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전 아스널 감독이자 무패우승의 신화를 일궈내며 많은 구단 레전드를 배출한 아르센 벵거가 놓친 스타 선수가 있다. 아스널의 영원한 라이벌 팀인 토트넘 홋스퍼 소속으로 뛰었던 개러스 베일이다.
26일(한국시간) 영국의 축구 전문 웹진 '풋볼팬캐스트(Football Fan Cast)'가 "벵거는 베일을 놓치고 땅을 치며 후회했다"고 전했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벵거는 2006년 베일을 고작 500만 파운드(약 82억원)에 영입할 수 있었음에도 그러지 않았다"고 보도하며 "벵거가 엄격하게 선수들의 포지션을 분류하기 때문에 베일을 레프트백으로 보고 영입하지 않았다"고 했다. "벵거는 이미 애슐리 콜과 가엘 클리시 등 탄탄한 레프트백을 보유하기 있었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해당 매체는 과거 베일의 토트넘 활약에 주목하며 당대 아스널 레전드 로베르 피레와 비교 및 분석을 진행했다.
벵거가 2000년 점찍어 직접 영입한 뒤 오른쪽 윙어에서 왼쪽 윙어로 포지션 변화를 거치고 전설적인 선수로 커리어를 화려하게 장식한 피레는 아스널에서만 284경기를 뛰며 아스널 역대 최다 출전 선수 15위에 이름을 올리는 등 활약했다. 아스널 오기 전엔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 프랑스 우승에 공헌하기도 했다.
프랑스 출신의 피레는 벵거 감독과 2번의 프리미어리그 우승과 3번의 FA컵 우승을 경험했고 아스널 통산 85골 61도움을 기록했다. 피레는 아스널 명예의 전당에도 6번째로 이름을 올리는 등 전설적인 커리어를 쌓았지만, '풋볼팬캐스트'는 베일의 압도적 우승 경력과 소속 대표팀의 실력 차에도 분전하며 괄목할 만한 결과를 낸 베일의 손을 들어줬다. 벵거 또한 베일을 영입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기도 했다.
벵거는 지난 2013년 '더 선'과의 인터뷰에서 "베일을 영입하지 않은 것은 나의 큰 실수"라고 전하며 "베일이 미드필드에서도 활약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토트넘에 가서 힘들게 적응한 후 그는 매우 잘해줬다"고 과거를 돌아봤다. 이어 "때로는 자신에게 맞는 포지션을 찾아가면 (선수는) 완전히 바뀔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토트넘에 2007년 도착한 베일은 포지션 변경 후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그는 토트넘에서 뛰며 윙백이었던 본래의 포지션에서 탈피해 윙어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베일은 완전히 만개해 토트넘에서의 마지막을 보냈던 2013년 여름까지 통산 46골 55도움을 올리며 그의 공격적인 능력을 뽐냈다.
2012/13 시즌에만 리그 21골을 기록한 베일은 잉글랜드-웨일스 프로축구선수협회(PFA)가 수여하는 올해의 선수 상을 수상한 후 해당 시즌 종료 후 8600만 파운드(약 1470억원)라는 이적료 신기록으로 스페인의 거함 레알 마드리드로 옮겨 총 8시즌동안 256경기를 뛰며 106골 67도움을 올리는 등 빼어난 활약을 선보였다.
컵 대회에서도 그의 수상 기록은 대단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베일은 5회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했으며 3회의 라리가 우승을 견인하는 등, 2010년대 중후반 레알 마드리드의 유럽 축구 지배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또한 베일은 대표팀에서도 활약하며 조국 웨일스를 2016 유로에서 사상 첫 4강으로 이끌었고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선 64년만에 웨일스 대표팀과 함께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하는 등 낭만적인 커리어를 보낸 선수이기도 했다.
만약 벵거가 베일을 영입했다면 어땠을까. 피레 등 주요 자원들이 팀을 옮긴 2006년 이후 어떠한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한 아스널과 벵거 감독이 베일을 제 때 영입했다면 프리미어리그의 역사가 바뀌었을 수 있다.
토트넘 또한 레알에게 베일을 팔지 못해 재정적 여유를 확보하지 못했을 것이며, 그것은 지금 토트넘이 가진 경쟁력에 큰 타격을 줬을 수 있다는 것이 지배적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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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