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바이에른 뮌헨전 패배 이후 안드레 오나나의 선방 실력에 대한 많은 의문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맨유는 2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A조 1차전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에서 3-4로 패했다.
맨유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3위와 풋볼리그컵(EFL컵) 우승으로 올 시즌 큰 기대를 받았으나, 시즌 초반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과 팀 안팎으로 계속해서 문제가 터지며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다. 최근에는 리그에서 아스널과 브라이턴에 연이어 1-3 패배를 기록하며 분위기가 크게 꺾였다. 이런 상황에서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조차 뮌헨에게 패하며 분위기 반등에 실패했다.
맨유는 이날 경기에서 스코어로만 보면 비교적 뮌헨과 대등한 경기를 했다고 보여질 수 있으나, 경기 내용에서 크게 밀렸다. 뮌헨은 경기 내내 주도권을 잡고 분위기를 이끌었으며, 선제골과 계속 달아나는 득점에 성공하며 승리했다.
맨유는 후반 4분 라스무스 호일룬의 득점과 후반 43분과 추가시간에 터진 카세미루의 득점으로 따라붙었는데, 득점 장면들 모두 약간의 운이 따랐으며, 이외에는 위협적인 장면을 거의 연출하지 못했다.
이날 경기 패배 후 맨유는 수비진과 일부 공격수들을 포함해 여러 선수가 비판을 받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큰 비판을 받은 선수 중 한 명은 바로 오나나였다. 오나나는 이날 경기 0-0 흐름이 이어지던 전반 28분 페널티박스 우측에서 르로이 사네가 시도한 슈팅이 비교적 막기 쉽게 날아왔는데, 이를 제대로 막지 못하며 공은 오나나를 맞고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오나나는 실점 이후 고개를 숙이며 스스로에 대한 강한 실망감을 표했고, 이후 뮌헨의 득점들에서도 오나나는 좀처럼 뛰어난 선방 능력은 보여주지 못하며 손쉽게 막히고 말았다.
에릭 턴 하흐 감독은 "우리가 훨씬 더 잘한 경기였지만 안드레(오나나)는 너무 간단한 실수를 범했다"라며 오나나의 실수를 지적했다. 오나나도 기자회견에서 "내가 팀을 실망시켰다. 오늘 경기에서 나 때문에 승라히자 못했다"라고 자책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 매체에서는 올 시즌을 앞두고 맨유가 다비드 데헤아를 오나나로 교체한 것에 대한 지적이 등장했다.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는 21일 "맨유는 값비싼 오나나의 고함소리에 다시 무너졌다"라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오나나는 턴 하흐 감독과 데헤아의 업그레이드라고 판단해 계약을 맺었지만, 지금까지는 그런 주장이 매우 설득력이 없다"라고 전했다.
이어 "턴 하흐는 손에 문제를 겪고 있는 오나나로 발로 공을 다루는 데 어려움을 겪는 데헤아를 교체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팀의 수비 활동에 대해 지적한 것이 옳았다. 하지만 경기 자체에서 손을 더 잘 사용하는 것이 중요했다. 사네의 슈팅 당시 오나나는 일상적인 세이브였어여 할 만큼 충분히 가까웠다"라며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데헤아는 턴 하흐 감독이 원하는 빌드업이 좋은 골키퍼는 아니었지만, 선방 실력만큼은 지난 시즌도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2022/23 시즌 골든 글로브를 수상하기도 했다.
매체는 "그는 불과 3달 전에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했던 골키퍼라고 보기에는 설득력이 없는 맨유 경력의 시작이었고, 턴 하흐 감독이 자신의 영입 실수를 인정하고 그를 정리해야 한다고 느낀다면, 그를 대체할 골키퍼가 부족하지는 않을 것이다"라며 계속 이런 부진이 이어진다면 오나나가 밀려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오나나는 이번 뮌헨전 뿐만 아니라 지난 브라이턴전 후에도 데헤아와 비교되며 비판을 받았다.
영국 매체 '토크스포츠'의 진행자인 마크 골드브리지는 브라이턴전 이후 토크스포츠 프로그램에서 맨유의 골키퍼 교체에 대해 "어리석은 결정이었다"라고 언급했다.
골드브리지는 "오나나를 좋아하지만, 이건 정말 실수다. 지난 시즌 너무 많은 사람들이 데헤아를 팀 내 문제라고 깎아내렸다. 그는 팀에서 문제가 되지 않았다"라며 데헤아를 옹호했다.
이어 "올 시즌 맨유는 5경기에서 10골을 내줬다. 평균 2골 실점한 수준이다. 반면 데헤아는 지난 시즌 17번의 클린시트를 기록했으며, 홈에서 단 9실점만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 시즌 맨유는 벌써 홈에서 5골을 실점했다"라며 오나나의 선방 능력에 대해 의문을 품었다.
골드브리지는 데헤아를 칭찬하며 "사람들은 깨어나야 한다. 우리는 데헤아를 교체할 필요가 없었다. 후방에서 플레이하는 능력은 없지만, 실점하지 않는 골드글로브 수상자를 바꿨어야만 했나? 맨유는 볼 플레잉 골키퍼를 위해 수비를 무너뜨렸다"라며 골키퍼 교체에 대해 강한 아쉬움을 표했다.
뮌헨전 부진 이후 계속해서 기량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는 오나가가 언제쯤 턴 하흐 감독의 기대에 어울리는 선방 능력까지 보여줄지도 맨유 팬들의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사진=AFP, EPA, 로이터/연합뉴스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