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 주장 손흥민이 해트트릭을 달성한 기념비적인 날에 2명의 선수가 손흥민과 함께 한 경기 3골을 터트리면서 프리미어리그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축구통계매체 '옵타(Opta)'는 3일(한국시간) SNS을 통해 "프리미어리그에서 3명의 선수가 같은 날에 해트트릭을 기록한 건 1995년 9월 23일 이후로 두 번째이다"라고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해트트릭(Hat-trick)'은 본래 운동 경기에서 선수 한 명 또는 한 팀이 세 번의 뛰어난 플레이를 한 것을 의미한다. 크리켓에서 유래한 이 단어는 다양한 종목에서 활용됐다. 축구에선 한 명의 선수가 한 경기에서 3골을 터트렸을 경우, 이를 '해트트릭'이라고 부른다.
달성하기 힘든 기록이기에 세계 최고의 골잡이들만 달성할 수 있는 해트트릭을 프리미어리그에서 같은 날에 무려 3명이나 달성하는 진귀한 광경이 연출됐다.
가장 먼저 해트트릭을 신고한 건 다름 아닌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 토트넘 홋스퍼 주장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2일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 번리 원정 경기에서 팀이 선제골을 허용했음에도 이후 3골을 터트리면서 5-2 역전승을 일궈냈다.
이날 4-2-3-1 전형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팀이 0-1로 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전반 16분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에서 살짝 툭 찍어 차는 오른발 로빙 슈팅으로 번리 골망을 흔들면서 해트트릭의 시작을 알렸다.
이후 토트넘이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역전골과 제임스 매디슨의 쐐기골로 경기를 3-1로 뒤집은 가운데 손흥민은 후반 18분 골문 앞에서 이스라엘 윙어 마노르 솔로몬의 패스를 오른발로 가볍게 밀어 넣으면서 멀티골을 달성했다. 멀티골을 기록한지 불과 3분 만에, 손흥민은 페드로 포로의 침투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가르면서 기어코 해트트릭을 완성시켰다.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건 지난해 9월 17일 레스터 시티전 이후로 약 1년여만이다. 손흥민은 2015년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한 후 번리전을 포함해 해트트릭을 총 4차례 기록했다. 또 번리전에서 3골을 폭발시키면서 프리미어리그 통산 106득점을 기록한 손흥민은 첼시 레전드 디디에 드로그바(104골)를 제치고 대런 벤트와 공동 30위가 됐다.
손흥민의 해트트릭에 힙입어 토트넘은 후반 추가시간에 만회골을 허용하긴 했지만 번리를 5-2로 완파하면서 3승 1무(승점 10)을 기록, 선두 맨체스터 시티(승점 12)에 2점 뒤진 리그 2위로 올라섰다.
한편, 손흥민의 뒤를 이어 해트트릭을 달성하면서 최고의 하루를 보낸 선수가 한 명 더 추가됐다. 토트넘과 같은 시간에 경기를 시작한 맨체스터 시티도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이 3골을 터트리면서 리그 4라운드 풀럼전을 5-1 압승으로 끝냈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만 36골을 터트리며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올랐던 홀란은 풀럼전에서 후반전에만 3골을 넣었다. 후반 12분 침투 패스를 받아 왼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한 홀란은 후반 24분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면서 멀티골을 달성해 스코어 4-1을 만들었다. 이후 후반 추가시간 세르히오 고메스의 낮은 크로스를 다이렉트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면서 시즌 첫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이로써 홀란은 리그 6호골을 신고해 프리미어리그 득점 선두로 등극하면서 다시 한번 득점왕에게만 주어지는 '골든 부츠'를 정조준했다.
손흥민과 홀란이 나란히 해트트릭을 달성한데 이어 토트넘, 맨시티 경기보다 2시간 30분 뒤에 시작한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 브라이턴과 뉴캐슬 유나이티드 간의 맞대결에서 해트트릭이 나왔다. 리그 4라운드 3번째 해트트릭을 기록한 선수는 브라이턴과 아일랜드의 19세 어린 공격수 에반 퍼거슨이었다.
브라이턴 유스 출신이자 지난 시즌 리그 6골 2도움을 기록하면서 잠재력을 인정받은 퍼거슨은 지난 시즌 리그 4위를 차지한 뉴캐슬 상대로 무려 3골을 터트리면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뉴캐슬은 후반 추가시간 칼럼 윌슨의 만회골이 나오면서 무득점 패배를 면한 데 그쳤다.
현지시간으로 9월 2일 같은 날에 손흥민과 홀란에 이어 아일랜드 신성 퍼거슨도 해트트릭을 기록하자 '옵타'는 무려 28년 만에 일어난 대기록이라고 설명했다. 이전까지 프리미어리그 31년 역사 속에서 3명의 선수가 같은 날에 해트트릭을 달성한 건 1995년 9월 23일(로비 파울러, 앨런 시어러, 토니 예보아) 이후로 없었다.
3명의 선수가 리그 4라운드에서 3골을 터트리면서 득점왕 경쟁도 한층 더 치열해졌다. 현재 홀란이 6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퍼거슨이 뉴캐슬전 해트트릭으로 리그 4호골을 달성해 득점 공동 2위에 올랐다. 손흥민도 4경기 만에 골맛을 봤을 뿐만 아니라 무려 3골을 넣으면서 득점 공동 4위에 올라 득점왕 레이스에 참가했다.
사진=옵타 SNS, AP, PA Wire/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