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유준상 기자) 클로저는 3점 차의 리드를 지키지 못했지만, 사령탑은 비판 대신 격려를 건넸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여전히 고우석을 믿고 있다.
LG는 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경기에서 3-4로 역전패를 당했다. 시즌 성적은 68승2무44패.
선발투수 케이시 켈리의 호투 속에서 3점 차로 앞선 LG는 9회말 마무리투수 고우석을 꺼내들었다. 그러나 고우석이 선두타자 문상철의 2루타에 이어 후속타자 장성우의 1타점 적시타로 흔들리기 시작했고, 무사 1루에서 안치영의 삼진 이후 박경수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득점권 위기를 자초했다.
이후 고우석은 배정대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두 팀의 간격이 1점 차까지 좁혀졌고, 1사 1·2루에서 김상수마저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모든 베이스가 꽉 들어찼다. 고우석은 김민혁의 1루수 땅볼 때 3루주자 박경수의 포스 아웃으로 한숨을 돌렸지만, 2사 만루에서 황재균에게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며 경기가 마무리됐다. 바운드가 크게 튄 땅볼 타구가 3루수 문보경의 글러브를 스치고 외야로 빠져나가면서 3루주자 배정대, 2루주자 김상수가 홈을 밟았다.
공을 잡지 못한 3루수 문보경도, 자신의 힘으로 경기를 끝내지 못한 고우석도 허탈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타구를 바라보다가 다리에 힘이 풀린 포수 박동원은 그 자리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염경엽 LG 감독은 7일 KT와의 시즌 13차전에 앞서 "야구가 그렇지 않나. 감독 입장에서는 엄청 아쉽고 속상하지만, 144경기를 하다 보면 야구가 인생이라고 얘기하는 게 결국 이런 부분이다"라며 "전날(6일) 경기가 고우석에게는 야구를 하는 데 있어서, 또 남은 경기를 하는 데 있어서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본인이 한 번 더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경기 후 김현수와 고우석 등 주축 선수들은 선수단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염 감독은 "다행히 김현수와 오지환이 고참 역할을 너무 잘해줬다. 감독으로서 선수단 전체적으로 보기 엄청 좋다"라며 "어려운 상황인데 서로 위로하고 챙겨주고 하는 게 문보경이나 고우석이 빨리 회복할 수 있는 힘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LG에게 가장 아쉬운 순간은 2점 차로 앞선 상황에서 박경수에게 볼넷을 내준 것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가장 결정적인 건 박경수의 볼넷이었다. 그런 부분에서 직구를 던져야 하는데, 볼카운트 3-2에서 왜 변화구를 던졌는지 본인도 느꼈을 것이다"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은 "오늘(7일) 나한테 찾아와서 엄청 미안해하더라. 그러니까 내가 더 안타까웠다. 우리 팀 큰아들이 아버지에게 와서 '저 때문에 우리 집안이 힘들게 된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라고 한 거 아닌가"라며 "나는 '우리 큰 아들 괜찮다, 네가 잘한 경기가 훨씬 많으니까 어제 경기를 갖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느끼고 생각하면 남은 30경기, 또 큰 경기에 가서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사령탑이 또 한 명의 선수는 바로 문보경이었다. 염 감독은 "'다 경험이고, 너 때문에 홈런 쳐서 이긴 경기도 몇 게임 있으니 감독은 괜찮다. 다만 실수는 반복하면 안 된다'고 했다. 앞 주자가 있었을 때는 뒤에 있는 주자가 빨리 온다는 걸 항상 생각해야 한다. 그걸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주자가 눈에 들어오니까 거기서 순간적으로 급해진 것이다"라며 "문보경은 이제 2년 차고, 이제 경험을 통해서 2~3년 가다 보면 최정(SSG 랜더스) 같은 선수로 발전할 수 있는 것이고 한 단계씩 발전하는 과정에 있는 선수니까 (실수에 대해) 신경을 쓰지 말라고 했다"고 얘기했다.
문보경은 7일 경기에서도 선발로 출전한다. 고영표를 상대하는 LG는 홍창기(우익수)-신민재(2루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 딘(1루수)-문보경(3루수)-오지환(유격수)-박동원(포수)-문성주(좌익수)-박해민(중견수) 순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투수는 이정용이다.
연투를 소화한 고우석, 백승현, 김진성은 이날 휴식을 취한다. 마무리 투수가 나올 상황이 되면 유영찬이 뒷문을 책임지고, 그렇지 않으면 유영찬도 경기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염경엽 감독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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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