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6연패 수렁에 빠진 KIA 타이거즈가 선발투수 두 명을 한꺼번에 꺼내든다. 이의리와 마리오 산체스가 연패 스토퍼 역할을 해낼 수 있을까.
KIA는 21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정규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이의리를 선발로 내보낸다. 한화의 선발투수는 펠릭스 페냐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된 이의리는 대표팀 소집을 앞두고 마지막 선발 등판에 나선다. 올 시즌 23경기 107⅓이닝 10승 6패 평균자책점 4.19를 기록 중으로, 가장 최근 선발 등판이었던 9일 LG 트윈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4⅓이닝 3피안타 5사사구 3탈삼진 4실점(3자책)으로 부진했다.
이날 경기 도중 왼손 중지 굳은살이 벗겨지면서 또 물집이 이의리의 발목을 잡았고, 결국 그는 엔트리 말소 이후 열흘 넘게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다. 충분히 휴식을 취했고 또 상태가 호전됐기 때문에 투구를 소화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
다만 이의리에게 많은 이닝을 맡기지 않을 것이라는 게 KIA의 생각이다. 이미 지난 주말 두산 베어스와의 3연전을 치르면서 어느 정도 선발 로테이션에 대한 구상을 마친 김종국 KIA 감독은 "살이 다시 생기고 있긴 하지만, 많은 공을 던지는 건 쉽지 않을 것 같다. 2~3이닝 정도 생각 중이다"라고 이의리의 등판 계획을 전한 바 있다. 투구수로 따졌을 땐 3~40개 정도 소화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해 보인다.
이의리와 함께 또 한 명의 투수가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외국인 투수 산체스다. 시즌 도중 아도니스 메디나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된 산체스는 7월 9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KBO 데뷔전을 치렀고, 이후 꾸준히 많은 이닝을 던지면서 선발진의 한 축을 책임졌다. 올 시즌 성적은 8경기 44⅓이닝 4승 2패 평균자책점 5.28이다.
그러던 중 문제가 생겼다. 지난달 25일 광주 한화전이 끝난 뒤 몸 상태에 이상을 느낀 산체스는 병원 검진을 받았고, 우측 주관절(팔꿈치) 내측측부인대 부분 손상 및 충돌 증후군 증상 소견을 받았다. KIA 구단에 따르면, 재활에 약 3주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됐다. 후반기 순위 경쟁이 한창인 팀에게도, 한국에 온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산체스에게도 부상이 아쉽기만 했다.
부상 이후 산체스는 순조로운 회복세를 보였고, 9월 내로 복귀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이달 초부터 캐치볼과 롱토스로 컨디션을 끌어올린 데 이어 지난주에는 불펜 피칭에 이어 라이브 피칭까지 실시했다. 17일 2군 홈구장인 함평-KIA챌린저스필드에서 진행된 라이브 피칭의 경우 세트당 20구씩 총 2세트를 소화했고, 직구 평균 구속과 최고 구속은 각각 142km, 144km로 측정됐다. 가장 많이 구사한 구종은 직구와 스위퍼(이상 11개)로, 커브(7개)·슬라이더(6개)·체인지업(5개)이 그 뒤를 이었다. 캐치볼부터 라이브 피칭까지 모든 과정을 통증 없이 건강하게 마쳤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김종국 감독은 "(이의리와) 마찬가지로 산체스도 많은 공을 던지는 게 쉽지 않다. 투구수를 맞춰서 실전에 투입해야 할 것 같다"라며 "투구수는 5~60개 정도를 생각 중이다"고 말했다. 이의리보다는 좀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휴식 혹은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던 두 선수가 함께 복귀전을 갖는 만큼 KIA로선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경기를 맞이한다. 우측 햄스트링 손상 진단으로 잔여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된 나성범이 이탈한 뒤 팀이 치르는 첫 경기라는 점도 주목해봐야 할 대목이다. 현재 60승2무58패(0.508)로 6연패를 기록 중인 KIA는 선발투수가 두 명이나 나오는 경기에서 승리함으로써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만약 타선이 페냐에 고전하거나 이의리 또는 산체스가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면 KIA는 연패를 끊지 못하고 대전을 떠나야 할 수도 있다. 지난달 3일 대전 두산전을 끝으로 7경기째 시즌 8승에 묶여있는 한화 선발 페냐로서도 승리가 간절하다.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웃는 팀은 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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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