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김지수 기자) 박혜진(26)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태권도 겨루기 종목에서 우리나라의 두 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박혜진은 26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린안 스포츠문화전시센터(Lin'an Sports Culture Exhibition Centre)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태권도 여자 53kg급 결승전에서 대만의 린웨이준을 라운드 점수 2-1(7-6 7-9 12-9)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혜진은 1라운드를 먼저 따내며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린웨이준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2라운드에서 박혜진을 괴롭힌 끝에 승부를 3라운드로 끌고 갔다.
박혜진은 3라운드 초반 3-6으로 끌려가며 고전했지만 이후 7-6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12-9로 3라운드를 챙기면서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태권도 53kg 최강자로 우뚝 섰다.
박혜진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태권도 53kg급에서 16강에서 네팔의 아야사 라마를 꺾은 것을 시작으로 8강에서 카자흐스탄의 아지자 카라자노바를 제압하고 준결승까지 순조롭게 안착했다.
준결승에서는 태국의 추티칸 종콜라타나와타나를 라운드 점수 2-0으로 제압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라운드 점수는 2-0이었지만 스코어는 각각 0-0, 1-1로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접전이 펼쳐졌다.
박혜진은 동점 시 회전 기술, 머리·몸통 공격 시도 등을 집계해 승자를 가리는 규정에 추티칸 종콜라타나와타나을 상대로 1, 2라운드를 모두 따내면서 결승에 진출, 금메달을 향한 힘찬 도전을 이어갔다. 여자 57kg에 출전한 김유진이 4강에서 중국의 뤄쭝스에게 패했던 아쉬움을 박혜진이 털어줬다.
박혜진은 세계태권도연맹(WT) 랭킹 31위로 항저우 아시안게임 전까지 세계 최정상급 선수로 불리지는 못했다. 지난해 11월 2022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출전했지만 8강에서 탈락하며 입상권 진입이 불발됐다.
하지만 박혜진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커리어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맛보며 지난날의 아픔을 깨끗하게 털어냈다. 결승전 상대였던 린웨이준의 신장은 180cm로 167cm인 박혜진과 13cm나 차이가 있었지만 키는 박혜진의 금메달 도전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박혜진은 불리한 체격 조건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경기 운영 능력을 바탕으로 승부처 때마다 득점을 따내며 아시아 정상을 밟았다.
한국 태권도는 지난 25일 남자 58kg급의 장준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우리나라의 태권도 겨루기 종목 첫 금메달을 수확한 가운데 이튿날에도 박혜진이 '금빛 발차기'를 선보였다. 대회 개막 첫날이었던 지난 24일 태권도 품새 종목 금메달 2개를 모두 휩쓸었던 가운데 항저우에서 아시안게임 '효자 종목'의 명성을 회복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