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기자) 지난 1일(한국시간) 리버풀과 토트넘 홋스퍼 간의 경기 중 발생한 비디오 판독(VAR) 오심이 뜨거운 화제인 가운데, 맨유 레전드 축구 선수로 현재 해설가 활동 중인 게리 네빌이 리버풀 성명문에 대해 "위험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리버풀과 토트넘은 지난 1일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에서 맞대결을 벌였다. 토트넘 홈 경기였다. 치열한 압박과 함께 공수를 주고 받던 가운데, 첫 포문을 연 것은 리버풀의 루이스 디아즈였다. 전반 33분 살라의 좋은 패스를 받은 디아즈가 토트넘의 골문을 열어 젖힌 것이다. 그러나 부심은 디아즈의 위치가 오프사이드임을 알리기 위해 깃발을 들었고 주심은 VAR까지 확인한 후 이를 인정했다. 디아즈의 골이 취소된 것이다.
리버풀은 이후 2명이나 퇴장당하고 선취골까지 내주면서 1-2로 석패했다. 그러나 디아즈의 득점 취소의 여파는 경기 결과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경기 종료 후 판정을 확인한 결과 토트넘 중앙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뒷발에 형성된 최종 수비 라인보다 디아즈가 안쪽에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오프사이드 규정에 따르면 디아즈는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던 것이 아니므로 골은 인정됐어야 한다.
그러나 VAR까지 확인한 주심은 이를 오프사이드로 인정했고 이는 리버풀 감독 위르겐 클롭이 "미친 판정(Crazy decision)"이라고 비난할 정도로 상황은 심각하게 흘러갔다.
이후 영국프로축구심판기구(PGMOL)에선 "인간의 심각한 오류"라고 밝히며 "VAR실에서 온사이드임이 명백해 따로 이의 신청을 하지 않은 결과 주심은 원심을 그대로 유지했다. 소통이 미흡했다"고 사건 경위를 밝혔다. 저 정도 판정을 심판이 하지 못할 것으로 여기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러나 리그 첫 패배를 안겨준 경기가 오심으로 얼룩진 리버풀은 분노했다.
리버풀은 2일 구단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성명문을 발표하며 "PGMOL의 설명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스포츠 정신에 어긋난다", "가능한 모든 대책을 강구해 사건을 명백하게 밝혀낼 것"이라며 PGMOL에 대한 강력한 비판을 쏟아냈다.
하지만 해당 성명문이 모두의 공감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네빌은 자신의 SNS 계정에 "위르겐 클롭 감독은 (오프사이드 오심에 대한) 상황을 잘 다뤘다. 팬들도 공감할 것"이라고 운을 뗀 뒤 "그러나 리버풀의 성명문은 실수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능한 모든 대책을 강구'한다는 것과 '스포츠 정신'을 운운하는 것은 위험하다. 뜻이 명확하지 않고 공격적"이라며 구단의 성명문은 지나친 처사라고 말을 이었다.
또한 "미안하다는 말로 충분하다. 사과는 존중받아야하지 과소평가되선 안된다. 리버풀의 기분을 망치는 듯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한다"며 소신을 드러냈다.
네빌은 리버풀의 영원한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동한 원클럽맨이다.
맨유의 흥망성쇠를 모두 경험한 그는 축구 전문가로 활동을 시작한 이후 지속적으로 리버풀에 대해 라이벌 감정을 배제한 공감과 평가를 내리려 했다. 지난 1일 토트넘과 리버풀의 경기 이후 영국의 스포츠 언론사 '스카이스포츠'에서 진행한 그의 팟캐스트에서는 "(퇴장당한) 커티스 존스, 디오고 조타와 (자책골을 넣은) 조엘 마팁이 안됐다. 라커룸에 들어간 후 느낄 참담한 심정을 알기 때문"이라며 리버풀 선수들에게 공감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리버풀의 미드필더 알렉시스 맥앨리스터는 아르헨티나 대표팀 동료이자 토트넘의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SNS에 리버풀전 승리를 자축하는 게시글을 올리자 "12명의 선수가 있으면 당연한 거지"라고 댓글을 달았다.
경기를 뛰는 토트넘의 11명의 선수에 주심을 더해 심판이 토트넘에게 유리한 판정만을 내렸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로메로는 이에 "집에 가서 울어라"라고 응수했다. 영국 축구 전문지 '스포츠바이블'은 2일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맥알리스터의 해당 댓글에 대해 심판의 진정성을 훼손한 혐의로 징계를 내릴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사진=연합뉴스, 토크스포츠, 트리뷰나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