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2 19:49
스포츠

항저우 3관왕 뒤 파리 생각한 김우민…"더 높은 곳 오르고 싶다" [항저우 인터뷰]

기사입력 2023.09.30 00:16 / 기사수정 2023.09.30 00:24



(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김지수 기자) 한국 남자 수영 중장거리의 간판 김우민(22)은 항저우 수영장의 물살을 가르고 있는 순간에도 다음 목표를 먼저 생각했다. 아시안게임 3관왕에 오른 자신감을 발판으로 내년 세계선수권과 파리 올림픽에서 시상대에 오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우민은 29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에 위치한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 수영장(Hangzhou Olympic Sports Centre aquastic sports arena)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4초36을 기록, 출전 선수 8명 중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김우민은 자유형 400m 우승으로 앞서 지난 25일 남자 계영 800m 금메달과 26일 자유형 1500m 은메달, 28일 자유형 800m 금메달에 이어 항저우 아시안게임 4번째 메달을 손에 넣었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박태환(자유형 100m, 200m, 400m 금메달) 이후 13년 만에 한국 아시안게임 수영 종목 3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아시아 중장거리 종목에서는 적수가 없다는 사실을 입증하면서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자신의 아시아 No.1 대관식으로 만들었다.





김우민은 이날 오전 열린 자유형 400m 예선부터 금메달을 예고했다. 예선 4조에 출전해 3분49초03의 기록으로 이 종목 예선 출전 선수 25명 중 가장 빠른 기록으로 8명까지 주어지는 결승행 티켓을 손쉽게 획득했다.

자유형 400m 결승도 김우민은 위한 무대였다. 스타트와 동시에 선두로 치고나갔다. 첫 100m 턴 때 52초75를 기록, 예선 때 53초67보다 1초 가까이 기록을 줄였다. 200m 지점도 1분49초60으로 예선 때 1분52초29보다 3초 가까이 당겼다. 중국 수영 단거리의 1인자 판잔러가 김우민의 뒤를 부지런히 뒤쫓았지만 역부족이었다.

김우민의 최종 기록은 3분44초36으로 은메달을 딴 판잔러(3분48초81)와는 4초45차이였다. 자유형 400m 결승 레이스를 말 그대로 '지배'하고 당당히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 당일에 한국에서 TV로 응원을 보냈을 국민들에게 큰 선물을 안겼다.

김우민은 자유형 400m 금메달 확정 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추석이라는 좋은 날 3관왕을 달성할 수 있어 기쁘다. 내 금메달이 국민들께 선물이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우민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기간 내내 강행군을 펼쳤다. 계영 800m를 시작으로 자유형 1500m와 800m, 400m 레이스를 연달아 치르면서 체력적인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김우민은 일단 "계영 800m를 뛴 다음날 곧바로 자유형 1500m에 출전하면서 몸이 부서질도록 아팠다"며 "그래도 중간에 하루 휴식을 취하면서 회복이 됐다. 전날에도 자유형 800m를 마치고 몸 컨디션이 조금 처지는 것 같았는데 밤에 계속 관리하면서 먹을 것도 잘 챙겨 먹었다. 덕분에 오늘 아침 정상 컨디션을 되찾았다"고 설명했다.

초반부터 페이스를 끌어올린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선수들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내가 (앞에서) 끌어주면 나를 보고 따라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대한 앞 쪽에서 내 레이스를 하자는 마음으로 집중했다"며 "아시안게임 3관왕 달성이 정말 기쁘다"고 웃었다.

3개의 금메달이 김우민에게 지니는 가치는 모두 동일하지만 느낌은 조금씩 다르다. "계영 800m는 다른 선수들과 함께 이뤄냈기 때문에 더욱 뜻깊고 뭉클하다"며 "개인적으로는 자유형 800m 금메달이 가장 잘한 것 같아 뿌듯하다. 자유형 400m는 기록 욕심을 조금 냈는데 후반에 조금 주춤했지만 그래도 기분 좋은 1등이다"라고 평가했다.




스스로 돌아본 항저우 아시안게임 평가는 100점 만점에 95점이었다. 5점이 빠진 이유는 자유형 1500m 페이스 조절 실패와 더 빠른 자유형 400m 결승 기록을 얻지 못한 부분이었다.

이제 김우민의 시선은 내년 2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과 7월 파리 올림픽으로 향한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으로 자신감을 한껏 끌어올린 만큼 이제는 월드 클래스들이 즐비한 무대에서 당당히 포디움에 오르고 싶다.

김우민은 "일단 수영을 하루는 쉬고 싶다"고 농담을 던진 뒤 "내년 2월 세계선수권은 파리 올림픽 전 마지막 점검 무대라고 생각하고 임하려고 한다. 도하 세계선수권에서 좋은 결과를 얻으면 파리 올림픽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내 주종목 자유형 400m에서 작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자유형 400m 6위, 올해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서 5위에 올랐는데 내년에는 이 순위를 더 높이고 싶다"며 "(파리) 올림픽 때 1위를 하고 싶은 게 개인적인 목표다"라고 덧붙였다.



물론 김우민이 올림픽에서 웃기 위해선 남은 10개월간 기록 경신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하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 7월 열린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서 이 종목 우승을 차지한 새무얼 쇼트(호주)의 당시 기록은 3분40초68이다. 준우승을 차지한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아메드 하프나위(튀니지)는 이보다 0.02초 뒤진 3분40초70으로 들어왔다.

2022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딴 엘라이자 위닝턴의 당시 기록은 3분41초22였다. 어쨌든 김우민이 2~3초는 더 줄여야 하는 셈이다.

일단 10월 전국체육대회, 11월 혹은 12월 국가대표 선발전을 마친 뒤 내년 2월 도하 세계선수권에서 기록 단축을 일궈내면 파리 올림픽에서 박태환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안기는 한국 수영 선수가 될 수 있을지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쑨양이라는 변수도 있다. 도핑 징계로 3년 가까이 국제 무대에 나오지 못한 쑨양은 최근 징계가 풀리는 내년 파리 올림픽을 목표로 담금질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내년이면 쑨양 나이가 33살이 된다.

한편 한국 수영은 3관왕에 오른 김우민과 금2 은2 동2을 따낸 황선우 등 주축 선수들의 맹활약 속에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6개, 은메달 6개, 동메달 10개 등 총 22개의 메달을 획득, 16개의 메달을 따냈던 2006 도하 아시안게임(금메달 3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1개)의 기록을 뛰어넘고 새 역사를 창조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 한달 전 대한체육회가 수영 경영에서 기대했던 최소 4개의 금메달 획득 예상치를 가뿐히 뛰어넘고 기분 좋게 일정을 마쳤다. 김우민 등 수영 대표팀 선수들은 숨가빴던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의 추억을 뒤로 하고 30일 귀국길에 올라 금의환향한다.


◆대한민국 수영 경영대표팀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최종 성적(금6·은6·동10)


▲금메달(6개)

-수영 남자 계영 800m : 황선우, 이호준, 김우민, 양재훈, 이유연, 김건우

-수영 남자 자유형 50m : 지유찬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 황선우

-수영 남자 접영 50m : 백인철

-수영 남자 자유형 800m : 김우민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 김우민

▲은메달(6개)

-수영 남자 자유형 1500m : 김우민

-수영 여자 평영 200m : 권세현

-수영 남자 배영 200m : 이주호

-수영 남자 계영 400m : 황선우, 이호준, 지유찬, 김지훈, 양재훈, 이유연, 김영범

-수영 남자 혼계영 400m : 황선우, 이주호, 최동열, 김영범, 이호준, 조성재, 김지훈

-수영 여자 혼계영 400m : 이은지, 고하루, 김서영, 허연경, 김혜진, 박수진, 정소은

▲동메달(10개)

-수영 남자 배영 100m : 이주호

-수영 남자 자유형 100m : 황선우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 이호준

-수영 남자 평영 100m : 최동열

-수영 남자 평영 200m : 최동열

-수영 여자 배영 100m : 이은지

-수영 여자 배영 200m : 이은지

-수영 여자 개인혼영 200m : 김서영

-수영 여자 계영 800m : 김서영, 허연경, 박수진, 한다경, 이은지, 정소은

-수영 혼성 혼계영 400m : 황선우, 최동열, 김서영, 이은지, 이주호, 허연경


사진=중국 항저우, 김한준 기자, 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