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안 그래도 짧은 유럽 축구 감독의 명줄이 더더욱 줄어들고 있다.
유럽축구연맹(이하 UEFA)이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내 1부리그 감독 임기는 이제 16개월도 안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UEFA가 직접 작성한 뒤 지난 14일 공개한 '유럽 클럽 경쟁력 공간 지표' 심층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2/23시즌 유럽 1부리그에서만 총 735명의 감독이 교체됐다. 이는 역대 2위라는 게 UEFA의 설명이다.
또한 1209명의 1부 리그 감독 중 5% 미만이 5년 이상 집권했다고 발표했다. UEFA 내 48개 회원국의 1부 리그 감독 지난 시즌 임기는 평균 1.31년이다. 2018년의 수치인 1.30년보다 불과 0.01년 길어 지난 5년 중 가장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웨일스와 북아일랜드, 아일랜드를 비롯한 6개 국가만 1부리그 감독 임기가 평균 2년으로 계산됐다. 유럽에서 2010년대 가장 짧았던 감독 평균 임기는 2016년의 1.29년으로, 해당 수치는 2013년의 1.44년보다 더 떨어진 수치다. 시간이 흐를 수록 감독에 대한 신뢰나 시간 보장이 점점 불안정해진다는 의미이다.
교체된 감독의 수가 가장 많았던 시기는 2020/21시즌으로, 763명의 감독이 경질됐다. UEFA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 때문에 미뤄진 감독 교체가 해당 시즌에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는 41명의 감독이 재임했고 20개 구단 중 6팀은 최소 한 경기 지휘봉을 잡은 감독이 세 명이었다. 첼시와 리즈 유나이티드는 4명의 감독이 최소 한 경기를 담당했다.
유럽 축구 5대리그 중 프리미어리그는 20개 구단 중 11개 구단인 55%가 감독 교체를 단행했고, 뒤를 이어 프랑스 리그1과 스페인의 라리가에서 전체 구단의 절반인 50%가 감독을 갈아치웠다. 독일 분데스리가와 이탈리아 세리에A에선 각각 44%, 35%의 감독 교체가 진행됐다.
초기인 2023/24 시즌에도 이미 감독을 바꾼 구단이 있다. 울버햄프턴이 시즌 시작하기도 전인 지난달 초 스페인 출신 감독 훌렌 로페테기 감독을 내보내고 개리 오닐 감독을 데려왔다.
맨유를 오늘날 세계적인 클럽으로 끌어올린 알렉스 퍼거슨 감독(26년), 아스널의 무패우승을 이끌었던 아르센 벵거(22년) 감독처럼 20년 이상 집권하고 각각 2013년과 2018년에 떠난 두 명장의 뒤를 밟아 장기간 한 팀을 지휘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란 뜻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선 2016년 부임한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이 가장 길게 재임 중인 현역 감독이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