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나승우 기자) 광주FC가 FC서울과의 맞대결에서 허율의 결승골로 웃었다.
광주는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3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반 4분 터진 허율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했다. 승점 3점을 추가한 광주는 13승9무8패, 승점 48로 3위 자리를 유지했다. 반면, 서울은 11승10무9패, 승점 43으로 순위 뒤집기에 실패했다.
홈 팀 서울은 3-4-3으로 나섰다. 최철원이 골문을 지켰고 김주성, 기성용, 오스마르가 백3를 구성했다. 김진야, 고요한, 팔로세비치, 박수일이 중원에 포진했으며 임상협, 김신진, 나상호가 최전방 3톱으로 출전해 득점을 노렸다.
원정 팀 광주는 4-4-2로 맞섰다. 김경민이 골키퍼 장갑을 꼈고 두현석, 안영규, 아론, 이상기가 수비를 맡았다. 하승운, 이순민, 이희균, 아사니가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으며 토마스와 허율이 최전방 투톱으로 나섰다.
최근 흐름이 좋은 두 팀의 맞대결이었다. 서울은 김진규 감독대행 체제에서 1승1무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선두 울산과 2-2로 비겼고, 직전 라운드에서는 수원삼성과의 슈퍼매치에서 1-0으로 승리하며 기세를 탔다. 서울은 광주전에서 승점 3점을 획득해 상위 스플릿에 안착하겠다는 각오였다.
경기 전 인터뷰에 참석한 김진규 감독대행은 "이번 시즌 연승을 못한 게 아쉬웠다. 성적을 내려면 연승이 많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 같다"면서 "선수들이 부담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다행히 최근 훈련을 보면 선수들에게서 부담감은 보이지 않는다"고 이번 경기를 통해 2연승을 거두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광주를 상대로 2승을 거둔 것도 자신감이 될 거다.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줬고, 홈 경기 때도 좋았다"고 지난 맞대결 결곽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지금의 광주는 우리보다 위에 있는 팀이다. 모든 사람들이 광주 축구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사실 저런 공격 축구를 해야 관중들도 좋은 경기를 볼 수 있다. 정말 좋은 축구를 하고 있다"고 승격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광주를 칭찬했다.
이번 경기 포인트로는 강한 압박을 꼽았다. 김 대행은 "하이프레싱을 해서 조금 더 박진감 있는 축구를 해야할 것 같다. 광주가 좋은 축구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에 답할 수 있는 선수들이 있는 우리가 하이프레싱을 통해 공격을 계속 이어갈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광주 또한 7월 이후 9경기에서 무패(4승5무)를 기록하고 있다. 울산에게 0-1로 패한 후 수원FC, 대전하나시티즌, 수원삼성, 울산을 차례로 잡았다. 최근 2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둔 광주는 3연승에 도전했다.
경기 전 인터뷰에 응한 이정효 광주 감독은 "수비 연습을 많이 했다. 서울에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가 많아서 수비적인 부분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안익수 전 감독님의 서울이 틀 안에 갇혀 있었다면 김진규 감독대행 체제에서는 자유를 많이 부여한 것 같다. 여러자기 변수를 생각하다보니 잠을 잘 못 잤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에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가 많다. 기성용, 팔로세비치, 김신진, 나상호부터 윌리안, 일류첸코, 지동원까지 모두 들어왔다"고 경계하면서 "우리한테 골을 넣었던 박동진 선수가 없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서울이 박동진 선수를 좋은 곳으로 보내서 다행"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승점 6점짜리 경기에서 이른 시간 광주가 앞서갔다. 전반 4분 만에 허율의 선제골이 터졌다. 서울 왼쪽 측면을 허문 광주는 곧바로 중앙에 위치하던 허율에게 연결했고, 허율은 수비를 앞에 두고도 왼발로 정확하게 골문 구석을 찔렀다. 최철원 골키퍼가 반응할 수 없는 슛이었다.
서울이 반격에 나섰다. 오른쪽 측면을 빠르게 돌파하며 역습을 전개했다. 하지만 중앙으로 향한 패스가 부정확했다. 광주 토마스가 공을 끊어내면서 서울 공격은 무위에 그쳤다.
서울의 동점골이 터졌다. 전반 18분 박수일이 크게 찔러준 패스가 곧바로 김신진에게 연결됐다. 공을 잡은 김신진이 오른발로 강하게 슈팅을 때렸고, 골키퍼가 막아내자 흐른 공을 재차 골문 안으로 밀어넣었다. 하지만 부심의 기가 올라갔다.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면서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서울이 강한 전방압박으로 광주의 실수를 유도했다. 하지만 광주는 번번이 서울의 압박을 빠져나오면서 쉽게 기회를 내주지 않았다. 광주는 전반 22분 미드필더 이희균을 불러들이고 베카를 투입해 더욱 공격적으로 나섰다.
광주가 중원 싸움에서 서울을 압도했다. 서울보다 중원에 더 많은 선수를 배치하면서 서울이 쉽게 올라오지 못하게 막았다. 서울은 광주에게 중원을 내주자 후방에서부터 길게 때려넣는 패스로 기회를 만들어보고자 했으나 광주 수비를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서울이 절호의 기회를 허무하게 놓쳤다. 전반 31분 광주의 걷어내기 실수가 나왔다. 고요한이 공을 잡아 나상호에게 연결했고, 나상호는 곧바돌 크로스를 올렸다. 공을 받은 김신진이 수비를 등진 상황에서 터닝슛을 시도했으나 공은 골대 옆으로 벗어났다.
이어진 광주의 공격에서 프리킥이 선언됐다.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어낸 광주는 아사니가 왼발로 날카롭게 감아차 봤지만 골대 옆을 살짝 빗나갔다. 서울도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기성용이 박스 안으로 올려줬으나 광주 수비가 걷어내며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서울 김신진이 광주 아사니의 역습을 손으로 잡아채 막아 옐로 카드를 받았다. 서울이 광주의 흐름을 끊은 다시 역습에 나서봤지만 이번에도 패스 미스가 나오면서 결정적 장면까지 만드는 데 실패했다.
답답한 흐름이 이어지던 전반 43분 오른쪽 측면에서 나상호가 센스 있게 발바닥으로 밀어준 공을 고요한이 잡아 김신진에게 연결했다. 하지만 김신진 주위를 광주 수비가 둘러싸고 있었고, 김신진은 볼 경합을 이겨내지 못하고 공을 빼앗겼다.
전반 45분 서울이 파상공세에 나섰다. 나상호의 크로스를 광주 수비가 걷어냈고, 기성용이 문전으로 길게 올려줬다. 광주 수비를 모두 통과해 임상협에게 연결됐고, 임상협이 마음먹고 슈팅을 때렸다. 하지만 골키퍼 손에 맞은 공은 골대 상단을 때리고 나와 아쉬움을 삼켰다.
추가시간 2분이 주어졌다. 서울이 다시 한 번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박수일의 돌파를 이순민이 저지하는 과정에서 파울이 선언됐고, 이순민에게는 경고가 주어졌다. 팔로세베치가 왼발로 절묘하게 감아찼으나 김경민 골키퍼가 손으로 쳐냈고, 동시에 전반전이 종료됐다.
서울은 후반 시작과 함께 김신진, 임상협을 빼고 일류첸코, 이태석을 투입해 변화를 줬다. 광주도 하승운 대신 엄지성을 내보내 더욱 공격을 강화했다.
서울은 측면 돌파를 고집하며 광주를 흔들었다. 이태석과 박수일이 양 측면에서 광주 수비를 괴롭혔다. 후반 4분에는 기성용의 프리킥이 일류첸코 머리에 닿지 않았고, 1분 뒤 기성용의 코너킥이 날카롭게 올라갔으나 오스마르의 헤더는 골대 옆으로 살짝 벗어났다.
광주 토마스와 서울 기성용이 충돌했다. 토마스가 하프라인을 벗어나는 과정에서 기성용이 거친 태클로 막아세웠다. 벌떡 일어난 토마스가 기성용에게 달려들었고, 기성용도 토마스를 밀치며 일촉즉발의 상황이 나왔다. 주심은 기성용에게 옐로 카드를 꺼내 상황을 정리했다.
서울이 나상호를 통해 좋은 기회를 만들었다.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나상호가 중앙으로 파고들면서 오른발로 강하게 슛을 때렸다. 김경민 골키퍼가 손으로 쳐낸 공이 수비 팔에 맞은 것처럼 보였으나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다.
광주는 전방압박을 통해 서울 센터백 김주성의 공을 끊어내려고 했으나 김주성이 아슬아슬하게 공을 지켜내면서 실점 위기를 맞지 않았다. 주심의 안일한 판단이 경기장 분위기를 어수선하게 만들었다. 광주의 거친 태클에 고요한이 비명을 지르며 넘어졌으나 주심은 파울 선언 없이 경기를 계속 진행시켰다. 서울 선수들이 항의해봤지만 소용 없었다. 광주가 공격을 이어갔고, 서울이 재차 끊어내 박스 안까지 진입했다. 나상호가 수비 경합을 이겨내고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대 옆으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수비 팔에 공이 맞았지만 넘어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맞은 것으로 판단해 페널티킥이 주어지지 않았다.
서울은 팔로세비치, 김진야를 불러들이고 한승규, 윌리안을 투입해 공격에 고삐를 조였다. 기성용이 호쾌한 중거리 슛으로 광주의 골문을 노려봤다. 하지만 김경민 골키퍼가 손으로 쳐냈다. 광주는 직후 토마스, 허율 대신 이건희, 주영재를 투입했다. 서울의 코너킥을 잘 막아낸 광주가 역습에 나섰다. 엄지성이 빠른 드리블로 서울 선수 3명을 돌파하자 오스마르가 옐로 카드와 맞바꾼 파울로 막아세웠다.
이번엔 윌리안과 이건희가 충돌했다. 광주의 코너킥 상황에서 윌리안이 이건희와 몸싸움을 벌이다 신경전이 거세졌다. 양 팀 선수들이 모두 달려와 두 선수를 말렸다. 주심이 상황을 진정시킨 후 두 선수를 불러 구두경고를 줬다.
후반 27분 나상호가 중거리 슛을 시도했다. 김경민 골키퍼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일류첸코가 달려들어 흘러나온 공을 잡아보려 했으나 김경민이 집중력을 발휘해 잘 잡아냈다.
서울은 후반 29분 고요한 대신 지동원을 투입해 승부수를 던졌다. 지동우너은 기성용의 코너킥을 오른발 발리슛으로 연결하며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지만 골키퍼 품에 안기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 37분 기성용의 크로스에 이은 일류첸코의 헤더 또한 골문을 외면했다.
파상공세에 나섰던 서울이 오히려 일격을 맞았다. 후반 38분 오스마르가 걷어내려던 공이 엄지성에게 맞고 뒤로 흘렀고, 엄지성이 빠른 스피드로 공을 잡아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왼발로 가볍게 골망을 흔들었다. 서울은 전 상황에서 베카가 지동원을 넘어뜨렸다며 광주의 파울을 주장했다. 주심이 VAR을 확인한 후 광주의 반칙을 선언, 득점이 취소됐다.
서울의 공세가 계속된 가운데 추가시간 7분이 주어졌으나 소득이 없었다. 후반 추가시간 일류첸코가 머리로 떨어뜨려 준 공을 윌리안이 발리슛으로 연결했지만 골대 위를 크게 넘어갔다. 광주는 아사니 대신 이으뜸을 투입했다. 지동원이 기성용의 프리킥을 헤더로 연결했으나 골대 위를 넘어갔다.
서울의 공격을 잘 막아낸 광주가 적지에서 승리를 따내며 서울전 시즌 첫 승과 리그 3연승에 성공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