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나승우 기자) 일본 언론이 북한-일본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서 북한의 '깡패 축구'가 나올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분석했다.
지난 1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에 위치한 샤오산스포츠센터경기장에서 열린 북한과 일본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서 전세계를 경악시킨 비매너 플레이가 나왔다.
이번 대회 끈끈한 조직력으로 조별리그 3전 전승을 거둬 16강에 올랐던 북한은 대표팀과 같은 조에 속했던 바레인을 물리치고 8강에 진출했다. 일본과의 경기에서도 전반전을 0-0으로 마치며 준결승 진출을 향한 희망을 봤지만, 후반 5분 우치노 고타로에게 선제골을 내주고 끌려갔다.
후반 29분 김국범의 시원한 중거리 골로 동점을 만들었으나 불과 6분 뒤 마쓰무라 유타에게 페널티킥 결승골을 내줘 1-2로 패했다. 5년 만에 국제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북한 축구는 8강에서 짐을 쌌다.
북한 선수들은 경기 후 주심에게 몰려가 단체로 항의하는 등 위협적인 행동을 했다. 경기장 관계자들이 급히 달려가 선수들과 주심 사이를 떨어뜨려야 할 정도였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2003년생 수비수 김유성은 북한이 0-1로 지던 후반 28분 일본 대표팀 한 스태프가 아이스박스를 들고와 일본 선수들에게 물을 주기 위해 물병을 꺼내자 이를 빼앗아 마시기 시작했다. 이에 일본 스태프가 항의하는 듯 말을 건네자 왼손으로 스태프의 뺨을 때리려는 의도로 주먹직을 하고는 물을 계속 마시는, 이해하기 힘든 짓을 저질렀다. 주위에 있던 일본 선수들도 어이 없다는 듯 두 팔을 들었다. 주심은 즉시 김유성에게 옐로카드를 꺼내들었다.
신용남 북한 감독은 오히려 "몇몇 선수들이 흥분한 것은 사실이지만 주심이 공정하지 못했다. 이건 축구에 대한 모독이다"라고 심판 판정에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북한의 깡패 축구에 봉변을 당한 일본은 왜 이런 비매너 플레이가 나왔는지 이유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아사히 신문 글로벌판은 2일 "북한 축구가 일본에 패한 후 심판에게 달려간 5가지 이유"라는 제목으로 북한의 비매너 행위가 나온 이유를 분석했다.
그 중 하나가 대회 성적에 따라 달라지는 선수들의 처우였다. 매체는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북한 선수들에게도 '천국과 지옥'을 결정하는 중요한 장소였다. 지금껏 아시안게임은 북한에서도 올림픽, 월드컵에 비하면 그다지 중요한 국제대회가 아니었다. 아시안게임에서는 결승전에 진출하는 게 당연하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대표 선수들은 8강에서 패하면 다음 국제대회에 나올 기회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면서 "선수들은 '로동단련대'에 끌려갈 수도 있다.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최소 자신이 원하는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진다. 군대에 가는 것도 각오해야 한다"면서 북한 선수들이 자유를 잃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남겼다면 더 큰 국제무대에서 활약할 기회가 주어졌을 것이다. 한 때 북한의 호날두로 불리며 이탈리아에서 활약하던 한광성처럼 될 수 있었지만 그것고 꿈으로 끝났다"고 덧붙였다.
한편, 다른 이유로는 북한 내에서 스포츠는 전쟁과도 같다는 점, 축구가 최고의 인기 스포츠라는 점, 김정은이 주목하는 스포츠라는 점, 철저한 반일 감정으로 일본에는 질 수 없다는 정신을 가지고 있다는 점 등 4가지를 추가 설명했다.
사진=AFP/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