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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기로' 데헤아가 그리운 맨유 팬…"비판한 거 후회, 이제야 깨달아요"

기사입력 2023.09.23 10:37 / 기사수정 2023.09.23 10:47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안드레 오나나의 부진이 이어지다 보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이 다비드 데헤아를 그리워하기 시작했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지난 22일(한국시간) "오나나는 맨유에서 데뷔한 이후 6경기에서 14실점을 허용하면서 데헤아와 같은 압박을 받고 있다. 그는 과연 데헤아의 업그레이드일까?"라고 보도했다.

맨유는 2023/24시즌을 앞두고 2011년부터 골문을 지켜온 수호신 데헤아와 이별했다.맨유에서 12년을 뛰는 동안 545경기에 나와 클린시트 190회를 기록한 데헤아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전 경기 출전해 무실점을 17번이나 기록하면서 골든 글러브를 수상했다.

데헤아는 맨유 구단 역사상 가장 많은 클린시트를 기록한 골키퍼로 등극하면서 레전드 반열에 올랐지만 2023/24시즌을 앞두고 재계약에 실패해 지난 6월 30일에 계약이 만료되면서 맨유와 작별하게 됐다.





맨유가 데헤아와 작별하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데헤아는 방출되기 전까지 주급 37만 5000파운드(약 6억 2700만원)로 구단 내에서 가장 많은 급여를 수령 중인 선수였다.

맨유는 데헤아에게 재계약을 체결하는 조건으로 연봉을 대폭 삭감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끝내 결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헤아가 맨유를 떠나게 된 또 다른 이유로 팬들은 '안정성 부족'을 꼽았다. 데헤아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무실점 경기를 가장 많이 기록한 골키퍼이지만 패스나 선방에서 실수를 종종 범하면서 비판에 시달렸다.

후방 빌드업 도중 패스 미스를 범하면서 위기를 초래하거나 장점이던 선방 능력도 이전보다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축구 통계매체 'FBREF'에 따르면, 데헤아는 지난 시즌 선방률이 71.1%에 이르면서 프리미어리그에서 10번째로 높은 선방률을 기록했다.





맨유가 데헤아를 보내고 새로 영입한 골키퍼는 카메룬 출신 안드레 오나나였다. 오나나는 아약스 시절부터 에릭 턴 하흐 맨유 감독과 함께했던 골키퍼로, 지난 시즌 인터밀란이 유럽축구연맹(UEFA) 준우승을 차지하는데 적지 않은 공을 세웠다.

맨유를 이끄는 턴 하흐 감독은 데헤아 대체자로 제자였던 오나나 영입을 추진했다. 턴 하흐 감독의 요청에 따라 맨유는 인터밀란에 이적료 4700만 파운드(약 768억원)를 지불하고 오나나를 데려왔다.

새 시즌을 앞두고 맨유 유니폼을 입은 오나나는 턴 하흐 감독의 신임을 받아 개막 후 전경기 선발 출전했지만 6경기 동안 14실점을 하면서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맨유는 프리미어리그 개막전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전에서 1-0으로 승리한 이후, 리그 4경기에서 최소 2골을 내주면서 4경기 동안 10실점했다. 지난 21일 바이에른 뮌헨과의 2023/24시즌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도 4실점 하면서 3-4로 패했는데, 맨유가 3경기 연속(아스널전 1-3, 브라이턴전 1-3, 뮌헨전 3-4) 3실점 이상 한건 1978년 이후 약 45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오나나는 뮌헨전에서 0-0 흐름이 이어지던 전반 28분 페널티박스 우측에서 르로이 사네가 시도한 슈팅이 비교적 막기 쉽게 날아왔음에도 이를 제대로 막지 못했고, 공은 오나나를 맞고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오나나는 실점 이후 고개를 숙이며 스스로에 대한 강한 실망감을 표했고, 이후 뮌헨의 득점들에서도 오나나는 좀처럼 뛰어난 선방 능력은 보여주지 못하며 손쉽게 막히고 말았다.

오나나가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주다 보니 아직 시즌 초반임에도 데헤아를 방출하고 거액에 데려올 만한 선수인지 의구심이 생겼다. 일각에서는 데헤아 역시 프리미어리그에 처음 입성했을 때 부진한 모습을 보여 비판에 시달렸지만, 이를 극복하고 맨유 레전드가 됐듯이 오나나에게도 시간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나나를 데헤아와 비교하는 목소리가 계속 커지자 '데일리 메일'은 직접 맨유 데뷔 이후 오나나 6경기 성적과 지난 시즌 데헤아의 초반과 마지막 6경기 데이터를 조사해 비교했다.





매체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오나나는 데헤아보다 더 많은 실점을 기록했고, 선방 횟수는 많았지만 선방률은 낮았다. 데헤아는 초반 6경기와 마지막 6경기에서 각각 8실점 5실점을 했는데, 오나나는 개막 후 6경기에서 데헤아가 12경기에서 실점한 것보다 많은 14골을 내줬다.

선방 횟수는 25회로 데헤아(18회, 16회)보다 많았지만 선방률 64.1%를 기록하며 데헤아의 초반 6경기 선방률(68%)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데헤아는 마지막 6경기 때 선방률 76.2%를 기록하면서 맨유가 리그 3위로 시즌을 마무리하게 만들었고, 클린시트를 1위를 달성해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오나나는 데헤아보다 선방률에서 낮은 모습을 보였지만, 턴 하흐 감독이 오나나를 영입한 이유인 패스 부분에선 오나나가 데헤아보다 우위였다. 오나나는 6경기에서 패스 200회를 시도해 패스 성공률 76%를 기록하면서 장기인 발밑과 후방 빌드업을 과시했다.

또 200번의 패스 중 롱패스 비율이 31.5% 밖에 되지 않아 부정확한 롱패스로 상대에게 소유권을 넘겨주는 횟수가 적었다. 이는 지난 시즌 데헤아가 지적받았던 문제로, 특히 데헤아는 마지막 6경기 때 패스 성공률도 64.9%로 높지 않은데 패스의 절반(49.4%)이 롱패스이면서 턴 하흐 감독이 원하는 후방 빌드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결국 오나나는 데헤아와 달리 턴 하흐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다. 그러나 골키퍼 본연의 임무는 슈팅을 막는 것이기에 발밑이 좋다고 하더라도 선방이 좋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그러면서 턴 하흐 감독은 자신의 제자를 쓰기 위해 구단 레전드를 홀대한다는 '편애 의혹'까지 불거진 상태이다. 일부 언론들은 맨유 선수들이 구단 레전드이자 많은 지지를 받고 있던 데헤아를 홀대한 것을 두고 화가 나 있는 상태라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영국 '더선'은 22일 "맨유 선수단은 턴 하흐 감독이 데헤아를 기념식도 없이 내보낸 점에 대해서 분노하고 있다"라며 "데헤아는 맨유 시절 동료들로부터 인기가 많았고, 지난 시즌엔 프리미어리그에서 클린시트 1위를 기록하며 골든 글러브를 수상했다"라며 데헤아가 오랜 헌신에 비해 너무 초라하게 떠난 여파가 팀 내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새로 골문을 맡은 오나나가 제 실력이 아니다 보니 팀 내에서 데헤아 그리워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진다는 얘기다. 특히 오나나는 턴 하흐 감독이 아약스 시절부터 함께했던 선수라 '편애 의혹'이 나올 수 밖에 없어, 오나나가 실력과 결과로 현 상황을 극복하는 것 외에는 남지 않게 됐다.





한편, 턴 하흐 감독의 신임을 얻지 못하고 맨유를 떠난 데헤아는 아직까지 새 소속팀을 찾지 못하면 여전히 FA(자유계약선수)인 상태이다. 무소속 기간이 길어지면서 데헤아가 33세 이른 나이에 현역에서 은퇴할 수도 있다는 충격적인 소식까지 전해졌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 22일  "데헤아는 주요 클럽으로부터 주전 골키퍼 자리를 제안받지 못하면 은퇴할 수도 있다"라며 "그는 지금까지 사우디아라비아 등으로부터 여러 차례 제의를 받았지만 거부했다. 데헤아에게 돈은 동기 부여가 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데헤아는 적절한 구단과 지금이 자신의 전성기라 생각하는 감독의 제안을 기대하며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라며 "오는 11월에 만 33세가 되는 데헤아는 메이저 대회 타이틀을 두고 경쟁할 수 있는 클럽에서 뛰고 싶어 한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데헤아가 뛰고 싶어 할 만한 클럽들이 별다른 관심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데헤아는 은퇴 기로에 서게 됐다. 과거 데헤아를 강력하게 원했던 스페인 라리가 명문 레알 마드리드는 새 시즌을 앞두고 주전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가 십자인대 파열 부상으로 장기간 이탈하게 됐음에도, FA인 데헤아가 아닌 첼시로부터 케파 아리사발라가를 임대 영입하는 걸 택했다.

끝내 유럽 빅클럽 중 데헤아에 관심을 보이는 구단이 나타나지 않게 된다면, 데헤아가 자존심을 굽히고 현역 연장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로 향할지 아니면 골키퍼로서 전성기나 다름이 없는 33세 다소 이른 나이에 그라운드를 떠날지 주목된다.


사진=스카이스포츠, 데일리 메일 캡처, AP, PA Wire, EPA, DPA/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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