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최원영 기자) 두산 베어스의 양의지, 진짜 없어선 안 된다.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이승엽 두산 감독이 삼성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선발투수 브랜든 와델을 칭찬 중이었다. 마침 더그아웃에 포수 양의지가 지나갔다. 이승엽 감독은 양의지가 들을 수 있도록 큰 목소리로 "양의지 선수가 워낙 리드를 잘해준다"고 외쳤다. 양의지는 멋쩍은 듯 타월로 얼굴을 연신 닦으며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두산은 지난 21일 대구 삼성전서 5-1로 승리했다. 선발 브랜든이 양의지와 배터리 호흡을 맞추며 6이닝 2피안타 3사사구 8탈삼진 1실점, 총 투구 수 96개(스트라이크 61개)로 호투했다.
양의지의 활약도 만만치 않았다. 4타수 3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으로 화력을 뽐냈다. 최근 10경기 연속 안타 및 4경기 연속 홈런으로 맹폭했다.
1회 1사 1, 2루서 안타로 1사 만루를 만들었다. 3회 2사 1루서는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를 기록했다. 상대 이재현이 타구를 잡아내지 못해 출루에 성공했다. 6회엔 선두타자로 나서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상대 선발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의 4구째, 커브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뷰캐넌이 잘 던진 공을 더욱 잘 받아쳤다. 비거리 119m의 솔로 홈런이자 시즌 14호포로 연결했다.
양의지의 시즌 성적은 타율 0.315(371타수 117안타) 14홈런 55타점이 됐다. 최근 10경기 성적은 타율 0.350(40타수 14안타) 4홈런 8타점으로 훌륭하다.
이승엽 감독도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이 감독은 "컨디션이 좋든 안 좋든 양의지는 양의지다. 포수라는 특수한 포지션임에도 이렇게 타격을 잘해준다"며 "'대체 불가'를 떠나 정말 팀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고 극찬했다. 이어 "다른 선수들의 컨디션도 체크 중이지만 양의지는 힘든 포지션이라 더 신경 쓰며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적장인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도 혀를 내둘렀다. 박 감독은 "팀에는 항상 찬스일 때 장타를 쳐주는 선수가 필요하다. 상대 팀이지만 양의지는 그런 것을 잘하는 듯하다"며 "그만한 능력이 있으니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양의지는 평소처럼 무덤덤했다. "나도 모르게 갑자기 밸런스가 좋아진 것 같다"며 운을 띄웠다.
앞서 옆구리 부상이 있었던 양의지는 지난달 22일 1군에 복귀했다. 그는 "복귀 후 다시 포수로 뛰었는데 그때부터 밸런스가 많이 깨졌다. 경기 감각 등도 안 좋았다"며 "2주 정도 힘들더라. 지난주부터 괜찮아진 듯하다. 안타, 홈런이 하나씩 나오며 타석에서 내 스윙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모든 초점은 포스트시즌 진출에 맞췄다. 두산은 현재 4위다. 3위 NC와 2.5게임 차, 5위 SSG와 2게임 차다. 양의지는 "모두가 하나 된 마음으로 뛰고 있어 분위기가 좋다"며 "나도 최근 2년 동안 가을야구를 못했다. 그 심장 떨리는 느낌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싶다.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알기 때문에 포스트시즌에는 더 재밌을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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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