명으로 구성되는데, 이 과정에서 류현진이 빠진 것이다.
토론토는 1차전과 2차전에서 각각 '에이스 케빈 가우스먼과 호세 베리오스를 선발로 내세우는 가운데, 3차전까지 간다면 크리스 배싯이 선발 마운드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디비전시리즈 이후에는 일본인 투수 기쿠치 유세이가 선발진에 합류할 전망이다.
단기전의 특성상 팀 입장에서는 4선발로도 충분히 경기를 운영할 수 있다. 그만큼 입지가 좁아진 류현진의 활용도 역시 낮아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불펜에서 힘을 보태는 것도 쉽지 않다. '마무리' 조던 로마노를 비롯해 이미 가르시아, 채드 그린 등 기존 불펜투수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토론토가 와일드카드 엔트리에서 류현진의 이름을 제외시킬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이미 현지 매체에서는 엔트리 발표 이전부터 부정적인 전망이 관측됐다. 캐나다 현지 매체 스포츠넷은 "토론토가 시즌 막판 투수진 14명 중 류현진과 웨스 파슨스를 제외한 12명으로 포스트시즌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고,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는 "5선발 류현진이 포스트시즌에서 임무를 맡는 건 어려울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결정적으로, 와일드카드 엔트리 승선 실패에 있어서 류현진 본인이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지 못했다.
지난해 6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류현진은 성공적으로 재활을 마친 뒤 지난 8월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경기에서 선발 등판, 자신의 복귀를 알렸다. 이후 안정적인 투구를 보여주면서 8월 한 달간 5경기 24이닝 3승 1패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 팀에 큰 보탬이 됐다.
지난달 초부터 좀처럼 승리를 거두지 못한 류현진은 8월 27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 이후 4경기 연속 피홈런으로 불안함을 보였다. 지난달 24일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원정경기에서는 4⅓이닝 7피안타(3피홈런) 3볼넷 2탈삼진 5실점으로 와르르 무너진 데 이어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1일 탬파베이전에서도 3이닝 7피안타 1탈삼진 2실점으로 조기강판됐다.
류현진은 상대의 집중 공략에 고전하는 모습이었고, 특유의 날카로운 제구가 무뎌졌다. 부상 이전보다 느린 직구는 정타로 연결됐다. 끝내 반등의 계기를 만들지 못한 채 정규시즌을 마감해야 했다.
수술 이후 건강하게 돌아온 건 분명 팀과 선수 모두에게 고무적인 일이었지만, 그 흐름이 꾸준하지 못했던 것이 와일드카드 엔트리 탈락으로 이어졌다. 남은 시리즈에서도 류현진은 기회를 얻는 게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시즌 종료 이후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하는 가운데, 더 이상 토론토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서지 못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한편 토론토는 이날부터 미네소타와의 와일드카드 시리즈에 돌입한다. 미네소타의 1차전 선발투수는 파블로 로페즈다. 와일드카드 시리즈는 3판2선승제로 진행되며, 승자는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에 진출해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격돌한다.
◆토론토 와일드카드 엔트리(26인)
투수(12명) : 크리스 배싯, 호세 베리오스, 헤네시스 카브레라, 이미 가르시아, 케빈 가우스먼, 채드 그린, 조던 힉스, 기쿠치 유세이, 팀 메이자, 트레버 리차드, 조던 로마노, 에릭 스완슨
포수(2명) : 타일러 하이네만, 알레한드로 커크
내야수(8명) : 브랜든 벨트, 보 비셋, 캐반 비지오, 맷 채프먼, 산티아고 에스피날,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위트 메리필드, 데이비스 슈나이더
외야수(4명) : 캠 에덴, 케빈 키어마이어, 조지 스프링어, 달튼 바쇼
사진=AP, AFP, USA투데이스포츠/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