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네이마르가 파리 생제르맹(PSG) 시절 자신과 리오넬 메시가 겪었던 시간에 대해 '지옥'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브라질 매체 글로부는 4일(한국시간) 네이마르와 진행한 인터뷰 내용을 공개하며, 그가 언급한 PSG 시절 생활과 메시에 대한 이야기를 조명했다.
네이마르는 지난 2017년 당시 2억 2200만 유로(약 3195억원)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바르셀로나를 떠나 PSG로 이적했다. 이후 그는 PSG를 상징하는 스타로 성장하며 통산 173경기에 나와 118골 77도움을 기록하면서 팀 내 에이스로 활약했다.
2021/22 시즌을 앞두고 PSG는 네이마르, 킬리안 음바페와 함께 리오넬 메시까지 영입하며 엄청난 공격진을 구성했다. 세계 최고의 실력을 갖춘 세 선수가 한 팀에서 호흡을 맞추자 팬들은 엄청난 기대감을 보였고, 곧바로 PSG가 꿈꾸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세 선수의 호흡은 PSG의 기대와는 다르게 흘러갔다. 메시 영입 이후 PSG는 2021/22 시즌, 2022/23 시즌 모두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탈락하며 우승에 도전하기에는 부족한 경기력을 보여줬고, 이후 메시가 자유계약으로 이적하며 세 선수의 호흡은 마무리됐다.
메시의 이적 이후 PSG는 이강인, 마르코 아센시오, 우스만 뎀벨레 등 새로운 핵심들을 데려왔고, 네이마르가 팀에 남을지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PSG는 결국 네이마르까지 내보내며, 새로운 시작을 제대로 준비했다. 구단은 네이마르가 잦은 부상으로 결장하는 횟수가 늘어났고, 지난 시즌도 2월에 발목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며 팀 계획에 공백을 만들었다고 판단했다. PSG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네이마르에게 팀 계획에서 배제됐음을 직접 밝히며, 그가 팀을 떠날 것을 요구했다. 이후 네이마르는 사우디아라비아 알힐랄로 이적했다.
이런 가운데 네이마르가 PSG 시절 메시와 함께 보냈던 시간에 대해 언급하며, 해당 기간에 대한 강한 혹평을 쏟아내 화제를 모은 것이다. 글로부 보도에 따르면 네이마르는 메시의 월드컵 우승에 대한 질문에 답하며 PSG 시절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나는 메시와 보낸 한 해 동안 매우 행복했지만, 동시에 슬프기도 했다. 메시는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천국에 갔고, 파리에서는 나와 함께 지옥을 경험했기 때문에 매우 슬펐다. 우리는 최선을 다하고, 챔피언이 되어 역사를 만들기 위해 모였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우리는 성공하지 못했다"라며 PSG에서 메시와 함께 괴로운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메시는 축구적인 관점으로 볼 때 마땅치 않은 방식으로 PSG를 떠났다. 메시의 모든 것, 혹은 그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다. 그는 훈련하고, 싸우고, 지면 화를 내는 사람이며, 그는 내가 보이게 불공평하게 대우받았다"라며 메시가 PSG에서 많은 노력을 쏟았음에도 그에 대한 대우는 그렇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PSG 팬들은 메시 영입 이후 구단이 2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16강 탈락에 그치자 강한 반감과 함께 시위까지 벌이기도 했다. 그들은 고액 연봉을 받고 있음에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지 못한 네이마르와 메시에 큰 불만을 가져 자택까지 찾아가 시위를 벌이며 눈길을 끌었다.
네이마르는 당시에도 일부 팬이 SNS에 "이게 위대함을 갖고 있는 것과 위대해지고 있는 것의 차이"라며 "PSG와 팬들은 너무너무 부족하다. 역사를 갖는 건 선택 사항이 아니다. 역사는 자신을 위대하다고 생각하고 위대한 태도를 가져야만 닿을 수 있는 곳에 있다. 그들은 작다"라고 지적하는 글을 올리자, 네이마르는 '좋아요'를 누르며 공감을 표했었다.
다만 두 선수가 팀을 떠난 후에도 네이마르와 메시에 대한 PSG 팬들의 반감은 계속됐다. PSG 울트라스들은 네이마르의 이적에 대해 "네이마르, 마침내 무례함 놈을 제거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지난 27일 열린 랑스와의 경기에서 홈구장인 파르크 데 프랭스에 걸었다.
일부 PSG 팬들은 "메시, 마침내 무례함을 제거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본인들의 홈구장도 아닌 인터 마이애미 홈구장까지 방문해 내걸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반면 PSG의 또 다른 별인 프랑스 국가대표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는 비교적 구단과 팬들에 환영받으며 부진해도 큰 비난 없이 경기에 나섰다는 의견이 많다.
네이마르는 PSG에서 함께 겪었던 생활이 괴로웠음에도 불구하고, 메시가 월드컵을 우승해서 기뻤다고 밝혔다. 그는 "메시가 월드컵에서 우승해 매우 기뻤다. 그에게 축구는 매우 공정했고, 브라질이 탈락했기 때문에 메시는 그렇게 대회를 마무리할 자격이 있었다"라며 옛 동료 메시의 월드컵 우승을 다시 한번 축하했다.
한편 이번 네이마르의 인터뷰에 대해 프랑스 매체들은 PSG의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PSG는 "메시와 네이마르는 PSG 잔류를 원했었다"라며 네이마르의 언급과 달리 두 선수가 PSG에 머무는 것을 원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PSG와 네이마르의 입장이 상반되기에 어느 쪽의 주장이 맞을지는 구단과 선수만이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AP, AFP, EPA, 로이터/연합뉴스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