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영국 공영방송 BBC까지 위르겐 클린스만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의 첫 승을 걱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한국 대표팀의 9월 A매치에 더 큰 관심이 쏟아질 전망이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7일(한국시간) "클린스만, 승리가 없는 한국 감독에게 시간이 촉박할까"라며 클린스만 감독과 한국 대표팀에 대해 보도했다.
한국 대표팀은 오는 8일 오전 3시 45분 카디프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웨일스와의 경기로 9월 A매치 일정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미 대표팀에 승선한 선수들이 선수단에 합류했으며, 훈련을 진행 중이다.
이번 웨일스와의 경기에서 많은 관심을 받을 부분은 단연 클린스만호의 첫 승 여부다. 클린스만은 한국 대표팀 부임 후 2무 2패를 기록, 외국인 감독 데뷔 후 최다 경기 연속 무승 기록을 세우는 등 초반부터 결과가 좋지 않기에 이번 9월 A매치에서 반등이 필수적이다.
특히 4번의 경기 중 비교적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한국보다 높은 우루과이, 페루, 콜롬비아를 상대로 승리하지 못한 점은 이해할 수 있지만, 일본에 0-6 패배를 당하고, FIFA 랭킹 75위에 위치한 엘살바도르전에서까지 첫 승을 기록하지 못한 것은 충분히 비판받을 지점이다.
또한 이번 9월 A매치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면 10월에는 베트남을 상대로 A매치를 벌인다. 베트남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는 것도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강팀인 웨일스나 아시아 예선 경쟁 상대인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승리하지 못한다면 클린스만에 대한 평가가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기 결과보다 많은 비판을 받은 부분은 그의 대표팀 업무 태도였다. 클린스만은 한국 대표팀 부임 때 약속했던 '한국 상주' 대신 재택근무 및 해외 출장에 많은 비중을 두며 국내파 선수들 관리에 소홀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여기에 미국에서 근무하며 글로벌 스포츠매체 ESPN, 스페인 유력지 AS의 축구 프로그램 패널로 등장하면서 토트넘 홋스퍼를 비롯한 프리미어리그 팀들에 대한 분석과 평가를 하고 해리 케인과 리오넬 메시의 동향을 평가하며, 일부 경기 승무패까지 내다보는 등 월드컵 16강에 오른 한국 대표팀 감독이라고 보기 힘든 행보를 보여 빈축을 샀다.
클린스만은 해당 논란에 대해 "한국에 거주하지 않는다고 단정하기엔 과장된 점이 있다. 물리적으로 어디에 있는지를 떠나 이제는 선수들과 소통하고 관찰하는 방법이 예전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라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지만, 그의 태도에 대한 비판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가 9월 A매치와 오는 1월 열리는 아시안컵에서 제대로 성적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늘어갔다.
이런 가운데 한국 대표팀의 영국 원정 A매치를 앞두고 한국이 아닌 영국 공영방송에서도 클린스만과 한국 대표팀에 대한 걱정과 함께 현재 클린스만이 보여주고 있는 태도에 대해 분석했다.
BBC는 "롭 페이지 웨일스 감독이 유일하게 승리가 필요한 감독은 아닐 것이다. 클린스만도 부임 6개월 만에 부진한 성적뿐만 아니라 잘 풀리지 않는 운영 방식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 한국은 홈에서 열린 4경기에서 2무 2패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이 1960년에 마지막으로 우승했던 아시안컵을 위한 이상적인 준비 과정이 아니다"라며 한국 대표팀과 클린스만의 상황에 대해 전했다.
BBC는 클린스만과 한국 대표팀의 상황을 분석하는 단어로 '원격 조종', '한국의 일 문화', '앞으로의 경기' 등으로 꼽았다.
그중에서도 BBC는 최근 논란이 된 재택근무를 원격 조종(리모트 콘트롤)이라고 설명하며, 이에 대해 "경기 결과보다 더 큰 문제는 어떻게 공부 방법을 활용할 것인가이다. 그는 첫 기자회견에서 전임자들이 그랬듯이 자신도 한국에서 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부임 후 6개월 동안 한국에서 보낸 기간이 고작 67일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지난 8월에도 LA 자택에서 한국 기자들과 화상 기자회견을 열어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다르게 일하는 방식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방식일 수 있다'라며 자신의 방식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자신이 워커홀릭이라고 말했다"라며 한국 상주 약속을 지키지 않고도 자신의 업무 방식에 대해 당당하게 언급한 것을 설명했다.
이후 클린스만은 재택근무 논란에도 불구하고 9월 A매치 소집선수 명단 발표까지 기자회견이 아닌 보도자료로 진행하며 큰 비판을 받았다. 그간 코로나19 시기에도 파울루 벤투 감독은 유튜브를 통해 명단 선택에 대한 기자회견으로 자신의 생각을 밝혀왔던 것을 클린스만이 없애버린 셈이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BBC는 "한국의 업무 문화는 전통적으로 사무실에서 보내는 시간을 중시하는 문화다. 클린스만의 전임자들은 모두 한국에 거주했고, 현지 경기를 관전하는 모습도 흔하게 보였다. 특히 클린스만의 원격 스타일은 그가 2019/20 시즌 당시 10주간 헤르타 베를린을 맡은 것이 지난 2016년 미국 감독직을 떠난 이후 한국 대표팀을 맡기 전까지 유일한 감독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특이하게 남는다"라며 그가 왜 이런 방식을 고집하는 것이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재택근무 논란과 더불어 경기 결과까지 챙기지 못하고 있는 클린스만이 비판의 목소리를 낮추기 위해서는 이번 9월 A매치에서의 성과가 중요할 전망이다. BBC도 이점을 지적했다.
매체는 "웨일스와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결과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클린스만은 캘리포니아에서 원하는 만큼 시간을 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9월에 열리는 두 경기가 그에게 매우 중요한 경기다"라며 그가 이번 A매치 결과에 따라 영원히 LA에만 있게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9월 A매치를 앞두고 한국을 비롯해 영국에서까지 클린스만에 대한 우려가 등장한 가운데, 재택근무 논란을 이겨내고 한국 대표팀이 첫 승을 수확할 수 있을지에 한국 팬들의 큰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ESPN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