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2014년 1군 데뷔 이후 주전 유격수로 발돋움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 이후에도 '반쪽짜리 유격수', 혹은 '수비형 유격수'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다녔지만, 이제는 부족한 부분도 채워졌다.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보이고 있는 KIA 타이거즈 박찬호가 그 주인공이다.
12일 현재 정규시즌 전 경기에 출전 중인 박찬호는 112경기 411타수 125안타 타율 0.304 3홈런 48타점 29도루 OPS 0.744를 기록 중이다. 커리어하이 시즌을 예약한 것은 물론이고 페이스만 유지하면 데뷔 첫 3할 시즌도 가능해 보인다.
여기에 자신의 장점인 수비는 더 탄탄해졌고, 상대를 지치게 만드는 주루 플레이도 위협적이다. 박찬호는 1루에 나갔다 하면 분주하게 움직이면서 투수들을 괴롭히고 있다. 덩달아 다른 선수들까지 적극적으로 뛰고 있고, 그렇게 KIA 타선은 장타력에 기동력까지 갖추면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박찬호가 상승세를 타지 못했다면 KIA도 이렇게까지 힘을 낼 수 없었다.
다만 박찬호는 그 과정에서 종종 실수를 범하기도 했다. 특히 누상에 나갔다가 주루사나 견제사로 아웃을 당한 적이 있었다. 그는 지난 9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과 2차전에서 각각 한 차례씩 투수의 견제에 걸렸고,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허무하게 아웃으로 물러났다. 두 경기 모두 결과적으로 팀이 승리하긴 했지만, 팀과 선수 모두에게 아찔한 순간이었다.
이튿날 김종국 KIA 감독은 "이기려는 마음은 다 알고 있다. 본인도 수비와 주루에서 잘하고 싶은 마음은 게 (선수) 본인의 생각이다"라며 "도루해서 한 베이스를 더 가면 훨씬 더 타자들에게 득점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나도 그걸 알고 있고, 급한 마음에 좀 더 그랬던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복기했다.
그러면서 "대신 본인도 아웃되면서 '다음에는 좀 더 자제를 하거나 신중해야겠다'고 느낀다. 그게 (박)찬호 스타일이다"라며 "나중에는 본인이 1차전에서 (결승타로) 좋은 결과를 내줬는데, 안 되더라도 좀 더 편안하게 또 신중하게 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미 지금도 잘하고 있는 박찬호이지만, 누구든 소위 말해 '최고'가 되려면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3할 유격수' 그 이상을 넘보는 박찬호가 사령탑의 주문대로 안정적인 플레이를 선보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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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