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이강인이 파리 생제르맹 소속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명단에 등록된 가운데, 향후 조별리그 1, 2차전에는 결장할 전망이다.
PSG는 7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 뛸 선수들을 선택했다"면서 2023/24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 출전할 스쿼드 A를 발표했다.
이강인은 이번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2019/20 시즌 당시 발렌시아 소속으로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했던 것에 이어 4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무대로 돌아오게 됐다.
해당 명단에는 이번 여름 합류한 셰르 은두르와 이적을 앞둔 마르코 베라티, 위고 에키티케, 세르히오 리코, 레벵 퀴르자와 등은 포함되지 않았으며, 킬리안 음바페는 이름을 올렸다. 이강인은 조별리그 단계부터 음바페와 함께 PSG의 16강 진출을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PSG 입장에서는 이강인을 포함해 주요 선수들의 활약이 조별리그부터 중요해진 상황이다. 챔피언스리그 최근 역사를 돌아봐도 가장 치열하다고 꼽힐 수 있는 조 편성에 걸렸기 때문이다. PSG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 AC밀란(이탈리아), 뉴캐슬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 같은 조에 이름을 올리며, 조별리그 '죽음의 조'에 합류했다.
세 구단 모두 PSG보다 전력이 앞선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크게 떨어진다고 보기도 어렵다.
도르트문트는 지난 2022/23 시즌 바이에른 뮌헨과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이며, 강팀의 지위를 증명했고 챔피언스리그도 16강까지 올랐다. AC 밀란은 지난 시즌 세리에A 4위에 그쳤지만,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 등 뚜력한 성과를 거뒀으며, 하파엘 레앙과 테오 에르난데스 등 공격과 수비 모두 뛰어난 선수들이 적지 않다.
뉴캐슬의 경우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의 인수 이후 최근 2시즌 동안 전력이 급상승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리그 4위로 마감했으며, 알렉산더 이삭, 산드로 토날리 등 주요 포지션에서 뛰어난 선수들이 자리하며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 등 프리미어리그 강팀 등을 상대로 밀리지 않는 경기력도 선보였다.
이런 팀들과 한 조에 배정된 상황에서 PSG는 지난 두 시즌 동안 16강 탈락에 그쳤던 챔피언스리그 성적을 더 높은 단계까지 끌어 올리기 위해 조별리그 통과에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제는 이강인이 곧바로 챔피언스리그에서 활약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강인은 현재 지난 툴루즈전 이후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며 재활에 힘쓰고 있다. 당초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강인은 왼쪽 대퇴사두근 부상을 입었으며, A매치 휴식기까지 출전이 어려울 것이라고 PSG가 직접 발표했다.
PSG 입단 후 벌써 2번째 부상이다. PSG 팬들은 이강인이 부상 당하자 자칫 '유리몸'이 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하는 이강인 입장에서도 회복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강인은 르아브르와의 프리시즌 첫 경기에 선발 출전했으나 이 경기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쓰러졌고,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 투어 3경기에 모두 결장했다. 지난달 3일 전북전에서 후반 교체 출전해 20여분을 뛰었고, 로리앙과의 리그 개막전에 선발 출전하며 완벽히 회복된 것처럼 보였지만 2라운드 툴루즈전 이후 다시 허벅지 부상으로 쓰러졌다.
경기 중에는 문제가 없었다. 이강인은 후반 초반까지 경기를 소화하고 킬리안 음바페와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그러나 PSG는 경기 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강인이 왼쪽 대퇴사두근을 다쳤다. 다음 A매치 휴식기가 끝날 때까지 치료 받을 예정"이라고 이강인의 부상을 발표했다. 이로 인해 이강인은 이번 9월 A매치 기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에도 승선하지 못하고 재활에 힘쓰고 있다.
최근 이강인이 재활에 매진하며 복귀를 암시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강인은 3일 개인 SNS를 통해 훈련을 받고 있는 사진과 함께 시계와 화살표 이모티콘, 그리고 'SOON'을 적어 곧 복귀할 수 있을 거라고 팬들에게 알렸다. PSG도 구단 SNS 계정을 통해 실내에서 훈련 중인 이강인이 사진을 공개했다.
다만 부상 복귀 후에도 곧바로 PSG 소속으로 챔피언스리그에서 활약할 수는 없다. 9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것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이강인은 클린스만 인터뷰를 통해 아시안게임에 대해 PSG와 협의했다는 사실이 알려졌으며, 해당 소식이 사실이라면 부상 복귀 이후 곧바로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할 것이 유력하다.
결국 PSG는 이강인이 아시안게임에서 결승전까지 치르고 복귀한다면 오는 10월 5일 열리는 뉴캐슬과의 조별리그 2차전 원정 경기까지는 이강인을 기용할 수 없다. 이강인이 정상적으로 아시안게임 직전 복귀해 아시안게임을 부상 없이 잘 마치고 돌아온다면, 가장 먼저 출전하게 되는 챔피언스리그 맞대결은 AC밀란과의 3차전이 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이강인의 복귀는 PSG에 중요하다. 중원 보강에 힘쓰지 않은 PSG는 올 시즌 수비형 미드필더인 마누엘 우가르테가 웨렌 자이레-에메리, 비티냐와 함께 중원에 나서고 있는데, 최근 연승 행진에도 불구하고 비티냐의 자이레-에메리의 경기력이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당초 이강인이 중원 주전 가능성이 컸으므로 챔피언스리그 3차전을 앞두고 이강인이 중원에 힘을 더한다면 루이스 엔리케 감독에게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한 밀란은 뉴캐슬, 도르트문트와 전력 차가 크지 않지만, 최근 챔피언스리그에서 4강까지 오른 저력이 있는 만큼 이강인의 복귀를 통해 PSG가 전력을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부상과 아시안게임 차출로 당분간 챔피언스리그 무대 복귀를 미뤄둬야 하는 이강인이 오는 10월 밀란과의 경기에서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자신이 돌아왔음을 맹활약으로 화려하게 알릴 수 있을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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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