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MBC 아나운서 오승훈이 김대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의식한 듯한 응원글로 누리꾼들의 관심을 불러모았다.
오승훈은 최근 개인 채널을 통해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망원경으로 달을 관찰하다 검게 보이는 무늬 부분에 물이 있을 거라 여겼고, 그 부분을 '달의 바다'라고 이름 붙였다. 이후 '달의 바다'는 어두운 색을 띠며 주변보다 지대가 낮고 지형이 편평하기에 검게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바다라는 왜곡된 이미지는 남았다"면서 "달의 뒷면은 우리가 아는 달과 전혀 다른 이미지"라 설명했다.
그가 이 같이 '달'에 대한 설명을 남긴 이유는 바로 방송에서 비치는 '이미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함이었다. 방송에서 보여지는 이미지가 달의 앞면이라고 했을 때, 이를 통해 즐거움이나 힐링을 선사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달과 같이 앞면이 왜곡된 이미지를 심을 수도 있고, 뒷면이 상상과 다른 모습일 수도 있다는 점을 더했다.
그러면서 "자주 노출되는 방송인일수록 이미지가 지속적으로 소비되고, 때로는 진실과 다른 이미지가 덧씌워지기도 한다. 사람들의 요구에 따라 때론 뒷면을 보일 수밖에 없고, 보여서 좋을 것 없는 부분이 원하지 않게 드러나기도 한다. 그렇게 원치 않게 사람들의 실망, 질책, 안타까움들을 마주해야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을 겪게 되는 것이 대중에게 사랑받는 인기 방송인의 숙명이라고 해도 "그도 사람이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고 오승훈은 강조했다.
이는 최근 '나 혼자 산다' '구해줘 홈즈'를 통해 자유분방하고 친근한 이미지로 많은 사랑받는 동료 아나운서 김대호를 감싸기 위함이었다. 김대호가 오승훈과 함께한 한 유튜브 예능 촬영에 지각했는데, 당시 유쾌하게 풀어낸 상황을 두고 일각에서 부정적인 반응을 쏟아낸 것.
오승훈은 이를 의식한 듯 "몇 년을 생방송에 묶여 매일 성실하고 예의바르게 살아온 동료의 이미지가 왜곡되고 질책받기도 하는, 물론 아주 소수지만 부정적 반응들이 나오는 상황을 보며 생각을 늘어놓았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유머랍시고 던진 가벼운 한 마디가 왜곡을 부추긴 것 같아 속상하고 미안한 마음이 담기기도 했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대부분은 좋은 사람을 알아보는 좋은 분들의 반응이어서 참 다행"이라며 각별한 마음을 엿보였다.
김대호를 아끼는 오승훈의 마음이 담긴 글에 누리꾼들은 "둘 다 정말 멋진 사람들이다" "악플러들이 이상한 사람" "'신입사원'에서 이렇게 멋진 아나운서가 두 명이나 나오다니 대단해" "좋은 사람은 반드시 알아보는 법" "속상해하지 마세요" 등의 글로 응원을 보내고 있다.
한편 오승훈과 김대호는 지난 2011년 '신입사원'을 통해 최종 합격된 동기 아나운서다. 오승훈은 시사교양 프로그램에서 활약을 펼치며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고, 김대호는 '아나운서계의 기안84'라는 애칭까지 생길 정도로 독보적인 캐릭터로 많은 사랑받고 있다.
다음은 오승훈 글 전문.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망원경으로 달을 관찰하다 검게 보이는 무늬 부분에 물이 있을 것이라 여겼고, 그 부분을 '달의 바다'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후 '달의 바다'는 현무암질 암석으로 어두운 색을 띠며 주변보다 지대가 낮고 지형이 편평하기에 검게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러나 '바다'라는, 어쩌면 왜곡된 이미지는 남았습니다.
지구에서 검게 보이는 큰 무늬들, '달의 바다'들은 대부분 달의 앞면에 위치합니다. 반면에 달의 뒷면에는 상상을 자극하는 무늬가 거의 없이, 크레이터라 불리는 작은 점들이 박혀 있습니다. 달의 뒷면은 우리가 아는 달과 전혀 다른 이미지인 거죠.
한 선배는 방송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방송은 이미지다"
방송에서 보여지는 방송인의 이미지는 달의 앞면입니다. 그 앞면으로 누구든 자유롭게 달이 어떤 성질일 것이라 추측할 수 있고, 뒷면의 이미지를 상상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판타지이든 무엇이든지 간에, 마치 달처럼, 방송인이 그 이미지를 통해 대중에게 다가가 즐거움이나 힐링, 어떤 형태로든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다면 그 자체로 보람될 것입니다.
그러나 달의 경우처럼, 방송인의 이미지는 그 앞면조차 그릇되게 왜곡될 수도 있을 테고, 뒷면이 상상한 것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도, 누구라도, 뒷면이 앞면과 같아야 한다거나 왜 그런 이미지를 가졌느냐고 질책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자주 노출되는 방송인일수록, 이미지가 지속적으로 소비되고, 때론 진실과 다른 이미지가 덧씌워지기도 합니다. 사람들의 요구에 따라 때론 뒷면을 보일 수밖에 없으며, 보여서 좋을 것이 없는 부분이 원치 않게 드러나기도 합니다. 그렇게 원치 않게 사람들의 실망, 질책, 안타까움들을 마주해야 하기도 합니다.
유명해진 방송인의 뒷모습은 달의 뒷면처럼 영원히 감출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달조차 결국 지구인들이 뒷면까지 가서 사진을 찍어, 뒷면엔 '달의 바다'가 거의 없음을 밝혀냈으니 말입니다.
그렇게 뒷면마저 드러나는 것이 인기 방송인의 숙명일지라도,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도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달에게 쏟아낸 부정정 언어를 보아도 마음이 저릴 텐데, 사람을 향한 말들에는 어떨까요.
몇 년을 생방송에 묶여 매일 성실하고 예의바르게 살아온 동료의 이미지가 왜곡되고 질책받기도 하는, 물론 아주 소수이지만 부정적 반응들이 나오는 상황을 보며, 생각을 늘어놓았습니다. 제가 유머랍시고 던진, 가벼운 한 마디가 왜곡을 부추긴 것 같아 속상하고 미안한 마음이 담기기도 했고요.
하지만 대부분은 좋은 사람을 알아보는 좋은 분들의 반응이어서, 참 다행입니다.
#다누리가찍은달
#방송은이미지다
사진=MBC, 유튜브, 엑스포츠뉴스 DB, 개인 채널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