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나승우 기자) 중국 여자 혼계영 대표팀이 치명적인 실수로 대회 실격이라는 망신을 당했다. 이에 따라 한국 수영이 금메달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29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에 위치한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Hangzhou Olympic Sports Centre aquastic sports arena)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여자 혼계영 400m 예선에서 중국 여자 혼계영 대표팀이 4분00초84로 2조 1위로 들어왔으나 부정 출발이 발견되면서 실격 처리됐다.
이에 따라 중국에 이어 들어온 일본(4분02초33)이 예선 전체 1위를 차지했으며, 중국, 일본과 같은 조에서 역영했던 한국(4분06초47)이 예선 2위를 찍었다. 한국은 배영 이은지(17·방산고), 평영 김혜진(28·전북체육회), 접영 박수진(24·경북도청), 자유형 정소은(27·울산광역시청)이 차례대로 입수해 4분06초47로 2위에 올랐다. 싱가포르가 4분07초12로 3위를 차지했다.
당초 예선이 열리기 전까지만 해도 이 종목 유력한 우승후보는 중국이었다. 중국은 지난 7월 후쿠오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결승에 올라 3분57초73을 기록하며 6위에 올랐다.
그러나 이날 예선에선 1번 영자 왕쉐얼의 실수로 모든 것을 망쳤다. 중국은 맨 먼저 들어왔으나 왕쉐얼을 중심으로 선수들 표정이 어두웠고 비디오 리플레이 결과 왕쉐얼이 출발 신호보다 먼저 스타트 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정 출발이 발견되면서 중국은 실격 처리됐고, 일본과 한국이 1, 2위를 차지하게 됐다.
수영 계영 종목에선 스타트나 영자 교대 때 부정 출발로 실격당하는 경우가 가끔씩 일어난다. 2014년 인천 대회 여자 혼계영 400m에서 중국이 예선에서 부정 출발로 실격을 당해 결승에 오르지 못했고 일본이 금메달, 한국이 은메달을 땄다. 당시 한국 수영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거둔 유일한 은메달이었다.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선 중국 남자 대표팀이 400m 혼계영 결승에서 실격당해 일본과 한국이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나눠 가진 적이 있다.
한국 여자대표팀은 중국이 떨어진 가운데 결승에서 일본과 금메달을 위한 한판 승부를 겨루게 됐다. 이 종목 한국신기록은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에서 임다솔, 백수연, 박예린 정소은 등 여자대표팀이 기록한 4분03초38이다.
선수들은 중국의 실격에 "안타깝다"며 동업자 정신을 발휘했다. 이은지는 "중국이 실격 당해 안타깝다"며 "같은 선수로서 상대 실격을 반길 수는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도 "기회가 왔으니 2위가 아닌 금메달을 노려보겠다"고 종목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딸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한국 수영은 28일까지 지유찬의 남자 자유형 50m 금메달, 계영 대표팀의 남자 계영 800m 금메달, 황선우의 남자 자유형 200m 금메달, 백인철의 남자 접영 50m 금메달, 김우민의 남자 자유형 800m 금메달 등 금메달 5개를 따내며 아시안게임 단일 대회 최다 금메달 기록(종전 광저우 대회 4개)을 깨트렸다.
아울러 은메달 4개, 동메달 9개를 따내며 총 메달 18개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총 메달 16개를 경신한 상황이다. 여기서 김우민이 금메달 하나를 더 손에 넣는다면 그야말로 한국 수영의 전성기를 알리는 이번 대회 화려한 피날레가 될 수 있다. 역대 최초로 아시안게임 메달 20개도 경신 가능하다.
한편, 이날 함께 열린 남자 배영 200m에선 이주호가 1분59초82를 기록, 다케하라 히데카즈(일본·1분59초78)에 이은 예선 전체 2위를 기록하고 결승에 올랐다. 접영 50m 예선에선 최동열이 27초06으로 한국신기록을 내며 전체 3위로 결승에 올랐다.
반면 여자 접영 50m에 출전한 정소은은 26초98로 10위에 그쳐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한국 수영은 이번 대회에서 자유형을 중심으로 접영, 배영, 평영, 개인혼영, 계영, 혼계영 등 전종목에서 고루 좋은 실력을 발휘하는 중이다. 29일 결승에서도 김우민과 더불어 여자 혼계영 400m 등 선수단 전체가 유종의 미를 위해 질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수영이 '역대급' 성적을 내고 있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경영 모든 일정은 이날을 끝으로 마무리 된다.
사진=연합뉴스, 중국 항저우, 김한준 기자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