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관왕 도전' 황선우 "200m 예선 만족…부담 사라져 결승전 즐긴다" [항저우 현장]

(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김지수 기자) '한국 수영의 간판' 황선우가 자신의 주종목 자유형 200m 예선을 1위로 가뿐히 통과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단체전에 이어 생애 첫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을 예고했다.

황선우는 27일 오전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Hangzhou Olympic Sports Centre aquastic sports arena)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예선 3조에 출전, 1분47초08을 기록하며 조 1위는 물론 전체 1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예선 5조에서 이호준 역시 1분48초13을 기록, 전체 3위로 무난하게 결승 티켓을 손에 넣었다. 2위는 3조에서 황선우에 이어 들어온 일본의 마노 히데나리로 기록은 1분47초79다.

황선우는 예선 3조 4번 레인에서 힘차게 물살을 갈랐다. 5번 레인 마노를 페이스 메이커 삼아 레이스를 펼쳤다. 100m 지점을 통과할 때 마노를 1.34초 따돌리며 3조 1위를 굳혔고 이후부터는 페이스를 조절하며 결승을 대비한 체력을 비축했다. 남자 자유형 200m에서 1분47초대는 세계선수권, 올림픽 등 메이저 무대에서는 예선 통과가 쉽지 않은 기록이지만 아시안게임에서는 충분했다.

지난 7월 세계선수권 남자 자유형 200m에서 황선우와 함께 결승에 올라 6위를 차지한 이호준도 좋은 기록을 냈다. 이호준은 5조에 속해 일본의 강자 마쓰모토 가쓰히로와 함께 헤엄치면서 조 1위를 차지했다.

중국 단거리의 에이스 판잔러는 예선 4조에서 1분48초42를 기록, 이호준에 이어 4위로 결승에 올랐다. 마쓰모토는 1분48초44로 전체 5위에 올라 결승에서 황선우, 판잔러, 이호준 등과 경쟁을 펼치게 됐다.

황선우는 지난 7월 2023 후쿠오카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4초42를 기록하고 동메달을 따냈다. 스스로 가지고 있던 한국신기록을 갈아치운 것은 물론 중국 쑨양이 2017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 작성한 아시아기록 1분44초39에 0.03초 차까지 따라붙으면서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아시아기록 경신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황선우는 자유형 200m 예선을 마친 뒤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전날 혼계영 400m 결승을 마치고 숙소에 밤늦게 도착했는데 그래도 푹 잘 자고 잘 쉬고 오늘 아침 예선을 준비했다. 괜찮은 레이스를 펼친 것 같다"며 "1분47초대 기록이 예선에서 나왔는데 일단 처음 100m는 페이스를 올린 다음 후반에 유지하는 식으로 하려고 했는데 잘 됐다. 만족스러웠던 레이스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황선우는 지난 24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종목 시작 이후 성공적으로 대회를 치르고 있다.

자유형 100m 동메달을 시작으로 25일에는 계영 800m에서 한국 수영 사상 첫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의 역사를 썼다. 마지막 영자로 나서 '금빛 역영'의 순간에 마침표를 찍었다. 계영 800m는 7분01초73으로 아시아 기록을 새로 수립해 겹경사를 맞았다.

26일 출전한 혼계영 400m에서도 은메달을 목에 걸고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마지막 자유형 영자로 나선 황선우가 3분32초05로 터치 패드를 찍고 한국 기록을 2초20 앞당기는 쾌거를 이뤘다. 출전하는 종목마다 시상대에 오르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다만 체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게 사실이다. 황선우의 주종목 자유형 200m는 올림픽, 세계선수권 등 메이저 대회에서는 대회 초반 일정이 잡히지만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경우 다소 뒤로 밀렸다.

하지만 황선우는 "세계선수권보다 아시안게임이 덜 지치는 것 같다. 아시안게임은 예선이 조금 더 수월하고 단체전은 예선을 안 뛰고 결승에만 출전할 수 있다. 컨디션을 관리하기가 좋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오늘 오후에 자유형 200m 결승을 뛰고 바로 다른 단체전 경기(혼성 혼계영 400m 결승)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빡빡한 일정이 될 것 같다"면서도 "이런 일정은 세계적인 선수들도 하는 일정이라고 하는데 나도 한 번 해보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아시안게임 중간 평가에서도 스스로의 성적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개인전 금메달은 아직 손에 넣지 못했지만 한국 수영이 현재까지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 동메달 5개 등 총 9개의 메달을 챙기면서 대표팀 전체가 큰 시너지를 얻고 있다.

황선우는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이렇게 메달을 딴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다. 나는 개인전(자유형 100m) 동메달을 따고 단체전도 멤버들과 정말 잘 화합을 해서 금메달(계영 800m)과 은메달(혼계영 400m)을 따서 지금 계속 있었던 부담감들이 많이 내려갔다"며 "오늘 오후에 있는 자유형 200m 결승은 부담 없이 제가 하고 싶은 만큼 다 즐겨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황선우가 항저우 아시안게임 자유형 2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따내기 위해서는 지난 7월 일본 후쿠오카 세계선수권 이 종목 결승 기록 1분44초42에 근접해야 한다.

라이벌 판잔러가 항저우 아시안게임 계영 800m 결승에서 자신의 몫인 200m 기록으로 1분44초47을 찍으면서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하고 있어 황선우도 더욱 분발이 필요하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황선우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계영 800m 결승 200m 기록은 1분45초04로 판잔러에 뒤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